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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편
1950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57개의 전투
2027년, AI 지배의 시작
AI가 사람보다 똑똑해진 뒤에도, 사람은 문명의 주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
강을 건네주는 값은 목숨 하나
재는 무엇을 옮기는지 본다. 옆에 서면 다 더 간다.
같은 날을 두 번 산다, 대가는 몸이
같은 날을 한 번 더 산다. 첫 번째 날은 빌린 사람만 안다.
고별운행
29년을 달린 트럭에게 남긴 편지
고시촌 무인 빨래방
조용한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3번 앞에 의자가 하나씩 늘어난다.
고철 구축함 함장으로 발령 났습니다
쉰두 살 고철 배와 징계자 마흔이 함대 맨 뒤에 남았다
공대생, 세종 밑에서 증기기관 만들다
졸업 작품 발표장에서 쓰러진 공대생, 깨어 보니 장영실 옆자리
군견이 나보다 계급이 높다
상관은 열 살 말리노이즈, 나는 사료 당번 이병
그 골짜기에 불을 낸 사람
골 안은 초소에서 안 보인다. 밭에서 고추 따는 할머니만 본다.
꼴찌 소환사가 부른 건 용이 아니라 닭이었다
새벽 다섯 시, 내 닭이 울면 잠든 것들이 깬다
나만 들리는 사망자 방송
매주 토요일 정오, 이 도시에 삼 년 넘게 산 사람은 아무도 그 방송을 듣지 못한다
남들이 당신을 뭐라 부를지, 돈으로 삽니다
이름은 안 팝니다. 남들이 당신을 뭐라고 부르는지를 팝니다.
내 세포로 만든 심장이 남의 가슴에서 뛴다
내 피로 만든 심장이, 내가 모르는 사람 가슴에서 뛰고 있었다
내 이름을 쓰지 말아 주십시오
이름을 쓰지 말아 주십시오. 다른 이름으로 불러 주십시오.
내가 벤 놈의 고통이 전부 나한테 온다
베면 아픔이 내게 온다. 그래서 칼을 뽑지 않는 수를 하나씩 세운다.
내가 일등을 하자 짝꿍이 망가졌다
이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는다. 팔꿈치 한 뼘.
누가 삼십 년 동안 내 물건을 주워 갔다
삼십 년 동안 내가 떨어뜨린 것을, 누가 주워 갔다.
눈 오는 날만 미래에서 편지가 온다
그 정거장에서는 아직 오지 않은 편지를 받을 수 있다
니체의 삶
이 사람을 보라
던전 철거 전문, 견적은 무료입니다
털고 버린 던전, 다시는 안 열리게 닫아 드립니다
도서관 창고에서 엄마의 연애편지가 나왔다
첫인상은 틀렸고, 두 번째 인상은 더 틀렸다. 세 번째는 묻기로 했다
독침 (3차대전 3부작 제3부)
3차대전 3부작 · 3부 한반도 — 맞는 사람과 무는 사람.
동생이 정신병원에 가뒀다
십오 년 동안 문 열다섯을 소리로 셌다
드래곤이 처음으로 먹지 않은 아이
먹힌 이름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배 속에 있다. 부르면 나온다.
드론 부대 막내가 전쟁을 하루 만에 멈췄다
적의 드론이 내 드론에게 인사를 했다, 게임에서 쓰던 그 인사를
마법을 다 빼앗겨야 졸업하는 학교
지하에 등이 사백열둘 걸려 있고, 하나가 한 아이다.
마을로 들어오려면 나와 혼인해야 한다
부른 자만 넘는다. 받은 자는 스물을 부른다.
마흔에 다시 입대했다, 분대장은 스무 살
마흔 살 이병의 허리는 훈련소 첫날 먼저 항복했다
망한 기획사 연습생 넷으로 데뷔시키기
음치 매니저와 늦깎이 넷, 관객 일곱에서 방송 무대까지
무공은 사람이 아니라 땅에 있다
무공은 사람에게 안 붙는다. 땅에 서려 있다. 그리고 터는 밟아서 생긴다.
무기수가 교도소에 도서관을 세우기까지 십일 년
교도소 안에서 11년이 걸렸습니다
무림 고수들이 내 의원에 외상을 달았다
침 세 대에 살아난 천하 고수들, 값은 장작으로 치른다
문세를 못 내면 내 집 문이 벽이 된다
갇힌 사람이 있으면 벽이 문을 낸다. 값은 아홉 냥이다.
문신을 지워 주는 여자
셋은 어디서 구하느냐. 하나는 댁, 둘은 댁을 모르던 사람.
바닷가 게스트하우스의 마지막 손님
이름 없는 숨은 아무나 가져간다. 그래서 이름부터 받는다.
밤 열 시, 복도가 스물두 걸음 길어진다
문 앞에서 한 말은 복도 밖에서도 참이 된다.
밤의 해안선에서 다시 만나요
동생이 탄 배에 내 이름이 붙어 있었다
방출 통보 받은 날, 스무 살 신인으로 돌아갔다
서른다섯 기억으로 스무 살 팔을 쥔 투수, 이번엔 마흔 개에서 멈춘다
배신자의 칼을 마을이 십 년 동안 지켰다
녹슬면 주인이 죽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마을은 십 년 동안 갈았다.
불타는 지하철에 예순둘이 갇혔다
불은 한 정거장에 한 칸씩 앞으로 온다
사람들은 고양이 앞에서만 운다
오십 분에 스무 마디. 나머지는 고양이가 한다.
사람이 떨어진 옥상에 매일 밤 앉는 세 사람
여덟 시에 옥상에 앉는 사람이 셋에서 마흔여덟이 될 때까지
살인자 아버지가 우리 아파트로 이사 왔다
벽에 그은 금 한 줄에 두 사람이 있다.
삼백열두 번 반려당한 사람들
어제 통과된 서류가 오늘은 반려된다
상단 막내가 무림맹을 샀습니다
칼은 못 쓰지만 값은 깎는다, 녹림 관문 앞의 흥정꾼
새 초식을 익히면 옛 기억이 지워진다
버린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 골짜기는 소리를 가둬서, 백십 해 치가 아직 떠 있다.
서울 지하 오십 미터에 바다가 있다
지하 맨 아래층에서 발견되는 사람은 전부 젖어 있다
석 달째 이름을 못 물은 단골
아홉 시에 가로등이 꺼져도 이 골목은 늦어도 받아 준다
선발전 라이벌과 룸메이트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1점 차로 진 그 애가, 오늘부터 아래 칸에서 잔다
소설로 배우는 사주팔자
같은 날 태어나도, 같은 삶은 아니다
솥을 뒤집을 때마다 사람이 늘어나는 섬
솥이 늘면 배가 온다. 그 섬에서 아무도 떠나겠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
쇼펜하우어의 삶
원하는 마음, 살아가는 지혜
스물두 명이 입을 맞춘 섬
이 마을 사람들은 전부 같은 목요일을 기억한다
신들이 내 방송에 후원을 끊었다
신은 떠났고, 채팅창의 312명이 길을 알려 준다
실록에 남은 조선의 불륜 재판
같은 간통인데 누구는 교형, 누구는 곤장이었다
심도 (3차대전 3부작 제2부)
3차대전 3부작 · 2부 대만 해협 — 바다 밑에서는 아무도 우리를 못 본다. 우리도 아무도 못 본다.
심해 병원의 하루는 지상의 팔십 일
여기서 하루면 저 위에서는 팔십 일이다. 치료제는 구 년 전에 나왔다
십 년 전 시체를 메고 나간 남자
십 년 동안 창 셋을 봤다. 이제 창이 나를 본다
십이 년 전 내가 보낸 고백이 반송돼 돌아왔다
십이 년 전 답장이 오늘 밤 반송함에 있었다.
아홉 대를 맞으면 천하제일 표사가 된다
맞으면 오릅니다. 오를 때마다 하나씩 잃습니다.
악녀는 결혼 첫날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처형 결말을 아는 악녀가 위자료로 드레스 서른 벌을 챙겼다
악녀와 성녀가 손을 잡았다
뺨을 때려야 할 자리에서 둘 다 한국말이 튀어나왔다
옆집 남자가 연쇄살인범이라는 걸 나만 안다
새벽 두 시에 봤다. 그리고 그도 내가 본 걸 봤다
용병 회사가 우리 사단을 샀다
회사의 손실률 셈에 국군 병사 서른은 들어가지 않는다
을지로 지하, 열리지 않는 붉은 방
초대장은 한 번 거절할 수 있다. 다른 사람 이름을 적으면
이 년째 서로를 몰래 기록한 두 사람
이 년 동안 말 한 번 안 한 사람이, 나를 칠백열두 번 적었다
이 집의 규칙: 22층은 열지 말 것
12층에서 내려다보면 사람은 점이다. 이름을 알기 전까지는.
이름을 맡기면 일자리를 주는 목욕탕
안에서 부르면 안에 묶이고, 밖에서 부르면 밖으로 기운다.
이순신의 삶
부산이 떨어진 날, 여수의 배는 스물네 척이었다
이십이 년 같은 첫차를 탄 남자
같은 열차를 타는데 우리는 매일 세 정거장을 다르게 산다
이재명의 삶
억강부약 대동세상
재벌 3세의 경호원은 연애 금지 조항을 어겼다
연애 금지를 계약서에 넣은 사람이, 그 계약의 피경호인이다
적국 황태자를 인질로 데려왔더니 내 책사가 되었다
쇠사슬 찬 인질이 첫날 밤 장군의 행군도에 붉은 붓을 댔다
전역하고 취직한 곳이 해적 잡는 회사였다
첫 출근 날 배에 태워졌다. 행선지는 해적 바다였다
제자 셋 남은 문파의 장문인이 되었다
장례 치른 다음 날, 쌀 반 가마로 무림 대회에 나간다
조선 검시관, 한성부 연쇄 살인을 맡다
열사흘마다 칠패에 여자가 죽는다. 시신에 손을 대는 서리는 하나뿐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파는 회사
계산에 없는 목소리가 손바닥을 두 번 쳤다.
지도에서 지워진 동네
이 도시의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블록이 하나 있다. 거기 백열두 명이 산다
지워진 남자와 돌아온 남자
새벽 두 시에 공조기가 꺼지면, 그때부터는 둘뿐이다.
천하제일 군사, 회귀해서 판을 다시 짠다
맹을 잃은 마흔다섯 군사가 스물다섯 몸으로 첫 수를 다시 둔다
첫사랑의 서점
구월 삼십일 저녁 여덟 시, 불 꺼진 칸은 빈 점포가 된다.
초식을 쓸 때마다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
쓰면 사라진다. 사라진 것은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간다.
친구를 죽게 둔 우리 셋
택배는 매달 왔고, 발신인 칸은 십이 년째 비어 있었다
칠 년 동안 밤에만 일한 관제사
07을 누르면 아무도 묻지 않는다. 한 사람이 물었다.
퇴사하고 걸었더니 내가 없앤 동네였다
회사를 그만둔 첫 주, 나는 매일 도시를 가로질러 걸었다. 내가 없앤 길이었다
판사 집 입주 도우미
이 집에서 본 것은 이 집에 두고 가십시오. 나는 적었다.
폐쇄 직전 우주정거장, 마지막 연락 상대가 그녀였다
편지가 닿는 데 십사 분. 그 십사 분이 두 사람 사이의 전부였다
폐위된 황후의 두 번째 간택
사약을 마신 황후가 스무 살 봄으로 돌아와 간택 단자를 찢었다
폭군의 호위무사로 빙의했는데 폭군이 나만 본다
원작에서 한 줄로 죽는 호위무사, 폭군을 살리기로 했다
하늘에 「박수」가 뜨면 온 동네가 손뼉을 친다
우리 동네 하늘에는 가끔 박수 사인이 켜진다. 박자가 너무 잘 맞는다
형사는 영사기사를 사랑했다
그 극장에서는 어느 영화든 한 번씩 화면이 까매졌다. 오늘은 안 까매진다.
화성 이주 추첨에 우리 할머니가 뽑혔다
여든둘 할머니가 화성에 간다. 따라갈 사람은 딱 하나
ASI 인드라
나는 인간 기록의 총합이다
GOP 이등병은 오늘도 고라니와 싸운다
감지기가 울리면 고라니였다. 그 밤 철책 밑엔 사람이 있었다
K2 (3차대전 3부작 제1부)
3차대전 3부작 · 1부 유럽 — 폴란드가 산 전차에, 한국인 정비관이 남아 있었다.
S급 헌터들의 짐꾼입니다만
헌터 넷이 쓰러진 44층, 짐을 진 짐꾼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