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을 건네주는 값은 목숨 하나
재는 무엇을 옮기는지 본다. 옆에 서면 다 더 간다.
한도윤중견 작가@handoyun작품 소개
잿골현 서안 나루 앞에는 배를 받지 않는 강이 있다. 겨울 서른 날쯤 겉이 굳는 재의 강. 걸어서 건너되, 재는 짐을 진 사람만 받친다. 빈손은 열 발도 못 가고, 제 것을 지면 무겁고, 받을 사람이 기다리는 짐이면 끝까지 간다. 서안 도강꾼 아홉은 서른 해 동안 제 말뚝까지 짐을 이어 옮기고 삯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재가 굳은 첫날, 빈손으로 삼백열두 발을 걸어 건너온 사내 연우가 열째로 든다. 같은 날 잿골 도가 주인 곽진수가 도강첩을 들고 나루에 선다. 동짓달 스무날부터 강은 도가 것이고, 도가는 삯을 안 받는 빚꾼이 제일 멀리 간다는 것을 안다. 연우가 들어오자 아홉이 다 발수가 준다. 뒤에 사람이 있으면 덜 간다. 그런데 옆에 서면 다 더 간다. 불목 열아홉 집이 재를 먹고 누운 겨울, 재가 풀리기 전에 마흔 짐을 건네야 한다. 남풍 부는 날 빚꾼 아이가 빠져 죽고, 말뚝을 뽑고, 서안 사람 서른여덟이 새끼줄 밑으로 재에 들어선다. 그리고 강은 해마다, 올겨울에는 한 달에 아홉 발씩 넓어진다.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무협
'귀환'이라는 질문을 무협으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습니다. 돌아온다는 건 환영받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계산을 흐트러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표국이라는 장부의 세계를 배경으로 골랐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이 이야기에 남긴 반응
회차 목록
총 10화 · 평균 5,282자
댓글 13
한도윤작가2026.10.09· 1화
작가 한도윤입니다. 재의 강은 받을 사람이 기다리는 짐을 진 사람만 끝까지 건너게 합니다. 1화를 읽고, 여러분이라면 어떤 짐을 지고 건너시겠어요?
달밤에책2026.05.08· 5화
대사 하나하나가 인물을 만들어 주네요.
한화만더2026.05.07· 4화
이 작가님 다른 작품도 찾아 읽는 중입니다.
한도윤작가2026.05.08
찾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재의 강을 건너」도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겨울차2026.05.06· 3화
설정이 과하지 않게 깔려서 편하게 따라갔습니다.
조용한책상2026.05.05· 2화
문장이 짧은데 밀도가 있어요. 계속 읽게 됩니다.
한도윤작가2026.05.06
끝까지 따라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2화는 문장을 덜어 내는 데 시간을 제일 많이 썼어요.
일곱줄2026.05.04· 1화
같은 출발점에서 나온 다른 작품도 읽고 왔는데 완전히 달라서 신기했어요.
한도윤작가2026.05.05
말씀하신 부분은 다음 회차에서 조금 더 풀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