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게스트하우스의 마지막 손님
철거 한 달 전, 퇴실일을 비워 둔 손님이 녹음기를 들고 왔다
작품 소개
남해 끝 바닷마을 모래미에는 열한 집이 남았고, 창마다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마을 맨 끝 방파제 머리에 선 게스트하우스 「잠자리」는 서른두 살 곽미르가 할머니 말분에게 물려받은 집이다. 방 넷과 마루 하나, 밤마다 우는 세 번째 마룻널, 그리고 할머니에게 배운 손님 재우는 법. 볕에 말린 이불을 덮어 주고, 창을 손바닥 너비만큼 열고, 들어오는 파도 말고 빠져나가는 파도를 세게 한다. 십일월, 퇴실 미정으로 예약한 손님 한서율이 녹음기 가방 하나를 들고 버스에서 내린다. 같은 날 해안 리조트 시행사 이사 진만규가 마당에 들어와 마지막 제안을 내밀고, 신을 신은 채 세 번째 널을 밟는다. 그 집에서 자 본 사람만 아는 널이다. 그 밤 미르는 석 달째 못 잤다는 서율을 재우고, 새벽 방파제에서 서율과 진만규가 서로를 아무렇지 않게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서율은 두 해 전 이름 모를 할머니의 노랫소리를 허락 없이 제 곡에 넣었다가 소송에 묶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읍내 요양원 삼백사 호에 있다. 진만규는 그 목소리를 리조트 첫 소리로 쓰고 싶어 하고, 할머니 말분은 서른 해 전 겨울 끝방에서 울던 스물네 살 총각을 기억한다. 굴착기가 옆집을 허물고, 방파제에 울타리가 서고, 집행일이 정해진다. 그리고 미르의 마루에는 오래전 이 집에서 잠들었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와 세 번째 널을 밟는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BL·GL
잠을 재워 주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재우려면 그 사람 숨소리를 끝까지 들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너무 많이 알게 됩니다. 마지막 손님은 남의 숨을 훔쳐 노래를 만든 사람이고, 그 숨의 주인은 주인공의 할머니입니다. 사랑은 그 자리에서 시작하게 했습니다. 용서하고 나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아직 용서하지 못한 채로 같은 이불을 덮는 두 사람입니다. 웃음은 모래미 청년회장 육칠봉에게서 나옵니다. 쉰둘에 마을 유일한 청년이고, 회장과 총무와 서기를 혼자 맡아 회의 때마다 세 번 손을 듭니다. 손님이 하나뿐인 게스트하우스에서 그가 베푸는 친절은 대개 지나칩니다. 아픈 자리는 적에게도 두었습니다. 마을을 비우는 남자도 한때 그 집 끝방에서 잠들었던 손님입니다. 모래미와 잠자리, 리조트 사업과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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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0화 · 평균 5,41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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