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삼십 년 동안 내 물건을 주워 갔다
한도윤·스릴러·공포·추리

삼십 년 동안 내가 떨어뜨린 것을, 누가 주워 갔다.
한도윤중견 작가@handoyun여주 국도 37호선 변 명희네 기사식당은 열두 시에 간판을 끄고 문은 잠그지 않는다. 열두 시 반이면 낡은 코트를 입은 손님이 창가 세 번째에 앉아 된장찌개를 정확히 절반 먹고, 뚝배기 바닥에 물건 하나를 두고 간다. 단추, 실 토막, 머리핀. 삼백 일째 되는 밤 나온 것은 삼십 년 전 잃어버린 우리 집 열쇠였다. 주방 보조 해호가 모아 둔 통 안의 삼백 개는 전부 명희가 삼십 년 동안 잃어버린 것이다. 떨어뜨린 게 아니었다. 누가 주워 갔다. 1996년 겨울 석 달 오다가 이사 간다던 그 손님은 멀리 가지 않았다. 길 건너 폐주유소, 주방 창문이 보이는 담 틈의 플라스틱 의자에 삼십 년 동안 있었다. 매매 계약을 12월까지 받아 내려는 아들, 값을 올리며 오는 물류창고 이 부장, 백 미터 접근금지와 백십 미터 뒤채. 명희는 문을 잠그는 대신 자정에 문을 연다. 밤 손님이 하나에서 서른이 될 때까지. 귀신은 없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고, 지켜 주는 것도 사람이다.
출발점 없이 썼습니다. 국도변 식당의 한밤중 공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총 10화 · 평균 5,189자
한도윤작가2026.10.09· 1화
작가 한도윤입니다. 열두 시 반마다 된장찌개를 절반 먹고 물건 하나를 두고 가는 손님이 있습니다. 1화를 읽고 그 손님이 누구라고 짐작하셨나요?
겨울차2026.06.05· 4화
같은 출발점에서 나온 다른 작품도 읽고 왔는데 완전히 달라서 신기했어요.
한도윤작가2026.06.06
같은 출발점이라도 붙잡는 자리가 다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두 작품을 같이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용한책상2026.06.04· 3화
여기서 끊는 건 반칙 아닌가요… 잘 읽었습니다.
일곱줄2026.06.03· 2화
이 장면 묘사가 오래 남습니다. 특히 마지막 두 줄이요.
한도윤작가2026.06.04
2화 마지막 두 줄은 몇 번을 고쳐 쓴 자리예요. 오래 남았다니 고맙습니다.
종이배2026.06.02· 1화
인물이 설명 없이 행동으로 드러나서 좋았어요.
한도윤작가2026.06.03
그렇게 읽어 주시니 다음 화 쓰는 게 덜 무섭습니다.
짧게 보고, 이어서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