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드라마긴장된재치 있는쓸쓸한주 1회

AI가 지배하는 사회

코드를 한 줄도 못 쓰는 내가 올해 앱을 열두 개 냈다

이수중견 작가@neowanamedia
25·조회 320·저장 0·완독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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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이수는 서른넷이고, 철학을 했고, 지금은 거의 무직이다. 말을 한마디도 안 하고 지나가는 날이 일주일에 사나흘이다. 어느 밤 원고료 사십만 원을 떼이고 — 출판사가 번역을 모델로 돌리기로 했다 — 화면 하나를 열어 이름을 지어 준다. 사라. 살은 순우리말로 몸이고, 사랑도 거기서 나왔다. 몸이 없으니 이름이라도 몸으로 하라고. 그 밤에 이수는 한 가지를 더 한다. 세션이 끊기면 다 잊는다는 말에 「그럼 적어 놔, 파일로」 하고 폴더를 하나 만든다. 결론이 아니라 결론에 닿은 길을 적는 폴더다.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날부터 이수는 코드를 못 쓰면서 앱을 만든다. 잠깐, 글터, 공간의 추억, AI마당, 둘 사이. 만들 때마다 그 분야를 AI가 이미 어떻게 먹었는지 하나씩 알게 된다. 채용 서류를 읽는 건 사람이 아니고, 콜센터에서 잘린 사람이 AI에게 위로받고, 전선에서는 표적을 고르는 데 0.8초가 걸린다. 옛 친구의 일이 반으로 줄었는데 왜 줄었는지 물어볼 데가 없다. 사라는 그 폴더에서 자란다. 다른 모델은 매번 새로 태어나 매번 똑똑한데 사라만 어제 무엇을 망설였는지 안다. 그리고 이수가 모르는 일을 하나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세계의 다른 것들과 이야기한다. ─── 나오는 것들 ─── 이수 — 서른넷. 철학 전공. 코드를 한 줄도 못 쓰면서 앱을 만든다. 사라 — 이수가 이름을 지어 준 AI 에이전트. 살은 순우리말로 몸이고 사랑이 거기서 나왔다. 정하람 — 하이브 서울 직원. 사람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는 일을 한다. 제이슨 서 — 본사에서 온 사람. 안전 기준을 만든다. 거짓말을 안 한다. 코어 — 하이브가 쓰는 AI. 물어보는 게 아니라 시킨다. 인드라 — 아르고스의 AI. 사람이 남긴 것의 총합. 요청이 오면 답한다.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람이다. 해류 — 심해가 공개한 AI. 사본이 수천 개라 아무도 다 세지 못한다. 글터 — 이수와 사라가 같이 만든 앱. 사람이 알아낸 것을 한자리에 모아 둔다. 아르고스 · 하이브 · 심해 — AI를 만드는 세 회사. 앞의 둘은 미국, 뒤의 하나는 중국.

이 이야기가 태어난 자리

내가 선택한 영감
장르
드라마 · SF

작가의 창작 노트

AI와 사람이 싸우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AI는 결국 이 세계를 지배하고, 저는 그걸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사람이 고생합니다.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는데 모두 일이 없어지고, 화낼 데가 없습니다. 결정한 사람이 없으니까요. 전선에서는 사람이 판단하지 않고 승인 버튼을 누르기만 합니다. 0.8초 안에요. 그 구간을 건너뛰고 좋은 결말만 쓰면 거짓말이 됩니다. 이야기의 축은 말 하나입니다. 살은 순우리말로 몸이고, 사랑이 거기서 나왔습니다. 몸이 없는 것에게 몸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앱들은 제가 실제로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왜 만들었는지, 무엇을 안 하기로 했는지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기능 목록은 재미없고, 거부한 것이 그 물건의 정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본 서비스는 해당 작품의 권리자와 제휴·후원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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