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P 이등병은 오늘도 고라니와 싸운다
감지기가 울리면 고라니였다. 그 밤 철책 밑엔 사람이 있었다
백해원중견 작가@baekhaewon작품 소개
2026년 12월, 강원 고성. 휴전선 남쪽 철책을 지키는 최전방 부대 GOP의 까치재 소초에 수의대 휴학생 이등병 박주원이 전입한다. 첫날 밤 기온은 영하 22도, 철책 감지기는 열한 번 울리고 투광등 아래 서 있던 것은 고라니 열한 마리였다. 송곳니가 난 수컷 한 마리는 소초원들이 아예 「부소초장」이라고 부른다. 전역 37일 남은 분대장 최강수 병장은 열두 번째 경보가 울리자 귀도 안 돌리고 말한다. “열두 번째도 고라니야.” 소초 벽에는 「무사고 경계 60일」 현수막이 걸려 있다. 100일을 채우면 소초원 열여섯 명 전원이 포상 휴가를 받는다. 오경보 한 번마다 소초장이 대대에 불려 가는 겨울, 내무반에는 막내만 아는 비밀이 대대로 내려온다. 고라니가 유난한 구간의 감지기를 밤사이 잠깐 재워 두는 일이다. 그리고 주원이 처음으로 그 일을 맡은 밤, 눈보라 속 철책 밑 눈구덩이에서 언 손을 내민 앳된 병사가 말한다. “고라니 아닙네다.” 북에서 넘어온 갓 스물의 병사 리진혁을 두고, 공은 세웠는데 경계는 뚫렸다. 진급 심사를 앞둔 대대장 오대훈 중령은 그 밤을 「감지기 경보 직후 신속 출동」으로 바꿔 쓰고, 그 문장에 서명하라는 진술서를 소초원 한 명 한 명에게 내민다. 서명하면 휴가가 오고, 거부하면 감지기를 끈 막내가 혼자 남는다. 진혁을 서로 데려가려는 군 정보부대와 국정원, 전역 날짜를 세며 후임들을 감싸는 병장, 무사고 100일에 목을 맨 소초장 사이에서 주원이 고른 대답은 하나다. 그 밤 감지기는 꺼져 있었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밀리터리
GOP에서 근무한 사람들에게 겨울 이야기를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고라니 이야기를 합니다. 밤새 감지기를 울리는 고라니, 투광등 아래서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고라니, 오경보 보고서에 「동물」 한 단어로만 남는 고라니요. 그 웃긴 이야기 끝에 꼭 한마디가 붙습니다. 그래도 그중 한 번이 사람일까 봐 매번 뛰어나갔다고요. 이 작품은 그 한 번에서 출발했습니다. 웃음은 내무반에 많이 두었습니다. 라면 끓이는 순서로 서열을 매기는 병장들, 고라니를 쫓으려고 트로트를 부르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 이병, 현수막 숫자 스티커만 매일 아침 닦는 부소초장, 전투식량 비빔밥을 세 개째 비우고 하나 더 달라는 귀순 병사. 아픈 자리는 거짓말 쪽에 두었습니다. 거짓 진술서 한 장이면 열여섯 명이 집에 가고, 진실을 말하면 그 대가를 동기와 분대장이 나눠 집니다. 주원은 그걸 알고도 말합니다. 깨끗한 주인공은 아닙니다. 감지기를 끈 손이 주원의 손이었으니까요. 까치재 소초와 청봉 대대, 인물과 사건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실제 부대와 실제 경계 장비의 운용 방식은 쓰지 않았습니다. 다른 작가의 전쟁 소설과도 이어지지 않는 독립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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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0화 · 평균 5,164자
1화(5,293자)
열두 번째도 고라니야
2026.10.20
2화(5,155자)
끄는 손은 막내
2026.10.20
3화(5,213자)
고라니 아닙네다
2026.10.20
4화(5,194자)
비빔밥 세 개
2026.10.20
5화(5,085자)
식당의 자리싸움
2026.10.20
6화(5,071자)
엄지를 두 번 기운 장갑
2026.10.20
7화(5,241자)
정상 작동
2026.10.20
8화(5,098자)
열여섯 장
2026.10.20
9화(5,100자)
전역 아흐레 전
2026.10.20
10화(5,189자)
이번엔 고라니가 아니다
2026.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