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BL·GL쓸쓸한긴장된서정적인격주

형사는 영사기사를 사랑했다

그 극장에서는 어느 영화든 한 번씩 화면이 까매졌다. 오늘은 안 까매진다.

윤재하@yunjaeha
10화·조회 1.4만·저장 722·완독률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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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1978년 여름⁠, 부산 국제시장 뒷골목 단관극장 창선극장⁠. 40도까지 오르는 영사실에서 기사 하태식은 검열로 잘린 자리마다 같은 길이의 검은 필름을 끼우고⁠, 맨 뒷줄 임검석의 정보과 형사 곽병두는 그 십오 초를 스톱워치로 잰다⁠. 서울에서 내려온 간판 화가 문경섭은 배급사 사진대로 젖은 계단을 그렸는데⁠, 그 계단은 영화에 없다⁠. 영사실 마루판 밑에는 팔 년 동안 태우지 않은 잘린 필름이 있다⁠. 계단 삼백육십 칸은 곽의 눈앞에서 태워지지만⁠, 전국 극장은 같은 칸에서 자른다⁠. 대구⁠, 마산⁠, 진주⁠, 광주⁠, 대전⁠. 태우지 못한 영사기사들이 한 칸씩 보내온다⁠. 매표소에서 십구 년 동안 사십일만 장의 표를 판 주순임이 가운데서 편지를 넘긴다⁠. 극장이 헐리는 11월 30일 마지막 회 오십삼 분⁠, 까만 자리에 계단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BL·GL

끼어들지 못한 채 지켜보기만 하는 시선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영사실이 그런 자리입니다⁠. 극장에서 화면을 제일 잘 보는 사람이 정작 관객석에는 앉지 못합니다⁠. 검열로 잘린 필름을 소재로 삼은 것은⁠, 없어진 것을 보관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였습니다⁠. 잘라 내는 일은 기록으로 남지만 잘린 것 자체는 남지 않습니다⁠. 남지 않은 쪽을 주워 모으는 사람은 대체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을 1978년에 둔 것은 그 시절이 특별해서가 아닙니다⁠.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시대라면⁠, 말하지 않는 습관이 어떻게 몸에 배는지 더 또렷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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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화 · 평균 5,075자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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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하작가2026.10.09· 1화

    작가 윤재하입니다. 검열로 잘린 자리마다 같은 길이의 검은 필름을 끼우던 영사실 이야기입니다. 1화의 십오 초 동안, 여러분은 화면 밖에서 무엇이 보이셨나요?

  • 밤산책2026.09.30· 1화

    어느 영화든 화면이 한 번씩 까매지는 극장이면 관객들이 항의하지 않나요?

    • 윤재하작가2026.10.01

      항의할 관객이 거의 남지 않은 극장이에요. 형사가 그 까만 순간을 처음으로 이상하게 여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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