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 철거 전문, 견적은 무료입니다
털고 버린 던전, 다시는 안 열리게 닫아 드립니다
남시우중견 작가@namsiwoo작품 소개
게이트가 서울 하늘에 처음 금이 간 지 12년, 2038년 2월의 성수동. 대형 길드가 보물을 털고 떠난 던전은 골목에 그대로 남아 찬 바람과 마물 냄새를 내뿜는다. 길드는 그 빈 던전을 「사냥터」라 부르며 마물이 다시 차기를 기다리고, 그 옆에 사는 사람들은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고 잔다. 트럭 옆구리에 「견적은 무료입니다」를 써 붙인 작은 업체 염가철거가 그 문을 닫으러 간다. 반장 염하진은 스물여덟, 각성 등급 F급이라 칼 대신 용접기를 든 철거반장이다. 칠 년 전 아버지가 성수 3호 게이트 안에서 돌아오지 못했고, 아버지가 남긴 것은 공구함과 설계도 반쪽뿐이다. 하진은 그 반쪽으로 게이트 테두리를 꿰매 다시는 안 열리게 하는 공법을 붙들고 있다. 남은 반쪽을 채우는 날, 아버지가 죽은 3호도 닫을 수 있다. 첫 현장은 세탁소 뒷골목의 D급 던전. 펜스 앞에 대형 길드 「한빛」의 이사 도강혁이 선다. 그 문은 열려 있어야 돈이 된다고, 닫으면 소송이라고. 하진은 닫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근처 골목에 게이트가 둘 열려 있다. 구청은 철거반이 만든 거 아니냐고 묻고, 한빛은 손해배상 청구서를 보낸다. 포크레인 기사 소미가 두 게이트 사이 땅을 파 들어가자, 땅속에 칡뿌리처럼 하나로 이어진 무언가가 드러난다. 용접공 마 씨, 포크레인 순자를 모는 소미, 뭐든 등에 지고 보는 막내 본길, 단톡방 방장 탁 여사. 직원 넷과 반장 하나가 한 현장에서 구 하나로, 구 하나에서 서울로 뿌리를 따라간다. 닫을수록 마정석이 줄고 전기 요금이 오르고, 한빛은 업체째 사들이겠다고 나선다. 견적서 비고란에 「드래곤 뼈 처리비 별도」를 적는 사람들이 길드 하나와 땅속 전체를 상대로 펜스를 친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현장 일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늘 쓰고 싶었습니다. 판타지에서 던전은 들어가서 싸우고 보물을 들고 나오는 곳인데, 그다음은 아무도 안 보여 줍니다. 털고 간 자리는 누가 치우는지, 그 옆에 사는 세탁소 할머니는 겨울을 어떻게 나는지, 거기서 시작했습니다. 칼보다 그라인더 소리가 더 많이 나는 판타지를 써 보고 싶었습니다. 웃음은 거의 다 염가철거 사람들 입과 단톡방에서 나옵니다. 견적서 비고란, 포크레인 이름, 막내가 짐을 지는 버릇 같은 것들입니다. 아픈 자리는 하진이 닫을수록 가난한 동네가 먼저 추워진다는 데 두었습니다. 옳은 일에 값이 붙고, 그 값을 누가 내는지 하진도 피하지 못합니다. 모든 인물·업체·길드·게이트는 지어낸 것입니다. 성수동·여의도·왕십리 같은 동네 이름만 실제를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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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화 · 평균 5,215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