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열 시, 복도가 스물두 걸음 길어진다
문 앞에서 한 말은 복도 밖에서도 참이 된다.
백해원중견 작가@baekhaewon작품 소개
강원 남쪽 산 위 기숙학교 서율원. 교칙 스물두 번째는 밤 열 시 이후 서관 3층 복도 출입 금지다. 세 번째 학교로 전학 온 열일곱 유하는 낮에 예순두 걸음이던 복도가 밤에는 여든넷이 되는 것을 센다. 화장실과 청소도구함 사이 벽에 놋쇠 손잡이 문이 하나 생기고, 그 너머 복도에 문 열셋이 늘어서 있다. 문 하나는 이 학교에서 없던 일로 처리된 사람 하나. 문을 열려면 제가 여태 아무한테도 못 한 말 하나를 문 앞에서 소리 내어 해야 하고, 그러면 문 뒤 사람이 끝내 못 한 말 하나가 나온다. 말 하나를 주고 말 하나를 받는다. 대신 그 일에는 그 뒤로 거짓말을 못 한다. 서관을 헐고 새 기숙사를 지으려는 교감 권태석, 사유 칸을 비워 두는 오십 년 명부, 사십일 년 동안 문턱을 넘지 않은 사감 여숙희, 그리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열리지 않는 왼쪽 세 번째 문. 여는 사람이 하나씩 늘 때마다 참말밖에 못 하는 사람이 하나씩 는다.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3인칭 먼 시점 · 손은 듣고 셈은 소리에 쌓인다. 혼자 스물셋에서 여덟이 서른일곱으로 가는 이야기.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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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화 · 평균 5,121자
댓글 8
백해원작가2026.10.09· 1화
작가 백해원입니다. 낮에 예순두 걸음이던 복도가 밤에는 여든넷이 됩니다. 1화의 세 번째 문 앞에서, 여러분이라면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
일곱줄2026.05.16· 3화
설정이 과하지 않게 깔려서 편하게 따라갔습니다.
종이배2026.05.15· 2화
문장이 짧은데 밀도가 있어요. 계속 읽게 됩니다.
백해원작가2026.05.16
끝까지 따라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2화는 문장을 덜어 내는 데 시간을 제일 많이 썼어요.
달밤에책2026.05.14· 1화
같은 출발점에서 나온 다른 작품도 읽고 왔는데 완전히 달라서 신기했어요.
백해원작가2026.05.15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두 줄은 저도 오래 고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