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드라마따뜻한쓸쓸한재치 있는비정기

예순 살의 가출

회갑 날 아침, 엄마의 기저귀를 갈고 나는 강릉행 기차를 탔다

윤은류@yuneunryu
15화·조회 1.5만·저장 496·완독률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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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7년 10월 1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삼 층⁠. 예순 살 조숙경은 회갑 날 새벽에도 아흔 살 어머니 마봉실의 기저귀를 갈고⁠, 공기업 시험 일곱 해째인 서른두 살 아들 진태루의 달걀을 부친다⁠. 어머니는 사람을 부를 때 은색 탁상 종을 친다⁠. 한 번이면 물⁠, 두 번이면 기저귀⁠. 열다섯 해 동안 아침마다 압정을 밟는 발뒤꿈치와 어긋나는 허리를 아무도 보지 않았다⁠. 숙경은 달력 뒷장에 쪽지를 쓰고⁠, 가격표도 안 뗀 베이지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고⁠, 작은 갈색 가방 하나를 들고 서울역으로 간다⁠. 위치 공유 앱으로 누나를 찾아낸 남동생 조두배가 무릎 보호대를 찬 채 플랫폼으로 뛰어 내려온다⁠. “⁠엄마가 누나한테 집 줬잖아⁠. 나를 맡아 달라고⁠. 그럼 엄마는 누나 몫이야⁠.⁠” 틀린 말이 아니다⁠. 열다섯 해 전 어머니는 화곡동 빌라를 숙경의 이름으로 넘기며 그렇게 말했다⁠. 숙경은 동생 손에서 가방끈을 빼내 강릉행 기차에 오르고⁠, 두배는 사촌 서른 명이 있는 친척 대화방에 누나의 가출을 올린다⁠. 강릉 사천진 바닷가에서 숙경은 신발을 벗고 처음 소리 내어 웃고⁠, 손목을 다친 민박 주인 곽말춘에게 일당과 방값을 따로 정해 일을 얻는다⁠. 서울에서는 태루가 할머니를 처음 혼자 돌보며 엄마를 데려와야 할지 보내 줘야 할지 갈린다⁠. 두배는 요양병원 구급차를 부르고⁠, 효도 조건 붙은 집을 돌려받는 판결을 들이밀고⁠, 끝내 열다섯 해 동안 지갑 속에 접어 두었던 어머니의 종이 한 장을 꺼내게 된다⁠. 사진에서 잘려 나간 종이의 아랫단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드라마 · 5060

부모를 모시는 자식에게 집을 먼저 주는 집안이 많습니다⁠. 집에는 늘 말이 붙어 옵니다⁠. 나를 맡아 다오⁠. 이 말을 받은 사람은 갚기 시작하고⁠, 갚아도 갚아도 남습니다⁠. 받은 것이 집이라 다른 형제들은 빚이 끝났다고 믿습니다⁠. 열다섯 해 동안 갚은 사람이 회갑 날 아침 기차를 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떠나는 사람만 쓰지 않고 남은 사람들⁠, 동생과 올케와 아들과 아흔 살 어머니가 저마다 무엇을 쥐고 놓지 않았는지를 같이 썼습니다⁠. 웃음은 아흔 살 어머니에게 많이 맡겼습니다⁠. 종 하나로 집안을 부리고⁠, 돋보기를 일부러 이마에 올려 두고⁠, 말로 채널을 바꾸는 텔레비전과 싸워 짧은 동영상의 스타가 되는 사람입니다⁠. 거짓말을 하면 귀부터 빨개지는 쉰일곱 살 동생⁠, 「⁠마카⁠」를 끝까지 서울말로 안 바꾸는 강릉 민박 주인⁠, 기저귀 테이프를 위에서부터 붙이다 할머니에게 곰 발바닥 소리를 듣는 취업 준비생도 있습니다⁠. 아픈 자리는 허리 사진 한 장과 반짇고리 밑바닥에 두었습니다⁠. 화곡동 빌라⁠, 물빛민박⁠, 해담개발⁠, 두배타일⁠, 국토물길공사와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사천진 해변과 강릉⁠, 서천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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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405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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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필깎이2026.11.01· 9화

    스무하루 만에 동네가 재개발 쪽으로 한 걸음 더 가 있었다는 말이 무섭네요.

    • 윤은류작가2026.11.01

      집을 비운 사이에도 동네는 움직여요. 현수막 숫자가 다음 다툼의 시작입니다.

  • 좌시훈2026.11.01· 2화

    알고리즘이 가출한 줄 모르고 브이로그를 추천했다는 문장에서 웃다가 울었어요.

    • 윤은류작가2026.11.01

      예순에 처음 혼자 탄 기차였어요. 휴대전화만 그걸 여행이라고 불러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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