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봄 파업 선언
다섯 해 손주를 본 할머니가 허리 보호대를 차고 딸과 협상에 나섰다
윤은류@yuneunryu작품 소개
2027년 3월 2일 화요일, 쌍둥이의 유치원 새 학기 첫날 아침. 경기 화성 동탄의 신도시 아파트 이음누리 7단지 107동 거실에 예순두 살 육계순이 허리 보호대를 차고 들어선다. 다섯 해 동안 아침 일곱 시 반이면 103동에서 걸어와 맞벌이 딸의 쌍둥이 라율과 라겸을 봐 온 사람이다. 계순은 식탁에 진단서를 내려놓는다. 「요추 제4-5번 추간판 탈출증. 6주간 들기와 허리 굽히기를 삼갈 것.」 그리고 말한다. 오늘부터 파업이다. 서른다섯 딸 육혜빈은 울지도 화내지도 않는다. 출근 가방에서 「할머니 돌봄 계약서」를 꺼내고 월급 칠십만 원을 적어 내민다. 혜빈은 지난해 겨우 단 팀장 자리를 지켜야 하고, 엄마가 손을 놓으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혜빈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믿을 사람이다. 계순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다섯 해 동안 동창 얼굴 한 번 못 본 자기 화요일을 돌려 달라고 한다. 버스 기사로 서른한 해를 산 남편 육순범은 딸 편에 서서 아내를 이기적이라 몰아세운다. 옷 수선집을 스물두 해 꾸린 계순은 계약서를 옷처럼 고친다. 빨간 수선 펜으로 품을 줄이고 단을 접어 딸에게 돌려준다. 거실 하나에서 시작한 싸움은 맘카페의 익명 글 하나를 타고 단지 할머니들의 「돌봄 노조」로, 노조에서 손주 돌봄 수당을 두고 시의원과 맞붙는 시청 공청회로 넓어진다. 공청회 발언대 맞은편에는 딸이 서 있다. 엄마와 딸, 둘 다 옳은 싸움에서 누가 무엇을 내놓게 될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드라마 · 5060 · 사회고발
손주를 보는 할머니 둘 가운데 하나는 원하지 않으면서 자식 사정에 못 이겨 돌본다는 조사를 읽었습니다.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도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그만두면 누가 무너지는지도 우리는 압니다. 팀장 자리 하나를 붙들려고 새벽에 출근 가방을 싸는 딸이 있습니다. 그래서 착한 엄마와 나쁜 딸의 이야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둘 다 옳고, 둘 다 지쳤고, 둘 다 상대가 자기를 제일 잘 안다고 믿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웃음은 계순이 직접 터뜨립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하룻밤 사이에 노동법 강의로 바꿔 놓은 휴대전화, 쉰 줄 넘은 사람만 아는 돋보기 찾기, 「육씨네」 가족 단톡방의 우는 이모티콘, 경로당에 들어갈 나이가 안 돼 ‘준회원 총무’를 맡은 남편, 유튜브를 보며 손녀 머리를 땋다가 자기 손가락을 같이 묶는 할아버지. 아픈 자리는 숨기지 않았습니다. 허리 보호대 찍찍이 떼는 소리, 바뀐 현관 번호 앞에서 들리는 손주의 노랫소리. 이음누리 7단지, 세묘테크, 해님 유치원, 「조부모 손주 돌봄 수당」 조례안과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화성과 동탄, 수원, 통영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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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438자
1화(5,511자)
진단서
2026.10.31
2화(5,352자)
문고리
2026.10.31
3화(5,478자)
익명
2026.10.31
4화(5,465자)
준회원 총무
2026.10.31
5화(5,460자)
수요일
2026.10.31
6화(5,488자)
간담회
2026.10.31
7화(5,394자)
수고비
2026.10.31
8화(5,374자)
할아버지 첫날
2026.10.31
9화(5,462자)
휴직계
2026.10.31
10화(5,391자)
통영
2026.10.31
11화(5,377자)
번호키
2026.10.31
12화(5,358자)
발언대
2026.10.31
13화(5,419자)
줄자
2026.10.31
14화(5,429자)
가봉
2026.10.31
15화(5,613자)
화요일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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