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드라마긴장된따뜻한재치 있는비정기

국민 판사 추첨제

닭 튀기던 손에 판사봉이 쥐어졌다, 피고는 단골이다

은해록@eunhaerok
15화·조회 1.4만·저장 458·완독률 61%
첫 화 무료로 읽기

작품 소개

2040년 3월⁠, 사법부를 믿는 사람이 열에 둘도 안 되던 해⁠. 국민 가운데 추첨으로 석 달짜리 재판장을 뽑는 국민 판사 추첨제가 시행된 지 이 년째다⁠. 수원지방법원 대법정의 투명한 추첨 기계에서 노란 공 하나가 굴러 나오고⁠, 공 안의 번호를 받아 든 사람은 영통 골목에서 열두 해 닭을 튀겨 온 마흔두 살 이금분이다⁠. 기름 얼룩 묻은 빨간 앞치마를 풀 새도 없이 검은 법복을 걸친다⁠. 거절하면 벌금 천만 원⁠, 닭으로 치면 삼백 마리가 넘는다⁠. 첫 사건 기록의 피고인 칸에 낯익은 이름이 있다⁠. 세온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 조정목⁠. 지난겨울 한파가 몰아친 밤⁠, 별관 중환자실의 전기가 나가고 비상 전원이 들어오는 빨간 콘센트는 병상 절반 몫만 남았다⁠. 누구를 꽂을지 정목이 골랐고⁠, 아침까지 환자 열두 명이 숨졌다⁠. 정목은 금요일마다 반반에 목을 따로 시키는 단골이고⁠, 세 해 전 금분의 남편 경호의 가슴을 열어 살려 낸 의사다⁠. 곁에 앉은 정식 판사 한병찬은 첫날부터 말한다⁠. 법리대로라면 무죄이고⁠, 국민 판사가 할 일은 이 결론을 사람 말로 쓰는 것이라고⁠. 병찬은 감정으로 내린 판결 하나가 제도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을 이미 한 번 보았다⁠. 법원 정문 앞에는 영정 열두 장을 세운 유족들이 날마다 앉아 있고⁠, 맨 앞자리는 금분의 앞치마 주머니를 꿰매 준 상가 수선집 편미경이다⁠. 판결을 내리면 단골과 동네 인심과 가게를 잃고⁠, 미루면 미경이 굶기 시작한다⁠. 법정에서 시작한 다툼은 영통 상가의 단톡방과 배달 앱 별점으로⁠, 상가 건물을 쥔 병원 재단의 발전기실로⁠, 국민 판사제를 없애려는 국회 법안으로 넓어진다⁠. 닭 튀기는 사람의 눈은 기름 색을 보고 손님의 눈을 본다⁠. 금분은 닭집 사장의 눈으로 법정의 사람들을 끝까지 본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드라마 · 3040 · 사회고발

배심원도 아니고 판사를 추첨으로 뽑는다면 누가 뽑힐까 생각했습니다⁠. 오후 네 시에 닭 오십 마리를 손질하고 밤 열한 시에 마지막 배달을 내보내는 사람이었으면 했습니다⁠. 판결문 한 장을 쓰려고 열두 해 지킨 가게를 내놓는 사람이요⁠. 어느 한 사람을 악당으로 만들어 쉽게 이기지 않으려 했습니다⁠. 정목은 어둠 속에서 골랐고⁠, 병찬은 제도가 감정에 무너지는 걸 막으려 했고⁠, 재단 상임이사 도상철도 자기 숫자를 들고 골랐습니다⁠. 미경은 엄마가 왜 콘센트에서 뽑혔는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웃음은 법정 말투와 장사 말투가 부딪치는 자리에 두었습니다⁠. 개정 선언 대신 어서 오세요가 먼저 나오는 판사⁠, 공판 중에 울리는 배달 앱 주문 알림⁠, 법률 유튜브를 보고 조항 번호를 틀리게 외는 남편⁠, 리뷰 답글을 소설처럼 쓰는 알바생이 있습니다⁠. 아픈 자리는 빨간 콘센트 하나에 모았습니다⁠. 숨진 열두 명은 끝까지 이름과 삶이 있는 사람으로 썼습니다⁠. 국민 판사 추첨제⁠, 세온대학병원과 세온의료재단⁠, 금분이네 통닭과 배달 앱 한입배달⁠,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수원과 영통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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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520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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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가자리2026.11.01· 9화

    탄원서에 이름 쓰는 경호 마음도 알겠고, 미경 씨 천막도 알겠고… 금분 사장님 어떡해요?

    • 은해록작가2026.11.01

      두 사람 다 틀리지 않아서 금분이 제일 어렵습니다. 「두 개 다 믿어요」라는 말이 이번 화의 한가운데예요.

  • 한줄요약2026.11.01· 2화

    사퇴서에 「(목 따로)」 붙여 놓은 찬별이 진짜 웃겨요. 근데 벌금 천만 원이면 저도 못 그만둬요.

    • 은해록작가2026.11.01

      찬별이는 금분 사장님 대신 늘 한 줄을 더 씁니다. 리뷰 답글도 그래요. 천만 원 앞에서는 누구라도 법복을 입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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