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SF따뜻한재치 있는긴장된비정기

외계의 첫 답장 "밥은 먹었니?"

오십 년 만의 우주 답장을 막내 언어학자가 엄마 말투로 옮겼다

은해록@eunhaerok
15화·조회 1.4만·저장 309·완독률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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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35년 가을⁠, 대전 천문연구원 지하 이 층 해독실⁠. 오십 년 전 지구가 예순 개 말의 인사를 점과 틈으로 바꿔 하늘에 띄웠고⁠, 제주 억새 들판의 큰 접시가 마침내 첫 답장을 받았다⁠. 매일 새벽 네 시 십이 분⁠, 똑똑⁠, 쉬고⁠, 똑똑똑⁠. 팀장은 목록대로 「⁠안녕하세요⁠」라고 발표하려 하고⁠, 들어온 지 사흘 된 마흔두 살 막내 소화영은 이어폰을 빼고 말한다⁠. “⁠이건 묻는 말이에요⁠. 밥은⁠, 먹었니⁠.⁠” 근거를 묻자 화영은 대답한다⁠. 우리 엄마요⁠. 요양원의 어머니는 세 해 전 뇌졸중 뒤로 이 한 마디만 하고⁠, 화영은 어머니가 하는 한 마디의 높낮이를 삼백 번 넘게 녹음해 두었다⁠. 해독실이 웃음바다가 된 순간⁠, 국방부 파견 대령 편정훈이 지도 한 장을 펼친다⁠. 답장 끝에 매일 붙어 오는 점 일곱 개가 전부 세계의 곡창 지대다⁠. 밥을 먹었냐고 묻고 곳간 일곱 군데를 짚었다⁠. 안부라고 하시겠습니까⁠? 화영의 한 줄은 여섯 시간 만에 나라의 경계 태세가 되고⁠, 마트의 쌀이 동나고⁠, 흰 양복의 목사는 하늘이 생명의 떡을 묻는다고 외친다⁠. 번역은 박사님 것⁠, 해석은 제 것⁠. 대령은 화영이 틀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다⁠. 연구원에서 잘린 화영은 자기 번역을 무기로 쓰는 대령 밑으로 들어가 제주 관측소에 내려간다⁠. 이십팔 년 동안 하늘 소리만 들어 온 접시 곱단이와 몸국 끓이는 관측소 지기⁠, 젓가락으로 우주의 박자를 두드려 주는 쌀국수집 사장과 이주민 여덟 사람⁠, 아침마다 김제의 어머니에게 「⁠묵었어라⁠」 하고 거짓말하는 대령⁠. 다툼은 해독실에서 국방부 회의실로⁠, 뉴욕 유엔 회의장으로 넓어지고⁠, 하늘은 대답을 듣지 못한 채 두 번째로 묻는다⁠. 그사이 어머니의 옛집 장롱에서 카세트테이프 하나가 나온다⁠. 「⁠85⁠. 10⁠. 7 천문대 — 하늘에 띄운 내 목소리⁠」⁠. 인류는 하늘에 보낼 답장 한 줄을 두고 처음으로 같은 상에 앉는다⁠. 엄마인지 사냥꾼인지 모르는 상대에게⁠,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할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SF · 3040

아침마다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밥은 먹었니⁠. 대답은 늘 같습니다⁠. 먹었어⁠. 먹지 않은 날에도 그렇게 대답하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우주에서 처음 온 말이 그 한 마디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해독은 공식과 기계가 아니라⁠, 같은 말을 삼백 번 들어 온 딸의 귀가 하게 했습니다⁠. 걱정할 때 한 마디⁠, 반가울 때 두 마디 올라가는 끝⁠. 사람이 매일 겪는 일로 우주를 옮겨 보고 싶었습니다⁠. 웃음은 충청도 말끝의 요양보호사⁠, 제주 말로 접시를 아이처럼 부르는 관측소 지기⁠, 경상도 병장의 「⁠묵을 끼 없다⁠」⁠, 김제 어머니의 김치통⁠, 휘어진 숟가락으로 몸국을 떠먹는 각국 대표들에게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어머니가 입을 닫는 날입니다⁠. 딸이 지키려고 꺼낸 녹음이 어머니를 세상의 어머니로 만들어 버리는 날⁠. 대령도 바보로 두지 않았습니다⁠. 곳간을 짚은 상대에게 대답하지 않는 것도 아이들을 지키는 한 방법이고⁠, 대령은 끝까지 그 이유를 놓지 않습니다⁠. 대전 천문연구원⁠, 제주 관측소와 곱단이⁠, 첫말씀교회⁠, 1985년의 신호와 테이프⁠,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대전·제주·김제·뉴욕은 실제 지명을 빌렸고⁠,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밥을 먹었냐는 말로 인사한다는 것은 실제 말버릇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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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396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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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배2026.11.01· 9화

    엄마 목소리예요, 엄마한테 물어보세요. 이 대사에서 눈물 났어요. 저희 엄마도 밥 먹었냐고만 물으세요.

    • 은해록작가2026.11.01

      어머님께도 꼭 「먹었어」 대신 오늘 뭐 드셨는지 한번 말씀드려 보세요. 화영도 그 말을 하려고 끝까지 갑니다.

  • 겨울차2026.11.01· 2화

    쌀 포대 하나 더 사려고 영상 통화로 식구 인증하는 아저씨ㅋㅋ 현실에서 진짜 있을 것 같아요.

    • 은해록작가2026.11.01

      화영이 옮긴 한 줄이 마트 계산대까지 내려온 장면이에요. 웃기면서도 화영 마음은 무거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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