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을 지키는 고수 노부부
갈라서는 날 아침, 흑도 수장이 객잔 땅을 내놓으라 했다
하청오@hacheongo작품 소개
강호의 어느 봄, 운남 대리에서 사계 장터로 넘어가는 운령 고개. 고갯마루의 운매객잔 돌계단에서 예순넷 화운과 예순둘 청매가 간판을 톱으로 켜고 있다. 운(雲)은 남편 몫, 매(梅)는 아내 몫. 서른 해 묵힌 보이차 한 덩이, 늙은 노새 한 마리, 솥 하나를 두고도 반씩 나누자며 다투는 중이다. 젊어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이제 화리(和離), 서로 뜻을 모아 갈라서는 일을 앞두고 있다. 간판이 반쯤 갈라졌을 때 귀신 가면을 쓴 흑도 수장 방칠이 사내들을 데리고 고개를 오른다. 낙등 염정의 소금이 운령을 넘어 사계로 가는 새 길이 났고, 객잔 자리가 길목이다. 방칠은 이 땅을 쥐면 식구 삼백을 먹일 수 있다고 한다. 고개 아래 천막에 사는 식구들은 실제로 굶주린 유민이다. 화운은 칼을 녹여 국자를 만든 지 서른 해, 청매의 검은 유선(乳扇)을 자르는 칼이 된 지 서른 해. 무공도 녹슬었고 서로의 속도 녹슬었다. 두 노인은 갈라서기 전 마지막으로 객잔을 지키기로 하고, 젊어서 서로를 겨누던 초식을 함께 맞춰 본다. 창산 열아홉 봉우리의 검과 금사강 열여덟 여울의 칼은 서로를 막으려고 만든 초식이라 합이 맞을 리 없다. 두 사람이 길러 낸 점소이 아묵은 방칠의 식구 가운데 열일곱 해 전 헤어진 친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대는 객잔 하나에서 산길 마을로, 마을에서 소금 길을 두고 다투는 흑도와 관군과 상단으로 넓어진다. 서른 해 동안 한 번도 서로에게 등을 보이지 않은 부부가, 처음으로 등을 맞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무협 · 5060
황혼 이혼을 다룬 이야기는 대개 집 안에서 끝납니다. 저는 이 집을 강호 한복판의 객잔으로 옮겨 보고 싶었습니다. 갈라서려는 부부에게 지킬 것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무협의 합(合)은 두 사람이 서로의 호흡을 읽어야 나옵니다. 서른 해 같이 산 부부가 서로의 호흡을 처음부터 다시 맞추는 이야기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웃음은 거의 다 두 노인의 다툼에 맡겼습니다. 소금을 얼마나 치느냐, 코를 누가 고느냐, 초식 순서를 누가 부르느냐. 마을 앞에서 금슬 좋은 척하는 연습도, 허리를 삐끗한 고수의 체면도 둘이 스스로 터뜨립니다. 아픈 자리는 서른 해 전 금사강 나루의 밤과, 산이 무너져 고향을 잃은 삼백 식구에게 두었습니다. 방칠은 끝까지 제 이유를 가진 사람으로 썼습니다. 운매객잔, 운령촌, 금사방, 흑수곡과 모든 인물·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대리·창산·이해·사계·낙등·금사강과 차마고도, 백족의 삼도차와 본주 신앙, 대리의 삼월가 장은 실제를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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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485자
1화(6,087자)
반으로 켠 간판
2026.10.31
2화(5,429자)
소금 길
2026.10.31
3화(5,451자)
등을 맞대다
2026.10.31
4화(5,443자)
본주 앞의 땅
2026.10.31
5화(5,550자)
산다화 주머니
2026.10.31
6화(5,436자)
사계 장날
2026.10.31
7화(5,331자)
서른 해 전 나루
2026.10.31
8화(5,620자)
갈라선 등
2026.10.31
9화(5,345자)
흑수곡
2026.10.31
10화(5,474자)
본주 제삿날
2026.10.31
11화(5,406자)
불 탄 간판
2026.10.31
12화(5,336자)
등을 닦는 밤
2026.10.31
13화(5,441자)
서른일곱 번째 초식
2026.10.31
14화(5,605자)
삼월가 마지막 날
2026.10.31
15화(5,323자)
등 맞댄 집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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