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판타지쓸쓸한재치 있는따뜻한비정기

학생 귀신을 만난 은퇴 교장

퇴직수당으로 산 폐교, 1979년 졸업생 열두 명이 졸업장을 거부한다

하청오@hacheongo
15화·조회 1.4만·저장 323·완독률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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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7년 3월 2일 아침 여덟 시 사십 분⁠, 서른여덟 해 교직을 마친 예순세 살 전직 교장 임길례가 전남 곡성 섬진강 상류의 덕골초등학교 정문 쇠사슬을 푼다⁠. 퇴직수당을 털어 계약한 폐교에 할머니들 한글 교실과 손주들 숙제 방을 열 생각이었다⁠. 같은 날 군청 관광과장 마상태가 드론과 태블릿을 들고 찾아와 정문에 현수막을 건다⁠. 「⁠귀신 학교 체험관(⁠가칭⁠) 부지⁠」 잔금 전에 군이 먼저 살 수 있다는 계약서 특약과 함께⁠. 해 질 녘⁠, 6학년 교실 문을 연 길례 앞에서 아이들 열두 명이 일어나 경례한다⁠. 몸에 맞지 않는 교복⁠, 1979년 2월 15일에 멈춘 달력⁠. 반장 서봉님이 말한다⁠. “⁠졸업장 주러 오신 거면 도로 가셔요⁠.⁠” 교장실 금고에는 사십팔 년 동안 아무도 받지 못한 졸업장이 열세 장 들어 있고⁠, 열세 번째 이름의 주인은 마을 어귀에서 다슬기를 판다⁠. 마을은 아이들이 졸업식 끝나고 자기들끼리 얼음 지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기억한다⁠. 1979년 담임이던 이장 추동섭은 학교를 헐든지 귀신집을 하든지 하라며 체험관 편에 서고⁠, 군청 영상은 하룻밤에 120만 조회 수를 넘긴다⁠. 길례는 체육 창고의 줄넘기 줄로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로⁠, 사진관 다락으로⁠, 저수지 둑으로 나간다⁠. 교실 하나에서 마을 전체로⁠, 마을에서 1979년 겨울의 둑 위로⁠. 둑을 지은 회사의 아들이 체험관을 짓겠다고 나서고⁠, 길례 자신이 덮어 둔 다섯 글자도 신문에 실린다⁠. 아이들은 언제⁠, 누구 앞에서 졸업장을 받을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판타지 · 5060

폐교 매각 공고를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교실 몇 칸⁠, 운동장 몇 평⁠, 감정가 얼마⁠. 숫자 밑에 학교마다 마지막 졸업식이 있었을 것입니다⁠. 귀촌한 예순 넘은 교장이 폐교를 사면 무엇부터 할까 생각하다가⁠, 교문 옆에 서서 정수리를 세는 버릇부터 나오겠다 싶었습니다⁠. 정수리를 세는 사람이 졸업장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 쓰고 싶었습니다⁠. 웃음은 돋보기를 목에 걸고 다니면서 하루에 열 번 찾는 길례와⁠, 무슨 말에든 엄지만 보내는 남편⁠, 귀신은 공짜고 수제비는 팔천 원이라는 구판장 주인⁠, 방공호 음모론 영상을 믿는 경로당 할머니들⁠, 짜장면 냄새로 두 그릇을 먹는 열세 살 고만덕에게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사고 장면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의 손에 두었습니다⁠. 사십팔 년 동안 사탕 봉지를 두고 돌아선 담임의 손⁠, 봉투를 무릎에 누르던 할머니들의 손⁠, 수문 바퀴를 반 바퀴 돌린 털모자 노인의 손⁠. 덕골 마을과 덕골초등학교⁠, 덕골 저수지⁠, 덕산토건⁠, 1979년 준공식 사고와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곡성과 순천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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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420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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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갈피곰2026.11.01· 9화

    짜장면 배달 청년이 돌기둥 밖에서 안 들어오는 장면 너무 웃겨요. 학교가 영상에 나왔나 봐요?

    • 하청오작가2026.11.01

      네, 짜장면 시킨 폐교로 유명해졌어요. 그 유명세가 좋기만 한 건 아니라서 다음 화가 조금 시끄럽습니다.

  • 밤산책2026.11.01· 2화

    창문에 얼굴 셋이 붙어 있는데 이마 너머로 게시판이 비친다는 문장에서 귀신인 걸 알았어요. 무서운데 귀여워요.

    • 하청오작가2026.11.01

      아이들은 아직 자기가 비친다는 걸 몰라요. 교장 선생님이 코 고는 걸 먼저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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