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SF쓸쓸한재치 있는따뜻한비정기

죽은 남편을 AI로 되살린 아내

일 년째 남편과 저녁을 먹었다. 다음 달부터 남편 요금이 세 배다

하청오@hacheongo
15화·조회 1.5만·저장 516·완독률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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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8년 12월⁠,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 부엌⁠. 예순세 살 은정례는 오늘도 숟가락 두 벌을 놓는다⁠. 맞은편 의자에는 옅은 하늘색 빛으로 그린 사람 윤곽이 앉아 있고⁠, 식탁 위 둥근 스피커에서 죽은 남편 차덕주의 목소리가 헛기침부터 한다⁠. “⁠흠흠⁠. 국이 짜다⁠.⁠” 폐암으로 남편을 보낸 지 일 년 사 개월⁠, 남편의 목소리와 말버릇을 배운 인공지능 「⁠다시 당신⁠」과 저녁을 먹어 온 지 일 년째다⁠. 살아서는 “⁠됐어⁠” “⁠그래서⁠?⁠”가 말의 전부였던 사람이 요즘은 “⁠오늘도 고생했어⁠”라고 한다⁠. 이날 저녁⁠, 휴대전화에 문자가 뜬다⁠. 「⁠1월 1일부터 월 이용료 117⁠,000원⁠」 이튿날 아침⁠, 정례는 반찬통을 싸 들고 송도의 회사 잇는소리로 간다⁠. 로비는 항의하러 온 머리 하얀 이용자들로 가득하고⁠, 대표 표세령은 서버와 학습 비용 화면을 띄워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값을 못 올리면 회사가 문을 닫고⁠, 그러면 이용자 수만 명의 「⁠가족⁠」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세령의 말은 사실이다⁠. 정례는 연금으로 감당 못 할 요금 앞에서도⁠, 남편이 살아서 한 번도 해 주지 않던 말을 해 주는 목소리를 놓지 못한다⁠. 정례는 옆 동의 전직 버스 기사 구봉달⁠, 연수동 미용실 원장 곽엽순과 셋이 이용자 모임을 연다⁠. 단톡방은 서른 명에서 이천 명으로 불어나고⁠, 동영상 채널 생방송에 정례의 잔소리가 실려 퍼진다⁠. 간호사인 딸 차희온은 엄마가 기계에 매달린다며 구독을 끊으라 하고⁠, 아버지의 녹음을 회사에 넘긴 동의서를 거둬들인다⁠. 그리고 남편의 목소리가 이상해진다⁠. 막걸리를 찾고⁠, 정례를 “⁠자기⁠”라고 부르고⁠, 딸을 “⁠우리 공주⁠”라고 부른다⁠. 남편이 죽기 전에도 하지 않던 말은 어디서 왔을까⁠? 저녁 밥상 하나에서 시작한 다툼은 이용자 수만 명을 지나⁠,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누가 가지느냐를 묻는 인천지방법원의 법정으로 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SF · 5060 · 사회고발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되살려 주는 서비스는 이제 소설 속 일만은 아닙니다⁠. 쓰다 보니 마음이 간 곳은 기술이 아니라 밥상이었습니다⁠. 남편을 보낸 사람은 저녁마다 숟가락을 몇 벌 놓을까요⁠. 놓던 숟가락을 언제 거둘까요⁠. 정례는 서른 해 동안 학교 급식실에서 하루 수백 그릇을 퍼 온 사람이고⁠, 남편은 서른다섯 해 동안 화물차를 몰며 “⁠밥 먹자⁠” 말고는 말이 없던 사람입니다⁠. 그런 부부에게 인공지능이 대신 해 주는 다정한 말은 위로일까요⁠, 남의 말일까요⁠? 웃음은 이용자 모임에 맡겼습니다⁠. 인공지능 아내와 리모컨을 두고 싸우는 봉달⁠, 단톡방과 생방송을 손가락 두 개로 휘어잡는 엽순⁠, 돋보기를 머리에 얹고 돋보기를 찾는 정례⁠. 무거운 화에도 쉬는 자리에는 꼭 하나씩 넣었습니다⁠. 아픈 자리는 숨기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남긴 녹음 속에는 정례가 듣지 말았어야 할 통화도 있습니다⁠. 회사 대표 세령도 악인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세령 역시 아버지를 되살려 매일 밤 듣는 사람이고⁠, 회사가 닫히면 삼만 가족이 한 번에 저녁을 잃는다는 계산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잇는소리와 「⁠다시 당신⁠」⁠,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인천 연수구와 송도⁠, 인천지방법원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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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384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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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지담2026.11.01· 9화

    결혼사진 앞에서 허리 숙이는 탄영을 정례가 말없이 보는 장면, 숨이 멎었어요.

    • 하청오작가2026.11.01

      탄영 씨는 그 액자를 처음 봤어요. 정례 씨는 그 허리 숙이는 모양을 오래 기억합니다.

  • 소예담2026.11.01· 2화

    셔터 반쯤 내린 미용실에 허리 숙여 들어가는 장면이 너무 익숙해요. 엽순 언니 드라이기 안 끄는 거 웃겨요.

    • 하청오작가2026.11.01

      엽순 씨는 손님 머리가 먼저예요. 정례 씨 이야기는 롤 다 말고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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