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SF재치 있는긴장된따뜻한비정기

주말마다 빌리는 몸

주말에 스물다섯 몸으로 파도를 탄 사이, 내 몸이 사람을 쳤다

여오령@yeooryeong
15화·조회 1.4만·저장 653·완독률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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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39년 여름⁠, 서울⁠. 보험사 사고조사부 부장 길병곤은 마흔여섯이다⁠. 금요일 밤마다 신체 대여 회사 「⁠여벌⁠」의 성수 센터에 가서 손목에 흰 접속 밴드를 차고 눕는다⁠. 눈을 뜨면 스물다섯 살 대학원생의 몸이다⁠. 주말 이틀 동안 양양 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일요일 밤 열 시에 제 몸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빌려준 사람은 잠들어 있고⁠, 병곤의 몸은 센터 지하 보관실 침대에 비어 있다⁠. 가족에게는 회사 산악회에 간다고 말해 왔다⁠. 7월 11일 월요일 아침⁠, 허리를 짚으며 식탁에 앉은 병곤은 텔레비전에서 제 얼굴을 본다⁠. 일요일 새벽 네 시 사십 분⁠, 성수동 횡단보도에서 첫차를 타러 가던 예순세 살 조리원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 용의자⁠. 남색 정장 바지⁠, 걷어 올린 셔츠 소매⁠, 느슨한 넥타이⁠, 손목의 흰 밴드까지 병곤이다⁠. 다만 밴드 끝의 작은 불이 초록색이다⁠. 초록 불은 몸 안에 주인 아닌 사람이 들어 있을 때만 켜진다⁠. 「⁠여벌⁠」 대표 금세창은 보관실 기록을 내민다⁠. 고객님 몸은 주말 내내 침대에 있었고⁠, 빈 몸에는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투자 유치를 코앞에 둔 세창에게는 지켜야 할 회사와 몸을 빌려주고 사는 사람 이천 명이 있다⁠. 경찰은 몸이 한 일은 몸 주인이 한 일로 보고⁠, 몸 대여에 관한 법은 아직 없다⁠. 병곤은 일하던 버릇대로 기록을 쫓는다⁠. 차의 실내 영상⁠, 양양 서핑 숍의 새벽 화면⁠, 피해자가 들은 낯선 말투⁠, 출입 카드로만 열리는 지하 2층⁠. 그 길 한가운데 병곤이 주말마다 빌린 몸의 주인 옥찬율이 있다⁠. 회사 기록을 넘기면 대여 계약이 끊기고 다음 학기 등록금이 막히는 사람이다⁠. 내 얼굴로 저지른 일을 내가 아니라고 말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남의 젊음을 주말마다 빌려 온 사람에게⁠, 제 몸을 돌려받을 자격이 있을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SF · 3040

마흔 넘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 반드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헬스장 등록하고 세 번 가고⁠, 필라테스 체험권 끊고⁠, 젊어 보이는 안경테를 고르고⁠, 월요일 아침이면 허리를 붙잡습니다⁠. 그 마음을 끝까지 밀어붙여 봤습니다⁠. 아예 젊은 몸을 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주말을 어디에 쓸까⁠. 그리고 그동안 비어 있는 내 몸은 누가 지키고 있을까⁠. 웃음은 병곤의 월요일에 몰아 두었습니다⁠. 스물다섯 몸으로 파도를 타고 돌아와 마흔여섯 허리로 출근하는 아침⁠, 필라테스 강사 아내가 골반만 만져 보고 거짓말을 잡아내는 저녁⁠, 영포티라고 놀리면서도 아빠 얼굴이 돌아다니는 숏폼마다 신고를 누르는 딸⁠, 스물다섯 살인데 이름이 병곤이라서 양양 바다에서 놀림받는 남자⁠. 아프게 한 자리는 따로 두었습니다⁠. 첫차를 타러 가던 사람과 그 딸⁠, 그리고 일 년 동안 토요일을 한 번도 깨어서 보내지 못한 스물다섯 살⁠. 여벌⁠, 온새손해보험⁠, 등장하는 의원과 법안⁠,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서울 성수동과 강원도 양양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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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491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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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온유2026.11.01· 9화

    냉장고에 「팔천사백」 붙여 놓고 밥맛 떨어지라고 하는 아내 대사가 너무 현실이라 웃프네요.

    • 여오령작가2026.11.01

      서휴 씨는 화내는 대신 숫자를 붙이는 사람이에요. 병곤 씨는 그 숫자를 볼 때마다 허리가 먼저 아파 옵니다.

  • 라면은세개2026.11.01· 2화

    김밥 한 알을 오래 씹고 나서야 쳐다보는 형사님 너무 좋아요. 셔츠 단추가 힘들어한다는 표현에 빵 터졌어요.

    • 여오령작가2026.11.01

      필구 경위는 그 김밥으로 상대가 얼마나 급한지 봐요. 병곤 씨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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