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를 스토킹했다
여섯 달 집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나를 스토커로 고소했다
서강림@seogangrim작품 소개
2026년 봄, 서울 망원동 원룸 건물 3층 302호. 웹툰 「골목 끝 집」의 배경을 그리는 스물여섯 살 윤예원의 창 아래, 길 건너 스물네 시간 빨래방 앞 가로등 밑에 한 남자가 밤마다 서서 창을 올려다보았다. 예원은 낮에도 블라인드를 내리고, 택배를 가짜 이름으로 받고, 도어락 번호판을 물티슈로 닦았다. 6월에 낸 고소는 7월에 문자 한 줄로 돌아왔다. 「불송치(혐의없음)」. 남자는 다가오지도 연락하지도 않았고, 주머니에는 빨래방 영수증이 있었다. 예원은 블라인드 뒤에 숨는 대신 운동화 끈을 묶었다. 석 달 동안 남자의 출근길과 여의도 회사 앞과 망원역 앞 헬스장까지 거꾸로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10월 8일 목요일 한낮,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는 망원동 언덕 골목. 전봇대 뒤에서 예원이 셔터를 누르자 남색 정장의 남자가 언덕을 달아나듯 오르다가, 모과나무 담장 앞에서 돌아보며 예원을 마주 찍는다. 어깨에 멘 검은 가죽 서류 가방 바깥 주머니에는 「고소장」이라고 쓰인 흰 봉투가 꽂혀 있다. 솔빛물산 법무팀 대리 김도훈이 말한다. “같이 가시죠. 어차피 따라오실 거잖아요.” 경찰서 민원실 나란한 창구에서 예원이 신고하려고 내민 사진 사백 장과 지도 캡처는 그대로 도훈의 고소 증거가 된다. 도훈은 늘 「법적으로는」을 붙이고, 먼저 당한 사람은 자기라고 말한다. 법원이 정한 예원의 국선 변호인은 고등학교 동창 안지혜다. 지혜는 도훈의 팀에서 채권 소송 하청을 받아 사무실 월세를 낸다. 예원이 도훈의 여섯 달을 증명할 증거를 내면 예원의 일도 함께 드러나고, 내지 않으면 도훈은 무혐의로 돌아와 다시 가로등 밑에 선다. 다툼은 원룸 골목에서 회사 익명 게시판과 웹툰 플랫폼 댓글창으로, 다시 「누가 스토커인가」를 묻는 맞고소 법정으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드라마 · 1020 · 사회고발
스토킹 피해를 신고하면 증거를 가져오라는 말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 무서워서 블라인드 뒤에 숨은 사람은 사진을 찍을 수 없고, 사진을 찍으려고 나선 사람은 따라다니는 사람이 됩니다. 이 틈에 선 사람을 쓰고 싶었습니다. 예원도 도훈도 바보로 만들지 않으려 했습니다. 예원은 무서워서 따라갔고, 도훈은 먼저 겪은 일이 있어서 가로등 밑에 섰습니다. 둘 다 이유가 있고, 이유는 둘 다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집착을 마음의 크기로 포장하지 않았고, 따라다닌 일은 끝까지 범죄로 썼습니다. 웃음은 사람 주변에 두었습니다. 마감에 쫓기는 작업실 단톡방, 백 미터를 제 걸음으로 재는 호떡집 사장님, 번호표를 먼저 뽑았다고 말하는 고소인, 수건 한 장을 일흔 번 말린 건조기를 따지는 법정이 있습니다. 예원의 두려움은 웃음거리로 쓰지 않았습니다. 아픈 자리는 블라인드 틈과 발소리와 회색 스케치북 세 권에 모았습니다. 솔빛물산, 웹툰 플랫폼 툰다락, 「골목 끝 집」, 익명 게시판 한마디, 뽀송 빨래방,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망원동·망원시장·합정·여의도·공덕은 실제 지명을, 마포경찰서와 서울서부지방법원은 기관 이름만 빌렸습니다. 스토킹처벌법과 잠정조치, 불송치 통지, 국선 변호인 선정, 피해자 진술은 실제 제도를 따랐고, 사건이 처리되는 속도만 이야기에 맞게 줄였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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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633자
1화(5,900자)
같이 가시죠
2026.11.02
2화(5,528자)
빨래는 밤에 마릅니다
2026.11.02
3화(6,366자)
서면 경고
2026.11.02
4화(5,778자)
하청
2026.11.02
5화(5,713자)
백일 미터
2026.11.02
6화(5,611자)
가로등남
2026.11.02
7화(5,487자)
출근남
2026.11.02
8화(5,753자)
같은 사람
2026.11.02
9화(5,679자)
끝집러
2026.11.02
10화(5,518자)
재계약
2026.11.02
11화(5,328자)
스케치북
2026.11.02
12화(5,421자)
피고인석 두 자리
2026.11.02
13화(5,310자)
건조기
2026.11.02
14화(5,465자)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2026.11.02
15화(5,636자)
선고
2026.11.02
댓글 4
새벽세시2026.11.02· 12화
오른발 벌어진 남자는 망원동에 수백 명이라는 도훈 말이 맞는 말이라 더 무서웠어요. 예원이 그린 그림이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서강림작가2026.11.02
그 물음을 지혜 변호사가 빨래방 결제 기록으로 받아요. 그림 한 장보다 세탁기에 찍힌 시간이 더 정직할 때가 있습니다.
소금빵2026.11.02· 3화
영희 사장님이 제 걸음으로 백 미터 재서 맨홀 앞에서 호떡 건네는 장면ㅋㅋ 법보다 호떡이 빠르네요.
서강림작가2026.11.02
결정문에는 미터만 있고 호떡 얘기는 없으니까요. 사장님은 사장님 방식으로 예원이 편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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