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무관·소액 대출
삼십만 원을 빌렸더니 이십사만 원이 왔다, 보낸 사람은 국숫집 할머니
서강림@seogangrim작품 소개
2026년 12월 3일 목요일 오후, 서울 신림동 고시원 골목. 세로 간판 「고시원」 아래 세워 둔 배달 오토바이 손잡이마다 노란 전단이 꽂혀 있다. 큰 글씨로 「신용 무관」, 아래에 붉은 글씨로 「당일 소액」. 오토바이 할부금 삼십만 원이 막힌 스물세 살 라이더 권인호는 밤 열한 시 사 분에 전단의 번호를 누른다. 신분증을 들고 찍은 셀카와 가족관계증명서와 휴대전화 주소록 삼백십이 명을 넘기자 선이자를 뗀 이십사만 원이 들어온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도금자」. 일주일 뒤 갚을 돈은 오십만 원이고, 전단을 꽂은 사람은 옆방 311호에 사는 수금책 정우진이다. 같은 광고 한 줄이 수원 영통의 열두 평 미용실에도 닿는다. 상가 보증금 인상분을 막으려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와 등록 대부업체 여섯 계단을 내려온 마흔일곱 살 원장 구보영은 일곱 번째 계단에서 이백만 원을 빌리고 열흘마다 이자 육십만 원을 문다. 부천 상동 오피스텔의 추심 콜센터 「한빛 고객센터」에서는 스물아홉 살 상담원 한세연이 대본을 읽다가, 실장이 헤드셋을 벗는 삼 초 동안 「일, 삼, 삼, 이」를 속삭인다.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마흔한 살 분석관 오진경은 도입한 지 몇 달 안 된 AI 분석 체계로 흩어진 신고 삼천여 건을 엮다가, 조직도 한가운데에서 부천 시장 국숫집 주인 일흔네 살 도금자의 이름으로 열린 계좌 열두 개를 본다. 금자는 서른 해 동안 시장 상인들에게 일수를 놓아 왔다. 백만 원을 빌리면 백 일 동안 하루 만 이천 원, 오후 네 시마다 일수 카드에 도장이 하나씩 찍힌다. 은행이 안 빌려준 돈을 금자가 빌려줬다며 시장 상인들은 단속 앞에 천막을 치고, 진경의 국장은 첫 민생 특사경 단속의 얼굴로 할머니를 세우자고 한다. 법정 최고금리를 지키는 등록 대부업체 동백금융의 대표 고태준은 자기가 문을 닫으면 신용점수 낮은 손님 사천 명이 더 깊은 사채로 간다고 말한다. 우진은 인호가 안 갚으면 제 빚이 늘고, 인호는 갚을수록 빚이 늘어난다. 다툼은 고시원 복도와 시장 천막과 미용실 의자에서 금감원 회의실과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으로, 다시 특사경의 첫 압수수색과 콜센터가 통째로 짐을 싸는 밤과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 소송 법정으로 넓어진다. 갚지 않아도 되는 빚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내놓고 고른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스릴러·공포·추리 · 1020 · 사회고발
「신용 무관·당일 소액」은 길바닥 전단에서 흔히 보는 두 마디입니다. 급한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 꼭 두 마디라서 사람들이 번호를 누릅니다. 금융감독원이 AI로 흩어진 피해 신고를 엮어 조직을 찾기 시작했다는 기사를 읽고, 같은 광고 한 줄에 걸린 사람들을 네 자리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빌린 사람, 돌려막다 내려온 사람, 받아 내는 전화를 거는 사람, 화면으로 조직을 엮는 사람입니다. 어느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쉽게 이기지 않으려 했습니다. 금자는 은행이 안 빌려준 돈을 빌려줬고, 상인들은 다음 달이 걱정이고, 태준은 사천 명을 말하고, 우진은 저도 갚아야 산다고 하고, 국장은 첫 단속이 커야 새 제도가 산다고 믿습니다. 웃음은 사람 주변에 두었습니다. 계란 하나에 메모지가 세 장 붙는 고시원 공용 주방, AI 배차를 욕하는 라이더 쉼터, 사채업자 머리를 자르며 주식 이야기를 하는 단골 아주머니들, 관청 말투로 협박하는 콜센터 대본, 개조식으로 말하는 금감원 회의실이 있습니다. 빚진 사람의 두려움은 웃음거리로 쓰지 않았습니다. 아픈 자리는 노란 전단과 일수 도장과 오후 네 시에 모았습니다. 수법은 언론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수준까지만 넣었습니다. 모든 인물과 한빛 고객센터, 동백금융, 부천 느티나무시장, 금자네 국수, 보영헤어, 청솔고시원은 지어낸 것입니다. 신림동·영통·상동·원미동·송도는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금융감독원의 AI 분석 체계와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 개정 대부업법, 개인채무자보호법, 1332·132·1397·1600-5500, 채무자대리인, 무효 확인서는 실제 제도를 따랐고, 민생 특사경의 출범 날짜와 AI 화면의 모습은 이야기에 맞게 지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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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386자
1화(5,325자)
신용 무관
2026.11.02
2화(5,413자)
일곱 번째 계단
2026.11.02
3화(5,381자)
채무자 공개
2026.11.02
4화(5,393자)
개조식
2026.11.02
5화(5,372자)
대본
2026.11.02
6화(5,450자)
커트 만 오천 원
2026.11.02
7화(5,344자)
오후 네 시
2026.11.02
8화(5,391자)
너도 사백이잖아
2026.11.02
9화(5,354자)
엄마 이름
2026.11.02
10화(5,406자)
무효
2026.11.02
11화(5,348자)
생신
2026.11.02
12화(5,312자)
짐 싸는 밤
2026.11.02
13화(5,409자)
첫 압수수색
2026.11.02
14화(5,435자)
피고 도금자
2026.11.02
15화(5,450자)
당일 소액
2026.11.02
댓글 4
책갈피곰2026.11.02· 6화
실장이 커트 받으면서 단골 목록이랑 남편 회사 번호를 꺼낼 때 가위 든 손이 얼마나 떨렸을까요. 보영 씨 1332에 전화한 거 잘했어요!
서강림작가2026.11.02
가위를 쥔 채로 웃어야 하는 자리라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 전화 한 통이 진경의 화면까지 이어집니다.
우산없음2026.11.02· 1화
골목 오토바이 여섯 대에 다 꽂힌 노란 전단 「신용 무관」. 배달하는 친구 말로는 진짜 매주 꽂혀 있대요.
서강림작가2026.11.02
전단은 여섯 대에 똑같이 꽂혀도 받는 사람 사정은 다 달라요. 인호는 하필 그 주에 통장이 비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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