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판타지긴장된재치 있는따뜻한비정기

IMF 전날로 회귀한 부장

쉰여덟 부장이 눈뜬 곳은 부도 열흘 전, 옛 과장의 몸이었다

노범우@nobeomu
15화·조회 1.5만·저장 531·완독률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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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7년 봄⁠, 서른 해 원단을 판 쉰여덟 살 부장 반용준은 명예퇴직 송별회를 마치고 을지로 뒷골목을 걷는다⁠. 첫 직장 탁산섬유의 본사가 있던 자리⁠, 골목에 하나 남은 공중전화 앞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진다⁠. 눈을 뜨니 1997년 11월 18일 아침⁠, 상계동 아파트의 낯선 이불 속이다⁠. 거울 속 얼굴은 2⁠:8 가르마에 뿔테 안경을 쓴 서른일곱 살 남자⁠, 스물여덟 살의 용준을 가르치던 영업2과 과장 편우곤이다⁠. 탁산섬유는 열흘 뒤 부도가 나고⁠, 동료 이백 명이 한꺼번에 길에 나앉는다⁠. 회장 탁재황은 은행 세 곳에서 끌어온 단기 빚으로 하루하루 부도를 막는다⁠. 웃는 얼굴로 직원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고⁠, 우리사주 2차 신청서를 들고 사무실마다 돈다⁠. 소문이 이 층 밖으로 나가면 사내 예금 창구에 줄이 서고⁠, 줄이 서면 은행이 먼저 알고⁠, 그러면 열흘이 아니라 하루라고 말한다⁠. 탁재황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용준은 날짜도 금액도 알지만 과장의 명함으로는 회장실 문턱도 넘지 못한다⁠. 용준은 열흘 동안 을지로에서 대구 염색공장으로⁠, 구미 직물공장으로⁠, 안산 봉제공장으로 뛴다⁠. 영업2과 막내 자리에는 스물여덟 살의 자기 자신이 앉아 있고⁠, 단짝 동기 곽순구는 친구의 말을 믿고 회사를 먼저 떠날지 남아서 함께 막을지 갈린다⁠. 남편이 달라졌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챈 아내 여금채⁠, 직기 소리만 듣고 고장을 짚는 구미의 반장 하소례⁠, 회장과 스무 해 술친구인 은행 지점장 엄우택⁠. 밤 열두 시마다 편우곤의 삐삐에는 1997년에는 없는 「⁠010⁠」 번호가 뜬다⁠. 일은 과 하나에서 공장 셋으로⁠, 공장에서 외환 위기에 빠진 한 나라의 첫 열흘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판타지 · 5060

1997년 11월을 기억하는 분들은 날짜보다 소리를 먼저 떠올리십니다⁠. 밤 뉴스의 발표⁠, 공장 셔터 내려오는 소리⁠, 다이얼 전화가 쉬지 않고 울리던 사무실⁠. 그 열흘로 돌아간 사람이 미래를 안다고 해서 무엇을 막을 수 있을까를 오래 생각했습니다⁠. 나라에 달러가 바닥난 일은 한 사람이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지킬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동료의 집⁠, 통장에 모은 돈⁠, 다음 날 아침 갈 일자리⁠. 반용준은 지킬 것이 늘어날수록 회장을 닮아 갑니다⁠. 입을 다물고⁠, 거짓말을 하고⁠, 남의 도장을 찍습니다⁠. 웃음은 2027년의 쉰여덟 살이 1997년의 서른일곱 살 몸에 들어가서 나는 것들에 맡겼습니다⁠. 삐삐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고⁠, 돋보기를 찾다가 글씨가 다 보여서 놀라고⁠,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오르다가 무릎이 안 아파서 웃습니다⁠. 영업2과 막내로 앉은 스물여덟 살의 자기를 꾸짖다가 「⁠꼰대⁠」 소리를 듣고⁠, 2027년의 아내는 병상의 남편이 잠꼬대로 부르는 「⁠금채⁠」가 누구냐고 따집니다⁠. 아픈 자리는 회장 탁재황의 말이 끝까지 맞는 대목에 두었습니다⁠. 탁산섬유와 세 은행⁠, 미국 의류회사 그레이슨 어패럴⁠,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1997년 11월의 환율과 정부 발표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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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337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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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훈2026.11.01· 9화

    립스틱을 지웠다가 다시 바르는 금채 씨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학원 상담 날 바르는 색이라니요.

    • 노범우작가2026.11.01

      금채 씨에게 은행 가는 날은 싸우러 가는 날이에요. 그래서 상담 날의 색을 고릅니다.

  • 진해솔2026.11.01· 2화

    「카드 전용」 공중전화 앞에서 주머니 뒤지는 장면, 그 시절 겪어 본 사람만 아는 답답함이에요.

    • 노범우작가2026.11.01

      1997년 십일월에는 카드 전화가 막 늘던 때였어요. 회귀한 사람이 제일 먼저 막히는 게 그런 작은 것들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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