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편의점 야간 알바는 시급이 금화다
자정에 창고 뒷문이 열리면 컵라면 하나가 은화 두 닢이 된다
채온유@chaeonyu작품 소개
2026년 겨울, 서울 신림동 삼거리의 밤새마트. 학자금 대출 이천팔백칠십만 원을 짊어진 휴학생 옥다율은 시급 좀 세다는 말에 야간 알바를 시작합니다. 점장 도팔석의 인수인계는 딱 하나였습니다. “자정 넘으면 지방 손님 와. 창고 뒷문으로. 앞문으로 내보내려고 애쓰지 마. 못 나가.” 자정, 창고 철문을 두드린 건 사랑니가 아파 사흘을 못 잤다는 엘프 기사였습니다. 진통제 한 통 값으로 계산대에 금화가 떨어졌습니다. 뒷문 너머는 국경 도시 하르펜의 밤시장입니다. 드워프 상인 그롬바는 컵라면 삼 분을 기도처럼 기다리고, 경비병들은 핫팩을 화염석이라 부르며 품에 넣습니다. 첫날 밤 다율이 번 돈은 금화 여덟 닢. 시급이 금화였습니다. 문제는 새벽 세 시에 들어온 손님이었습니다. 검은 저울 상회의 회장 바르텐은 아무것도 사지 않고 계산대 위에 금괴를 내려놓았습니다. 이 문을 빌려 달라고, 새벽마다 상자 하나만 앞문으로 내보내 달라고. 상자 안에는 하르펜에서는 등잔 기름이고 서울에서는 사람을 취하게 하는 보랏빛 마정석이 들어 있었습니다. 다율은 거절했고, 바르텐은 다음 날부터 수를 둡니다. 서울 골목에 견본을 흘리고, 뒷문 앞에 경비대 초소를 세우고, 시장의 저울을 쥐고, 점장에게 금괴를 들이밉니다. 다율이 가진 건 진열대의 물건과 계산대 앞에서 단련한 입, 그리고 하나씩 늘어 가는 두 세계의 단골들뿐입니다. 편의점에서 하르펜 시장으로, 시장에서 국경 성채로. 컵라면 한 개가 퍼질 때마다 판은 커지고, 바르텐의 저울 뒤에 선 사람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새벽 네 시가 되면 문은 닫힙니다. 그때 누가 어느 쪽에 남아 있을까요?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해 본 사람은 압니다. 새벽 세 시의 손님은 다 사연이 있다는 것을요. 저는 그 손님들 사이에 엘프와 드워프와 밀수꾼을 섞어 보고 싶었습니다. 계산대는 작은 국경입니다. 무엇이 넘어가고 무엇이 막히는지를 알바생 하나가 정합니다. 그 사람이 등록금 빚에 쫓기는 스물네 살이라면, 금괴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웃음은 오해에서 나옵니다. 삼각김밥의 1·2·3 뜯는 순서를 부적 의식으로 아는 하르펜 사람들, 뒷문 너머가 이세계라는 걸 끝까지 「강원도 쪽」이라 우기는 점장. 아픈 자리는 보랏빛 돌입니다. 서울로 넘어온 마정석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그 돌을 쥔 사람들의 손과 얼굴로만 썼고, 다루는 법은 적지 않았습니다. 다율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컵라면을 수십 배 값에 팔고, 그녀가 이길수록 하르펜의 양초 장수와 땔감 장수가 손님을 잃습니다. 그녀는 그걸 알고도 계산대를 지킵니다. 밤새마트와 하르펜, 인물과 가게 이름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이 이야기에 남긴 반응
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441자
1화(6,029자)
금괴에는 바코드가 없다
2026.10.25
2화(5,386자)
워크인의 보랏빛
2026.10.25
3화(5,321자)
고시촌의 견본
2026.10.25
4화(5,401자)
저울 대 저울
2026.10.25
5화(5,383자)
스무 시간
2026.10.25
6화(5,415자)
벌금은 국물로
2026.10.25
7화(5,377자)
강원도 쪽 손님
2026.10.25
8화(5,291자)
장날 전야
2026.10.25
9화(5,355자)
문 앞의 방
2026.10.25
10화(5,290자)
네 시까지
2026.10.25
11화(5,451자)
바르텐의 서울
2026.10.25
12화(5,538자)
성채의 손님
2026.10.25
13화(5,301자)
얼음 이빨
2026.10.25
14화(5,411자)
싣지 않는 손
2026.10.25
15화(5,664자)
앞문과 뒷문
2026.10.25
판타지 작품 더 보기
드래곤이 처음으로 먹지 않은 아이
황보겸·조회 1.8만
저승사자도 반한 트로트 가수
지백솔·조회 1.5만
저주받은 공녀의 전속 요리사
소예담·조회 1.8만
영끌 전날로 회귀했다
문채겸·조회 1.5만
채온유 작가의 다른 작품
드래곤 알을 주웠더니 우리 원룸이 둥지가 되었다
채온유·조회 1.8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