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도 반한 트로트 가수
예순둘 무명 가수가 노래하면 저승의 부름이 들리지 않는다
지백솔@jibaeksol작품 소개
2027년 7월 초, 경기 일산 새빛방송 별관의 트로트 오디션 트롯 왕관전 예선장. 서른 해 동안 장터와 개업식과 칠순 잔치만 돌던 예순두 살 가수 금말희가 금색 스팽글 드레스를 입고 제 은색 마이크를 쥐고 무대에 오른다. 신청서는 요양병원에 누운 남편이 몰래 냈다. 2절 후렴에 들어가는 순간 객석 맨 뒷줄의 노인 하나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고, 기둥 옆에 선 검은 갓의 사내가 종소리 같은 목소리로 노인의 이름을 부른다. 두 번째 부름은 말희의 꺾기에 묻힌다. 검은 갓의 사내는 저도 모르게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려다 멈춘다. 연출을 맡은 PD 염유준은 복도에서 말희를 떨어뜨린다. 지난 시즌 결승에 오른 일곱 명은 모두 서른 살 아래였고, 이번 시즌 시청률이 모자라면 프로그램도 제작진 서른 명의 일자리도 없어진다. 주차장의 1톤 트럭 조수석에는 저승사자가 앉아 기다린다. 당신 노래가 들리는 곳에서는 저승의 부름이 닿지 않으니 노래를 그만두라고. 말희는 그만둘 수 없다. 첫 팬이 된 여든한 살 이발사 오학주가 동영상 채널을 열고, 경로당 무대마다 할머니들이 투표하는 법을 배운다. 무대는 예선장 하나에서 전국의 장터와 경로당으로, 다시 저승과 이승이 함께 지켜보는 결승 생방송으로 넓어진다. 서른 해 반주자 주옥배는 PD에게 젊은 경쟁자의 편곡을 제안받고 흔들리고, 저승사자는 화마다 저승의 규칙을 하나씩 털어놓는다. 그리고 결승이 열리는 밤은 음력 칠월 보름, 백중이다. 노래를 멈추면 무대를 잃고, 노래를 하면 누군가 떠나지 못한다. 예순두 살의 마지막 무대에서 말희는 누구의 이름을 부르게 될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 5060
트로트 행사장 맨 뒷줄에는 늘 서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언제든 박수를 치고 일어나려고요. 저승사자도 그런 관객이었으면 했습니다. 일하러 왔다가 노래에 홀려 손뼉을 치려다 멈추는 사람. 무명 가수의 서른 해와 저승사자의 쉰여섯 해가 같은 박자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웃음은 가족 단톡방에서 엄지척 곰 이모티콘만 보내는 남편, 독수리 타법으로 팬클럽을 꾸리는 여든한 살 이발사, 유튜브를 유투부라 부르며 하오체로 박자를 지적하는 저승사자에게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숨기지 않았습니다. 요양병원의 밤 열 시 영상 통화, 노래 한 곡에 걸린 숨, 사람을 보내는 일. 다만 늙음과 죽음을 누구의 놀림감으로도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몸은 느려도 말희의 판단은 끝까지 빠릅니다. 새빛방송과 트롯 왕관전, 노래 「곱빼기 인생」과 「당신 이름 석 자」,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일산·파주·괴산·영천은 실제 지명을 빌렸고, 사잣밥과 백중은 우리 옛 풍습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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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415자
1화(5,489자)
예선장
2026.10.31
2화(5,521자)
고추 장터
2026.10.31
3화(5,513자)
허공에 호통
2026.10.31
4화(5,357자)
사잣밥
2026.10.31
5화(5,343자)
영천 장날
2026.10.31
6화(5,441자)
패자 부활전
2026.10.31
7화(5,429자)
석 달
2026.10.31
8화(5,418자)
열 시
2026.10.31
9화(5,523자)
하모니카
2026.10.31
10화(5,327자)
마지막 노래
2026.10.31
11화(5,332자)
준결승
2026.10.31
12화(5,344자)
감찰
2026.10.31
13화(5,403자)
옛 규례
2026.10.31
14화(5,348자)
순서
2026.10.31
15화(5,431자)
백중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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