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로맨스·로판따뜻한서정적인긴장된비정기

꿈에서 만나는 남녀북남

새벽 세 시 십 분에 잠들면, 철조망 건너 북쪽 하사가 있다

기담오@gidamo
15화·조회 1.5만·저장 603·완독률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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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8년 봄⁠, 서울 마포 소방서 숙직실⁠. 구조대 소방장 강유채는 출동을 마치고 새벽 세 시 십 분에 눕는다⁠. 눈을 감으면 분홍빛 새벽이 멈춘 바닷가가 나오고⁠, 발목까지 오는 물속에 가는 철조망 한 줄이 바다 끝까지 뻗어 있다⁠. 철조망 건너편에는 국방색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마른 남자가 서 있다⁠. 압록강 가 신의주 국경 초소의 하사 리광혁⁠. 두 사람은 한 달 넘게 밤마다 만나 짜장면과 강냉이밥을⁠, 불 끈 이야기와 강 지킨 이야기를 주고받아 왔다⁠. 같은 시각에 잠들어야 만나고⁠, 꿈에 들고 간 물건은 손에 남지 않고⁠, 꿈에서 들은 말은 깨어나도 한 글자까지 남는다⁠. 어느 밤 광혁이 부탁한다⁠. 엔진이 꺼진 채 서해를 떠내려가는 목선 한 척⁠, 파란 방수포⁠, 사람 셋⁠. 유채가 아침에 해양 긴급 신고 번호를 누르고⁠, 오후에 배가 백령도 서쪽 바다에서 발견된다⁠. 저녁에는 한국 정보기관 담당관 서민영이 소방서 차고로 찾아와 묻는다⁠. “⁠몇 시에 주무세요⁠?⁠” 강 건너편에서는 보위부 소좌 오창익이 광혁의 초소를 뒤진다⁠. 민영은 유채에게 초소의 총과 근무 순서를 캐 오라 하고⁠, 창익은 광혁에게 남쪽 정보기관의 이름을 받아 오라 한다⁠. 민영은 열 살 때 서해 경계선 너머로 끌려간 아버지를 잃었고⁠, 창익은 스무 해 전 압록강 한가운데에서 누이를 잃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지키려고 거짓을 섞는다⁠. 거짓이 섞인 밤마다 바닷가의 철조망이 한 뼘씩 높아지고 가시가 돋는다⁠. 다툼은 꿈속 바닷가에서 두 기관의 신문실로⁠, 압록강 유람선과 단둥의 강변으로⁠, 다시 두 나라가 몰래 마주 앉는 자리로 넓어진다⁠. 그러는 사이 사진 한 장이 나온다⁠. 광혁의 할아버지가 일흔여덟 해 동안 품어 온 사진 속 소년과 소녀⁠. 유채의 할머니는 사진을 보자마자 말한다⁠. “⁠내 오라비다⁠.⁠” 철조망 건너 손끝이 닿기 직전에⁠, 두 사람은 꿈이 아닌 곳에서 만날 길을 고른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로맨스·로판 · 3040

남과 북 사이에는 전화선도 끊기고 우편도 없는데⁠, 잠만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각에 잠드는 두 사람이 있다면⁠, 두 나라는 그 잠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연애 이야기를 쓰려다가 두 기관과 두 나라와 두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데려오게 됐습니다⁠. 광혁의 하루는 초소와 배급 감자와 배고픈 동료의 하루로 썼습니다⁠. 북쪽을 깎아내리지도 치켜세우지도 않고⁠, 강가에서 밤을 새우는 서른세 살 남자의 하루로요⁠. 웃음은 아재 개그로 출동 대기실을 데우는 구조대 팀장⁠, 소개팅 앱과 씨름하는 막내 소방사⁠, 늘 배고픈 상등병 철민⁠, 그리고 이름은 옥순인데 평생 한 번도 순했던 적이 없다는 아흔 살 할머니에게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민영과 창익에게 두었습니다⁠. 둘 다 국경에서 사람을 잃었고⁠, 둘 다 자기 방식으로 다시는 잃지 않으려 합니다⁠. 두 사람이 틀렸다고 쓰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마포 소방서 숙직실⁠, 꿈속 바닷가⁠,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신의주와 단둥⁠, 백령도와 판문점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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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393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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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린독자2026.11.01· 9화

    목에 가시 닿은 채로 서로 쳐다보는 장면, 숨 참고 읽었어요. 유채가 뭘 뺀 거예요?

    • 기담오작가2026.11.01

      유채가 뺀 한 줄이 다음 화부터 두 사람 사이에 남습니다. 광혁은 쇠줄이 움찔한 순간을 다 봤어요.

  • 밤산책2026.11.01· 2화

    짜장면 곱빼기랑 감자 두 알 바꾸는 장면 너무 귀여운데, 마지막에 기관총 몇 정이냐고 물으니까 확 차가워지네요.

    • 기담오작가2026.11.01

      꿈속 바닷가는 둘만의 자리처럼 보여도, 깨어나면 두 기관이 기다리고 있어요. 철조망이 언제 움직이는지 잘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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