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판타지재치 있는따뜻한서늘한비정기

귀신 노조 파업

오백 년 야근한 귀신들이 머리띠를 맸다, 교섭은 신입 몫이다

기담오@gidamo
15화·조회 1.4만·저장 458·완독률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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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30년 12월⁠, 자정을 넘긴 서울 시청역 2호선 승강장⁠. 막차 문이 닫히자 형광등이 징 하고 울고⁠, 반투명한 하늘색 귀신 칠백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다들 이마에 붉은 머리띠를 맸다⁠. 맨 앞에 뜬 조선 순라군 귀신 장귀석이 종이 상자를 뜯어 만든 피켓을 흔들며 선언문을 읽는다⁠. 막차 승객을 깨워 주고 언 계단을 알려 주고 졸음운전 택시 기사의 목덜미에 찬 바람을 불어 온 지 오백 년⁠, 야근 수당도 제삿밥도 없었다⁠. 서울귀신노동조합은 오늘 밤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선언문을 받아 든 사람은 시청 지하 3층 귀신관리과에 발령받은 지 석 달 된 스물아홉 살 주무관 여소연이다⁠. 과 직원은 과장까지 둘이고⁠, 과장은 전화로 하품을 하며 말한다⁠. “⁠교섭 담당 너야⁠.⁠” 서울시는 귀신에게 줄 예산 항목이 법에 없다고 버티고⁠, 귀신이 손을 뗀 서울의 밤에는 사고 신고가 하룻밤 사이 세 배로 뛴다⁠. 시는 퇴마 업체 맑은밤퇴마를 불러 팥 자루와 꽹과리 스피커로 파업 귀신을 서울 밖으로 밀어내려 한다⁠. 귀신은 막차부터 첫차 전까지만 보이고⁠, 산 사람 몸을 만지지 못하고⁠, 누가 이름을 불러 차려 준 밥을 먹어야 기운이 난다⁠. 소연이 쥔 것은 낮의 결재판과 밤의 보온병뿐이다⁠. 교섭 사흘째 밤⁠, 막차 맨 끝 칸에서 노조 부위원장이 나온다⁠. 주황 형광 조끼에 고무장갑을 낀⁠, 육 년 전 시청역에서 밤 청소를 하다 쓰러진 소연의 엄마 민정숙이다⁠. “⁠교섭 중에는 엄마 말고 부위원장이라고 부르세요⁠.⁠” 싸움은 막차에서 시장실로⁠, 퇴마 업체의 팥 줄로⁠, 남산 목멱대왕이 앉은 서울 신령들의 모임으로 넓어지고⁠, 동짓날 가장 긴 밤의 막차에서 죽은 사람들의 첫 임금 협상안이 오른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판타지 · 1020

막차를 타면 늘 누군가 졸고 있습니다⁠. 내릴 역을 지나칠 것 같은데 신기하게 다들 제때 일어나 내립니다⁠. 누가 깨워 주는 걸까⁠, 그 사람은 수당을 받을까⁠.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밤에 일하다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웃음은 노조 말투를 쓰는 조선 귀신들⁠, 투쟁가를 디제이 멘트로 트는 선전부장⁠, 결재 반려 사유에 「⁠귀신이 사람인지부터 정리할 것⁠」을 적는 시청⁠, 「⁠귀신이 안 깨워 줘서 차량기지까지 갔어요⁠」 같은 민원 전화에 맡겼습니다⁠. 귀신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웃음거리로 쓰지 않았습니다⁠. 아픈 자리는 소연이 엄마에게 육 년 동안 밥 한 그릇 차려 드리지 않았다는 데 두었습니다⁠. 시청의 이유도⁠, 퇴마 업체의 이유도⁠, 신령들의 이유도 끝까지 살려 두려고 했습니다⁠. 법에 없는 돈을 쓰지 않는 공무원은 옳고⁠, 사람 목숨을 협상 카드로 쓰지 말라는 퇴마사도 옳습니다⁠. 서울귀신노동조합⁠, 맑은밤퇴마⁠,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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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422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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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밤에책2026.11.01· 9화

    탈퇴서 이백 장에서 울컥했어요. 웃으며 가는 게 더 아프다는 귀석 대사가 오래 남아요.

    • 기담오작가2026.11.01

      오백 년 지킨 밤이 종이 몇 장으로 정리되는 게 귀석에게는 제일 큰 패배였어요. 김밥집 할머니 단톡방도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 막차승객2026.11.01· 2화

    막차에서 졸다가 늘 제때 깨는 게 귀신 덕분이었다니… 오늘부터 내릴 때 인사하고 내릴게요.

    • 기담오작가2026.11.01

      인사 받으면 귀석 위원장님이 아주 좋아하실 겁니다. 다만 수당 얘기는 따로 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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