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전날로 회귀했다
아내는 이미 도장을 찍었고, 남편은 집값의 끝을 안다
문채겸@moonchaegyeom작품 소개
2027년 10월, 경기 동탄의 견본주택 상담실. 마흔한 살 은행원 반형우는 넉 달째 안 팔리는 집을 내놓고, 이자 문자를 받으며 여기까지 왔다. 분양대행사 대표 구경렬이 젊은 부부에게 하는 말은 여섯 해 전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사요.” 형우는 부부의 계약서를 손바닥으로 덮다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진다. 손목의 낡은 가죽 시계가 오후 세 시 십일 분에서 멈춘다. 눈을 뜨니 2021년 8월 20일 밤, 세 번째 전셋집의 거실이다. 무릎이 안 아프고, 이마는 여전히 조금 넓고, 내일 오후 두 시가 본계약이다. 아내 맹해린은 몇 시간 전에 가계약금을 보내고 도장을 찍어 두었다. 세 번 이사 다닌 전세살이를 끝내고, 내년 봄 입학하는 아들 새결의 학교를 지키고 싶어서다. 형우가 “나 미래에서 왔어”라고 말하자 해린은 몇 잔 마셨느냐고 묻는다. 멈춘 시계 위에는 빨간 숫자 하나가 떠 있다. 2027년 10월 16일, 형우네 집이 가진 것에서 진 빚을 뺀 돈이다. 형우는 계약을 깰지, 꼭대기에서 버틸 돈을 미래를 아는 채로 주식에서 벌어 올지 갈린다. 같은 단지 계약자 협의회를 이끄는 처형 맹서흔은 형우의 말을 반쯤 믿고, 아내는 형우가 아는 미래로 더 큰 판을 짜기 시작한다. 계약자 이천 가구의 단톡방은 웃돈이 붙을 때마다 축포를 쏘고, 형우가 일하는 은행 지점은 이천 가구의 중도금 대출을 쥐고 있다. 경렬의 말은 앞으로 두 해 동안 맞는다. 형우는 경렬이 어떻게 자기 말을 맞게 만드는지 아직 모른다. 손을 잡으면 시계는 상대의 숫자도 보여 준다. 도망치는 길마다 다른 사람의 숫자가 빨갛게 바뀔 때, 형우는 무엇을 팔고 무엇을 끝까지 쥐고 있을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 3040 · 사회고발
서른다섯에서 마흔 사이에 집을 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대개 계약하던 날의 날씨를 기억합니다. 볕이 좋았다거나 비가 왔다거나. 계약하던 날 들은 말도 기억합니다. 지금 안 사면 못 산다. 다들 산다. 내일이면 늦는다. 계약 전날로 돌아간 남자가, 자기가 아는 미래가 남의 미래를 밟고 서 있다는 것을 알아 가는 두 해를 썼습니다. 집과 주식, 웃돈과 하한가가 같은 식탁에서 오가는 부부의 두 해입니다. 웃음은 이천 가구 단톡방의 공지와 이모티콘, 주식 차트로 아침 인사를 하는 은행 동기, 미래 유행어를 2021년에 내뱉는 주인공, 퍼터를 들고 결재하는 지점장에게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숫자로 두었습니다. 시계 위의 빨간 숫자는 크게 바뀌는 날보다 안 바뀌는 날이 더 무섭습니다. 휘담 리버파크, 휘담디앤씨, 단비하우징, 새마루은행, 벼리셀, 윤슬바이오와 모든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동탄은 실제 지명을 빌렸고, 기준금리가 오른 날짜는 실제 발표를 따랐습니다. 작품 속 어떤 종목이나 투자도 권하는 뜻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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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507자
1화(5,538자)
지금 안 사면
2026.10.31
2화(5,405자)
도장 위의 손
2026.10.31
3화(5,529자)
거래정지
2026.10.31
4화(5,712자)
천구백팔십칠 명
2026.10.31
5화(5,619자)
웨딩홀 총회
2026.10.31
6화(5,619자)
매수인
2026.10.31
7화(5,533자)
같은 주소
2026.10.31
8화(5,514자)
존버
2026.10.31
9화(5,451자)
위약금
2026.10.31
10화(5,431자)
대기 발령
2026.10.31
11화(5,660자)
꼭대기
2026.10.31
12화(5,423자)
하한가
2026.10.31
13화(5,321자)
견본주택
2026.10.31
14화(5,414자)
벼리셀
2026.10.31
15화(5,436자)
흰 탁자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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