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로 빙의한 악녀 며느리
며느리 괴롭히다 쫓겨날 시어머니로 깨어났는데, 며느리가 금고를 털고 있다
진새온@jinsaeon작품 소개
2027년 가을, 출판사 마케팅 부장 위혜수는 마흔넷이다. 다음 주 회의에 낼 띠지 문구를 쓰려고 시월드 막장 로판 『공작가의 꽃』을 새벽까지 읽다가 휴대전화를 얼굴에 떨어뜨린 채 잠든다. 눈을 뜬 곳은 에스테란 왕국 수도 루비에의 로슈몽 공작저 안방이다. 거울 속에는 은빛 섞인 금발을 틀어 올린 쉰 살 무렵의 여자, 원작에서 착한 며느리를 들볶다가 겨울 연회에서 며느리 찻잔에 독을 탔다는 죄로 북쪽 수녀원에 쫓겨나는 공작부인 마르셀린이 앉아 있다. 하녀가 올린 첫 찻잔에 혀가 먼저 대답한다. “다시.” 혜수는 며느리 노릇 열여섯 해의 경험으로 착한 시어머니가 되기로 한다. 원작에서 찻잔을 던지던 아침, 며느리 셀레스타에게 곳간 열쇠를 웃으며 건넨다. 밤이 되어도 잠이 안 와 저택을 한 바퀴 돌던 혜수는 지하 금고 문틈에서 촛불을 본다. 허리까지 오는 붉은 곱슬머리의 셀레스타가 공작 인장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처음 보는 문서를 펼쳐 놓았다. 셀레스타는 독자들이 사랑한 원작의 착한 며느리가 아니다. 몰락한 친정을 살릴 길이 이것뿐이라 공작가의 금고와 인장을 하나씩 손에 넣는 중이다. 막으면 원작대로 며느리 괴롭히는 시어머니가 되고, 안 막으면 공작가가 무너진다. 혜수는 회사에서 이십 년 버틴 기술을 꺼낸다. 아침 회의를 열고, 시녀장의 귀를 사고, 주방장 앞에서 맛을 가리고, 수도 상인 조합장과 값을 흥정한다. 남들은 갑질이라 부르던 시어머니의 까다로운 혀가 이 집에서 무엇이 새고 있는지 가장 먼저 안다. 셀레스타를 사랑하는 아들 공작 오렐리앙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날마다 편을 바꾸고, 싸움은 안방에서 수도의 살롱으로, 살롱에서 셀레스타의 친정을 무너뜨린 사람이 앉아 있는 왕궁으로 번진다. 원작이 정해 둔 겨울 연회까지 사십 일. 혜수의 혀는 연회 날 누구의 찻잔을 먼저 맛보게 될까?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로맨스·로판 · 3040
회귀·빙의 웹소설을 읽는 3040 독자는 대개 며느리 자리에 감정을 둡니다. 저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십 년쯤 지나면 우리 중 누군가는 시어머니가 됩니다. 아이가 커서 제 짝을 데려오는 날, 나는 무엇을 쥐고 있고 무엇을 내려놓을까. 엄마들이 하는 고민은 아이가 어릴 때만 있는 게 아니라 아이가 다 큰 뒤에도 모양을 바꿔 이어집니다. 마흔넷 직장인 엄마를 쉰 살 공작부인의 몸에 넣어 이 고민을 미리 겪게 했습니다. 웃음은 혜수의 회사 버릇에서 냈습니다. 하인들을 모아 아침 회의를 열고, 며느리를 ‘셀레스타 씨’라고 부르고, 사교계 살롱을 학부모 단톡방처럼 읽고, 상인 조합장 앞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합니다. 아픈 자리는 혀에 두었습니다. 남들이 트집이라 부르던 시어머니의 입맛이 사실은 이 집을 지키던 감각이었고, 혜수는 이 혀를 누구를 위해 내놓을지 스스로 골라야 합니다. 에스테란 왕국, 수도 루비에, 로슈몽 공작가, 소설 『공작가의 꽃』과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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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357자
1화(5,437자)
다시
2026.10.31
2화(5,380자)
셀레스타 씨
2026.10.31
3화(5,401자)
소금이 다르다
2026.10.31
4화(5,338자)
초대장
2026.10.31
5화(5,380자)
밀가루에 분필
2026.10.31
6화(5,325자)
북쪽 방
2026.10.31
7화(5,304자)
북탑의 아버지
2026.10.31
8화(5,377자)
왕대비의 찻잔
2026.10.31
9화(5,312자)
빵 줄
2026.10.31
10화(5,329자)
아들의 서명
2026.10.31
11화(5,358자)
쓴 차
2026.10.31
12화(5,334자)
혀 없는 시어머니
2026.10.31
13화(5,412자)
북탑
2026.10.31
14화(5,312자)
겨울 연회
2026.10.31
15화(5,357자)
안방의 차
202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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