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비무대회의 판돈은 내가 받는다
무공은 하나도 모르는 노름꾼이 고수들의 승부에 판을 열었다
설묵향@seolmukhyang작품 소개
고백부터 하겠습니다. 저 왕삼통은 주먹 한 번 제대로 쥐어 본 적이 없는 개봉 뒷골목 노름꾼입니다. 잘하는 건 딱 하나, 엎어 놓은 대접 안에서 주사위가 어떻게 구르는지 귀로 듣는 것뿐이지요. 그런데 개봉 뒷골목 빚을 죄다 사들인 흑룡방 방주 탁문석이 제 빚 천 냥을 들고 와 마주 앉더니, 십 년 만에 열리는 숭산 천하제일 비무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갚지 못하면 목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숭산으로 갔습니다. 대회장 산문 아래 객잔 거리에서, 칼 쓰는 고수들의 승부에 돈을 거는 판을 직접 열었습니다. 돈은 객잔 안주인 갑례가 쌀독에 맡고, 허풍만 남은 옛 스승 구팔봉이 옆에서 거들고, 노름이라면 이를 가는 소림 장로 심운학은 저를 산문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고수들은 배당이 무슨 초식이냐고 묻고, 저는 무공을 아는 척하다 맥을 짚혀 들통이 납니다. 웃을 일만 있으면 좋았겠지요. 예선 사흘째, 우승 후보 하나가 맞지도 않고 쓰러졌습니다. 탁문석은 고수들의 약점을 쥐고 승패를 미리 정해, 객잔 거리 사람들이 건 판돈을 통째로 삼키려는 겁니다. 결승에서 져 주라는 협박을 받는 사람은 여자 검객 하원비. 동생을 볼모로 잡힌 그녀는 제 귀에 칼끝을 대고 노름꾼 말은 안 믿는다고 했습니다. 빚은 갚을수록 새로 생기고, 판돈은 예선에서 본선으로, 본선에서 결승으로 커집니다. 저는 주사위 소리와 입담 하나로 고수들을 하나씩 제 편으로 돌려야 합니다. 결승 날 산 위에서 칼이 부딪칠 때, 판을 뒤집는 쪽은 누구일까요?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무협
무협의 비무대회는 늘 무대 위에서만 보입니다. 저는 무대 아래가 궁금했습니다. 고수들이 칼을 겨루는 동안 산 아래 객잔에서는 누가 돈을 세고, 누가 숨을 죽이고, 누가 승부를 미리 사 두었을까요? 그 자리에 무공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세우면, 그는 칼 대신 말로, 눈 대신 귀로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삼통에게는 주사위 소리를 듣는 귀 하나와 넉살 하나만 주었습니다. 웃음은 삼통의 입과 구팔봉의 허풍에서 나옵니다. 고수들이 내기 규칙을 못 알아들어 초식으로 받아들이는 장면도 넉넉히 넣었습니다. 아픈 자리는 사람의 약점입니다. 고수도 빚이 있고, 동생이 있고, 부끄러운 밤이 있습니다. 탁문석은 그 약점을 사고, 삼통은 같은 약점을 보고도 다른 셈을 합니다. 삼통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판이 커질수록 제 몫도 커지는 사람입니다. 노름과 사기의 기술은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만 보여 주고 따라 할 수 있게 적지 않았습니다. 대회와 문파의 일, 흑룡방과 금전방, 인물들은 모두 지어낸 것이고 실제 역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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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307자
1화(5,341자)
목값
2026.10.25
2화(5,370자)
산문 밖의 판
2026.10.25
3화(5,266자)
맞지 않고 쓰러진 사람
2026.10.25
4화(5,280자)
부러진 부채
2026.10.25
5화(5,264자)
칼끝과 귓바퀴
2026.10.25
6화(5,297자)
스승이 판 것
2026.10.25
7화(5,264자)
사매의 손
2026.10.25
8화(5,337자)
곰은 배당을 모른다
2026.10.25
9화(5,283자)
무쇠곰이 이겼다
2026.10.25
10화(5,229자)
쌀독을 지키는 밤
2026.10.25
11화(5,369자)
산문 안의 노름꾼
2026.10.25
12화(5,306자)
복길의 노래
2026.10.25
13화(5,400자)
결승 전날
2026.10.25
14화(5,342자)
보름날
2026.10.25
15화(5,254자)
판돈은 내가 받는다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