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는 친다
지도자가 쓰러진 41일째, 프라하의 전차 운전사가 평양에 왔다
윤서각@yunseogak작품 소개
2034년 1월 10일, 김정은이 공개 활동을 멈춘 지 41일째다. 2014년 가을 41일 동안 모습을 감췄다가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던 41일을 넘긴 아침이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조직지도부 간부과 과장 리학철의 책상에는 도당 책임비서와 군단장 임명 문건 열두 장이 쌓여 있다. 김정은이 문건에 이름을 써서 허락하는 비준을 한 장도 받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순안공항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전차를 몰던 스물아홉 살 김인철이 낡은 갈색 가죽 가방 하나를 들고 내린다. 할아버지 김평일의 이름으로 온 전보 한 장 때문이다. 김평일은 김일성과 김성애의 아들, 김정일의 이복동생이다. 1970년대에 후계에서 밀려 「곁가지」로 불렸고, 1979년부터 마흔 해 동안 유럽 다섯 나라를 떠돌다 2019년에야 돌아왔다. 군 원로 박정천은 여자가 영도한 전례가 없다며 만경대 초가 앞마당에 곁가지의 손자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총무부장 김여정은 김정은의 병실 문을 쥐고 자기 이름으로 비준을 대신하겠다고 하고, 전원회의 결정문 초안에 한 줄을 올린다. 곁가지는 친다. 스물한 살 「향도」 김주애 곁의 젊은 간부들은 정통은 직계 하나뿐이라며 같은 말을 고모 김여정에게 돌려준다. 인철에게 붙은 국가보위성 대위 오혜림의 일은 인철의 하루를 위에 올리는 것이다. 혜림의 아버지는 1999년 바르샤바에서 김평일 대사관 사람과 만두를 먹었다는 이유로 탄광에 갔다. 학철의 외아들은 호위사령부 중위로 김주애의 경호대에 있다.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서는 스물여섯 살 윤설향이 노동신문 1면 사진 속 김주애의 털깃 단 검은 가죽코트를 중국 공장에서 베껴 들여와 판다. 코트를 걸친 혜산 청년들의 사진 한 장이 평양에 올라가 두 손에 서로 다른 증거로 쥐어진다. 외교단 숙소 매점과 조직지도부 책상과 장마당 매대에서 시작한 다툼은 보위부 조사실과 전원회의장으로, 김일성광장 주석단 한가운데의 금테 두른 붉은 의자로, 베이징 연락선과 프라하행 비행기 표 두 장으로 넓어진다. 실권이 누구 손에 남는지는 사진 속 자리와 책상 위 문건과 문 앞에 선 사람으로 드러난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스릴러·공포·추리 · 3040 · 사회고발
북한의 권력이 실제로 어디서 움직이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혈통은 신문 1면 사진 속 자리로, 인사권은 책상 위 문건으로, 경호는 문 앞에 선 사람으로 보입니다. 2026년 9차 당대회와 뒤의 군부 인사까지 보도된 사실은 그대로 썼고, 2034년의 일은 모두 예상으로 세웠습니다. 실존 인물은 실명으로 쓰되 속마음은 쓰지 않았습니다. 시점 인물이 보고 들은 말과 몸짓, 신문과 문건으로만 보이게 했습니다. 웃음은 프라하에서 온 손자에게서 났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배운 1970년대 말씨로 국경 경비병에게 「동무, 수고하였소」를 하고, 어느 방에 들어가든 털 슬리퍼부터 꺼내 신고, 공항에서 버섯 칼을 빼앗기고 두고두고 서운해합니다. 외교단 매점의 먼지 앉은 맥주, 혜산 장마당의 흥정과 단속원의 실랑이, 조직지도부 회의의 보고 말투에도 웃음을 두었습니다. 아픈 자리는 금테 두른 붉은 벨벳 의자 하나에 모았습니다. 쓰러진 사람이 앉던 의자입니다. 김인철·오혜림·리학철·윤설향과 그 가족, 간부 진경훈·문정숙·장명길·강성호, 돈주 한경희, 비준 문건 열두 장과 결정문, 2034년의 모든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실존 인물의 직책은 2026년 10월까지의 보도를 따랐고, 이후의 자리는 보도된 자리에서 이어질 만한 길로 예상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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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579자
1화(6,327자)
41일째
2026.11.02
2화(5,469자)
초가 앞마당
2026.11.02
3화(5,693자)
누가 보낸 전보
2026.11.02
4화(5,420자)
외교단 매점
2026.11.02
5화(5,422자)
조사실
2026.11.02
6화(5,466자)
같은 사진 두 장
2026.11.02
7화(5,609자)
형제도 곁가지
2026.11.02
8화(5,717자)
가지치기
2026.11.02
9화(5,410자)
내가 하지 않은 말
2026.11.02
10화(5,474자)
고모와 손자
2026.11.02
11화(5,426자)
아들의 문건
2026.11.02
12화(5,308자)
주석단 한가운데
2026.11.02
13화(5,435자)
베이징 연락선
2026.11.02
14화(5,883자)
프라하행 표
2026.11.02
15화(5,625자)
곁가지는 친다
2026.11.02
댓글 4
막차승객2026.11.02· 6화
프라하행 표랑 혈통 권리를 버린다는 진술을 바꾸자니… 진경훈이 학철 아들까지 데리고 온 게 제일 소름이었어요.
윤서각작가2026.11.02
표를 내미는 손 옆에 학철의 아들을 세워 두는 거죠. 진경훈은 협박을 협박처럼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다시읽기2026.11.02· 3화
전보는 「곧 오너라」인데 할아버지가 손으로 써 준 건 「가거라」. 오라는 글자와 가라는 글자가 한 책상에 놓이는 장면에서 숨 멈췄어요.
윤서각작가2026.11.02
전보는 타자기로 쳤고 「가거라」는 할아버지가 연필로 썼어요. 인철이 어느 쪽 손을 믿는지가 끝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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