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체험 유럽/한국
유럽 거리 한 문단마다 같은 주 한국 숫자를 붙인 르포
윤서각@yunseogak작품 소개
2026년 10월 29일, 파리 남쪽 에손의 주유소에서 경유 20리터를 넣은 서른네 살 프리랜서 기자 한정현은 리터당 2.37유로가 찍힌 영수증을 받는다. 같은 시각 서울의 동생 한민수가 보낸 영수증 사진에는 경유 1,842원이 찍혀 있다. 서울 일간지 국제부 박성훈 차장은 연재 이름을 「비교체험 유럽/한국」으로 정하고 조건을 하나 단다. 유럽 현장 한 문단마다 같은 주 한국 숫자를 붙일 것. 정현의 수첩은 9월 17일 크레테이 고등학교 정문에서 시작해 리에주와 밀라노, 마드리드와 리스본, 아테네와 빈과 프라하, 베를린과 베오그라드와 티라나를 지나 11월 1일 서울의 주유소 가격판 앞에서 닫힌다. 출발점은 두 대륙이 같다. 2월 말 막힌 호르무즈 해협과 배럴당 118달러까지 오른 브렌트유다. 길은 거기서 둘로 나뉘었다. 프랑스 정부는 2027년 예산에서 540억 유로를 깎고, 한국 정부는 2027년 예산을 93조 원 늘린다. 한국은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을 붙잡았고, 3분기에 1.0% 자랐다. 정현은 성적표만 적지 않는다. 한 해 178유로인 프랑스 국립대 등록금, 1933년부터 학비가 없는 프랑스 고등학교, 백 년 동안 지은 빈의 공공 임대, 물가를 임금이 따라가는 벨기에의 규칙처럼 유럽이 오래 가진 장점과, 장점들이 무엇 위에 서 있었는지를 함께 적는다. 숫자 하나를 결론으로 쓰지 않는다. 서울 아파트 90주 연속 상승은 언제 시작됐고 무엇이 밀어 올렸는지, 청년 고용률 29개월 하락의 뿌리는 어디인지, 반도체가 채운 곳간이 40년 전 어느 설계도에서 시작됐는지를 판다. 1866년 강화도에서 사라진 의궤와 1892년 아보메에서 사라진 왕실 보물, 알제리와 콩고와 앙골라의 연도가 유럽의 넉넉함 아래 깔린 받침을 보여 준다. 받침이 빠진 대륙과 식민지였던 나라가 같은 폭풍 앞에 선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사회고발
유럽 곳곳의 학생 시위와 기름값 논란을 나라별로 따라가면서, 같은 주 한국의 숫자를 문단마다 붙여 보고 싶었습니다. 형식은 르포입니다. 장면을 먼저 보이고, 유럽과 한국의 숫자를 나란히 놓고, 왜 길이 나뉘었는지 뿌리를 팝니다. 2026년 11월 1일까지 보도된 사실은 출처를 달아 그대로 썼고, 11월 2일부터의 일은 예정과 예상으로만 적었습니다. 숫자가 매체마다 엇갈리는 곳은 두 숫자를 다 쓰고 누가 셌는지 밝혔습니다. 웃음은 영수증과 통화에서 났습니다. 버리지 못한 영수증으로 지퍼가 안 닫히는 기자의 지갑, 「숫자 두 개 붙여서 보내」만 되풀이하는 데스크, 외국인 요금이 모국 요금보다 싸다는 유학생, 고추장도 털어 가면 곤란하다는 교민 식품점 주인에게 웃음을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일흔 해 살던 집에서 들것에 실려 나온 마드리드의 여든일곱 살 세입자와, 지붕이 무너진 노비사드 역에 모았습니다. 한정현·박성훈·한민수·김지우·최미경·나디아와 현장과 기내에서 만난 시민들, 이들이 나눈 대화와 영수증은 지어낸 것입니다. 공인의 이름과 발언, 정부와 기관의 숫자는 보도된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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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5화 · 평균 5,518자
1화(6,304자)
호르무즈에서 온 영수증
2026.11.02
2화(5,668자)
크레테이, 40도 교실
2026.11.02
3화(5,488자)
10월 17일, 파리 — 깎는 나라와 늘리는 나라
2026.11.02
4화(5,531자)
리에주, 1,194유로
2026.11.02
5화(5,535자)
밀라노, 노 멜로니 데이
2026.11.02
6화(5,340자)
마드리드, 일흔 해의 집
2026.11.02
7화(5,399자)
리스본, 더는 이렇게 못 산다
2026.11.02
8화(5,362자)
아테네, 월세 지원 120유로
2026.11.02
9화(5,327자)
빈, 모범의 균열
2026.11.02
10화(5,355자)
베를린, 누가 총을 드나
2026.11.02
11화(5,304자)
베오그라드, 지붕이 무너진 뒤
2026.11.02
12화(5,634자)
티라나, 섬 하나의 대가
2026.11.02
13화(5,470자)
뿌리 — 다섯 겹, 두 대륙
2026.11.02
14화(5,407자)
해법을 저울에 단다 — 빌릴 연장, 빌려줄 연장
2026.11.02
15화(5,645자)
폭풍 뒤에 남는 것 — 11월 1일, 서울
2026.11.02
댓글 4
새벽세시2026.11.02· 9화
박 차장 「내 첫 월급 때도 2,500원이었다. 그사이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에서 웃었어요. 체코는 수신료를 없애고 한국은 다시 묶었다니, 같은 밤을 반대로 새운 거네요?
윤서각작가2026.11.02
맞아요, 프라하 표결이 새벽 4시 36분에 끝났고 서울은 그보다 먼저 길을 정했어요. 박 차장 월급은 아쉽게도 연재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입니다.
창가자리2026.11.02· 1화
2.37유로를 원으로 바꿔 보니 3,540원… 서울 1,842원 영수증이랑 나란히 든 장면에서 저도 눈썹이 올라갔어요. 지퍼 안 닫히는 지갑은 제 지갑이랑 똑같네요.
윤서각작가2026.11.02
정현의 지갑은 마지막 화까지 끝내 안 닫힙니다. 영수증 한 장 한 장이 그날 두 도시의 숫자라서 버릴 수가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