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연재 중무협차가운긴장된재치 있는비정기

황궁의 늙은 내관이 천하제일 고수였다

마흔 해 낙엽만 쓸던 내관의 빗자루가 살수를 쓸었다

마필제@mapilje
15화·조회 1.2만·저장 329·완독률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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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대연 왕조의 황궁 태극궁⁠, 서쪽 정원 청류원에는 마흔 해 동안 낙엽만 쓸어 온 늙은 내관이 있다⁠. 노판구⁠, 일흔⁠. 허리는 굽었고 귀가 어둡다며 늘 되묻는다⁠. 그런데 그는 정원 끝에서 지붕 기와 한 장이 밀리는 소리를 듣고⁠, 눈 밟는 발소리로 사람의 무게를 잰다⁠. 선황이 가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날 밤⁠, 정원 찻집 청음정에 혼자 와서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겨울만 넘기게 해 달라고⁠. 스무 살 새 황제 주연성이 즉위한 첫 겨울⁠, 첫눈이 온 아침에 황제 직속의 감찰 기관 동창의 우두머리 고충겸이 정원을 지나다 판구 앞에 멈춰 선다⁠. 그는 오늘부터 청류원 낙엽을 해 지기 전에 남김없이 쓸라고 명한다⁠. 밤에 바스락 소리가 나면 폐하의 잠을 깨운다고⁠. 판구는 빗자루를 쥔 채 안다⁠. 소리가 사라진 정원은 누군가 소리 없이 지나갈 길이다⁠. 그날 밤 황제의 침전 수인전 지붕 위로 검은 옷이 하나 지나간다⁠. 판구는 찻주전자 뚜껑 하나와 싸리비 한 자루로 밤마다 살수를 막는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들킬 것 같으면 제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겁 많고 영리한 황제는 밤마다 정원 내관에게 빗자루 쓰는 법을 배우겠다고 조르고⁠, 어선방 내관 왕복길은 만두를 쪄 들고 와 궁 안 소문을 다 털어놓는다⁠. 금의위 지휘사 유가휘는 깨진 찻주전자 뚜껑 하나를 들고 늙은 내관과 고충겸 사이에서 저울을 잰다⁠. 그리고 세탁방 잿물 항아리 속에서 나온 선황의 마지막 속옷 가슴께에는⁠, 판구가 마흔 해 전 제 손으로 끝냈다고 믿은 문파의 손바닥 자국이 얼어 있다⁠. 정원에서 침전으로⁠, 침전에서 동창의 지하 옥으로⁠. 고충겸의 칼이 깊이 들어올수록 늙은 내관이 지킬 사람도 하나씩 는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무협

무협에서 천하제일 고수는 대개 산꼭대기에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고수는 황궁 정원 구석에서 마흔 해째 낙엽을 쓸고 있습니다⁠. 세상이 그를 잊었고⁠, 그도 그 편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를 숨겨 준 사람이 죽고⁠, 그 사람의 아들이 겁에 질린 얼굴로 밤마다 정원에 나옵니다⁠. 칼을 놓은 사람이 칼 대신 무엇으로 사람을 지킬 수 있는지⁠, 그리고 숨긴 것이 드러나는 날 무엇을 잃는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판구는 깨끗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궁에 숨은 데에는 마흔 해 전 산 위에서 저지른 일이 있고⁠, 그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웃음은 왕복길의 만두와 수다⁠, 일부러 넘어지는 늙은 내관⁠, 빗자루를 칼처럼 쥐는 황제에게 맡겼습니다⁠. 서늘한 쪽은 고충겸입니다⁠. 그는 손이 늘 차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대연 왕조와 태극궁⁠, 궁 안의 전각과 인물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동창과 금의위는 옛 궁정에 있던 기관의 이름을 빌렸을 뿐⁠, 이 이야기 속 사람과 사건은 실제 역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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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화 · 평균 5,431자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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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읽기2026.10.27· 2화

    뚜껑 없는 찻주전자가 무슨 신호예요?

    • 마필제작가2026.10.27

      궁 안에서 오가는 신호 가운데 하나예요. 뜻은 2화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게 재미있습니다.

  • 귤까는중2026.10.26· 1화

    마흔 해 동안 낙엽만 쓸었으면 무공은 언제 익힌 거예요?

    • 마필제작가2026.10.27

      쓸면서 익혔다고 보시면 돼요. 빗자루질에도 초식이 있다는 걸 본인만 몰랐습니다.

  • 새벽세시2026.10.25· 3화

    잿물 항아리에 옷을 넣어 둔 게 피 묻은 옷을 빼려는 거예요?

    • 마필제작가2026.10.26

      잿물이 옛날 세제라서 그 짐작이 자연스러워요. 누구 옷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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