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역사차가운긴장된재치 있는비정기

왕의 고양이

제조상궁이 밤마다 묻은 것을 왕의 고양이가 파낸다

강여울@gangyeoul
12화·조회 1.5만·저장 525·완독률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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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가상의 조선 중기⁠, 늦가을 궁궐⁠. 누런 주황 털에 옅은 줄무늬를 두른 수고양이 금손은 아침마다 어좌 방석을 먼저 데우고⁠, 낮이면 수라상 반찬을 기미상궁보다 먼저 맡는다⁠. 금손에게 궁궐은 담장으로 나뉜 영역들이고⁠, 왕은 가장 큰 영역의 주인이다⁠. 밤이면 꼬리를 높이 세우고 지붕을 돌며 제 영역의 냄새를 살핀다⁠. 어느 밤 중궁전 용마루 위에서 금손은 초록 저고리에 자줏빛 치마를 입은 제조상궁 연옥이 등롱 곁에서 감나무 밑을 파는 것을 본다⁠. 열쇠꾸러미가 숨죽여 짤랑이고⁠, 다져진 흙 밑에서 피와 쇠 냄새가 올라온다⁠. 연옥에게는 서른 해 묵은 원한이 있다⁠. 중전의 친정 아버지인 대감이 역모 편지 한 장으로 연옥의 집안을 몰살시켰고⁠, 연옥의 원한은 사실이다⁠. 흙 밑의 냄새가 저녁마다 생선을 주던 나인의 소매에서도 난다는 것을 금손의 코는 먼저 안다⁠. 금손은 묻힌 자리를 파헤치고⁠, 연옥이 지날 때마다 털을 세운다⁠. 왕의 눈이 고양이를 따라오기 시작하자 연옥은 스물두 살 수라간 나인을 부른다⁠. 나인의 목숨은 두 해 전부터 연옥의 손에 있다⁠. 명은 하나⁠, 고양이를 궁 밖에 내다 버려라⁠. 대감은 고양이를 요물로 몰아 죽이려 하고⁠, 젊은 대신들은 중전의 자리를 노린다⁠. 무대는 대전 지붕에서 내전으로⁠, 내전에서 조정의 당파 싸움으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역사 · 동물

숙종 임금이 아끼던 누런 고양이 금손의 이야기를 읽다가⁠, 임금의 고양이 눈에 궁궐이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사람에게 궁궐은 품계와 법도로 짜인 곳이지만 고양이에게는 담과 지붕과 밥때로 나뉜 땅일 것입니다⁠. 금손은 사람 말을 제 이름과 밥⁠, 생선⁠, 저리 가 정도만 알아듣습니다⁠. 나머지는 냄새로 읽습니다⁠. 겁먹은 땀⁠, 거짓말을 덮은 쑥물⁠, 오래 묻힌 쇠⁠. 그래서 금손은 제조상궁을 남의 마당에 먹이를 숨기는 여우로 읽고⁠, 흉물을 먹이로 알고 임금에게 바칩니다⁠. 웃음은 고양이의 버릇에서 냈습니다⁠. 어좌를 데워 놓고 비키지 않는 고양이⁠, 수라상 기미를 제 일로 아는 고양이⁠, 대감의 수염이 흔들리면 앞발부터 나가는 고양이⁠, 상소 더미와 역모 편지를 깔고 앉는 고양이⁠. 아픈 자리는 연옥의 열쇠 소리가 멎는 대목과 은행나무 밑에 두었습니다⁠. 연옥은 죄 없는 사람을 칼로 쓰려 했고⁠, 대감은 제 집을 지키려 먼저 베었습니다⁠. 둘의 이유를 끝까지 살려 두었습니다⁠. 금손은 실제로 있던 고양이의 이름입니다⁠. 숙종은 궁궐에서 굶주린 어미 고양이를 거두어 금덕이라 부르고⁠, 새끼에게 금손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금덕이 죽자 손수 묻어 주고 글을 지어 넋을 달랬다고 합니다⁠. 숙종 때 문인 김시민은 「⁠금묘가⁠」에 금손이 낮에는 궁궐 섬돌에서 세수하고 추운 밤에는 용상 곁에서 몸을 말고 잤다고 적었습니다⁠. 이익은 『⁠성호사설⁠』에 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고양이도 밥을 먹지 않고 죽어 능 곁에 묻혔다고 남겼습니다⁠. 이 소설의 이름과 어미 금덕⁠, 임금이 손수 묻어 준 일은 이 기록에서 가져왔습니다⁠. 궁궐과 왕⁠, 중전⁠, 대감⁠,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실존 임금과 왕비⁠, 실제 궁궐의 이름은 쓰지 않았습니다⁠. 흉물은 무엇이 묻혔는지만 쓰고 만드는 법은 쓰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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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화 · 평균 5,610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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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줄2026.10.31· 3화

    중전 숨소리로 놀라지 않았다는 걸 알아채는 금손, 사람보다 눈치가 빨라요.

    • 강여울작가2026.10.31

      고양이는 숨을 먼저 들어요. 금손이 들은 숨이 이야기의 실마리가 됩니다.

  • 책갈피곰2026.10.31· 1화

    어좌 방석에 해가 먼저 닿고 금손이 그 볕을 차지한다는 게 너무 고양이다워요.

    • 강여울작가2026.10.31

      궁궐에서 제일 따뜻한 자리를 고양이가 모를 리 없지요. 임금도 금손에게 양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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