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완결스릴러·공포·추리긴장된차가운재치 있는비정기

까마귀는 잊지 않는다

철근 트럭 앞의 얼굴을, 무리는 한 마리도 빠짐없이 외웠다

강여울@gangyeoul
10화·조회 1.4만·저장 436·완독률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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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2027년 12월 첫 주⁠, 경기 남부 신도시⁠. 천 세대가 들어설 아파트 공사장에서 가장 높은 동 옆 타워크레인 꼭대기에 까마귀 둥지가 있다⁠. 철근을 묶는 가는 철사와 마른 가지로 엮은 둥지다⁠. 바람 한 점 없는 새벽⁠, 둥지가 기운다⁠. 무리의 우두머리 검댕이 내려다보니 불 끈 트럭 한 대가 야적장에 들어와 철근 다발을 싣고 있다⁠. 담뱃불에 비친 얼굴⁠, 왼쪽 눈썹 끝이 끊긴 사내다⁠. 아침이 되자 같은 얼굴이 크레인 발치에서 크레인 기사와 다툰다⁠. 현장소장 도기만이다⁠. 크레인 기사는 지난밤 운전석이 혼자 흔들렸다고 하고⁠, 기만은 바람 탓이라고 잘라 말한 뒤 아무 데도 말하지 말라고 한다⁠. 검댕은 쉰 울음을 길게 끈다⁠. 늙은 암까마귀가 따라 울고⁠, 무리가 따라 운다⁠. 까마귀는 함께 울며 본 얼굴을 잊지 않는다⁠. 이튿날부터 무리는 공사장 사람 이백 명 가운데 기만 한 사람에게만 내려앉는다⁠. 기만은 둥지를 뜯고 매를 부르라고 한다⁠. 기만에게도 이유가 있다⁠. 원청 건설사는 철근 단가가 올랐다며 공사비를 두 번 깎았고⁠, 하청 일꾼 이백 명의 임금은 두 달째 밀려 있다⁠. 검댕에게 도시락 밥을 던져 주던 크레인 기사는 기만의 고향 친구이고⁠, 무엇을 보았는지 알면서도 다음 현장에 불려 가려고 입을 다문다⁠. 길 건너 아파트 숲으로 무리를 옮기자는 외눈 수컷은 우두머리 자리를 노린다⁠. 철근이 빠질 때마다 크레인은 조금씩 더 흔들리고⁠, 둥지에는 곧 알이 생긴다⁠. 검댕은 둥지를 옮길 것인가⁠, 흔들리는 크레인을 무리째 지킬 것인가⁠. 무대는 크레인 꼭대기에서 공사장으로⁠, 공사장에서 입주를 기다리는 천 세대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장르
스릴러·공포·추리 · 동물

까마귀가 사람 얼굴을 기억하고⁠, 자기가 직접 보지 못한 얼굴까지 무리에게 배워 몇 해씩 따라다니며 운다는 연구를 읽었습니다⁠. 얼굴의 주인은 자기가 무엇 때문에 미움받는지 모른다는 대목이 오래 남았습니다⁠. 공사장 꼭대기에서 밤마다 같은 얼굴을 내려다보는 까마귀 무리를 세웠습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까마귀들의 눈으로만 갑니다⁠. 우두머리⁠, 짝⁠, 늙은 선생⁠, 대드는 젊은 수컷⁠, 반짝이에 눈먼 젊은 수컷이 장면마다 번갈아 봅니다⁠. 까마귀는 사람 말을 몇 마디밖에 모르고⁠, 넷까지만 셉니다⁠. 나머지는 얼굴빛과 손과 트럭이 내려앉는 깊이로 읽습니다⁠. 웃음은 까마귀 버릇에서 냈습니다⁠. 라이터와 병뚜껑과 손목시계에 정신을 놓는 수컷⁠, 얼어붙은 크레인 팔에서 서열을 다투다 같이 미끄러지는 두 수컷⁠, 눈 덮인 컨테이너 지붕을 뚜껑 하나로 미끄럼 타는 젊은 것들이 나옵니다⁠. 아픈 자리는 둥지와 봉투에 두었습니다⁠. 까마귀가 둥지를 지으려고 야적장의 철사를 훔치는 일과 사람이 밤마다 철근을 빼내는 일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무리가 늦게 알아 가게 했습니다⁠. 공사장⁠, 원청과 하청 회사⁠, 감리단⁠, 고물상과 모든 인물은 지어낸 것입니다⁠. 철근을 빼돌리는 일은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만⁠, 트럭에 다발이 실려 나가는 모습으로만 썼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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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화 · 평균 5,517자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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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줄요약2026.10.31· 3화

    둥지 하나에 봄 한 철이 들어 있었다는 문장 너무 좋아요. 기만은 금 간 걸 알면서 트럭을 들인 거죠?

    • 강여울작가2026.10.31

      네, 알고 들였어요. 기만에게도 지켜야 할 사람이 이백 명 있습니다.

  • 막차승객2026.10.31· 1화

    바람이 없는데 둥지가 기울었다는 첫 줄이 너무 무서워요. 까마귀가 먼저 안다는 게 소름이에요.

    • 강여울작가2026.10.31

      높은 데 사는 새가 먼저 알아채는 게 있더라고요. 검댕은 그 기울기를 몸으로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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