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횡단 패러글라이딩
망한 회사의 낡은 날개 하나로, 서해 갯벌에서 떠서 해 지기 전 경포대 모래밭에 내린다
이수@neowanamedia작품 소개
5월의 토요일 새벽, 화성 송산면 어섬. 시화호 간척으로 둘레 땅이 넓어진 작은 섬 꼭대기, 해발 50m 둔덕에서 이우한이 날개를 편다. 흰 천에 양 끝이 빨갛고 가운데 빨간 글씨로 「Edel」. 문을 닫은 지 여덟 해 된 한국 회사의 날개라 동호회 사람들은 골동품이라 부른다. 우한은 마흔둘, 물류센터 야간 관리자다. 십 년 전 스승 오석주는 서해에서 동해까지 하루에 날겠다고 떴다가 대관령 너머에서 떨어졌다. 우한은 스승의 아내 진은솔이 창고에서 꺼내 준 그 날개를 메고, 스승의 낡은 바리오를 가슴에 차고, 국내 최장 기록 185km에 도전한다. 목표는 240km 동쪽 강릉 경포대다. 자유비행대 회장 마범수는 사흘 전 우한의 날개를 창고에 넣고 자물쇠를 채웠다. 사고가 한 번 더 나면 활공장 땅 계약이 끊기고 서른 명이 하늘을 잃는다. 범수의 말은 틀리지 않다. 우한의 뒤에는 이륙장 땅과 보험을 대 준 물류센터 대표 김남수가 있고, 범수는 남수를 돈으로 하늘을 사는 사람이라 부른다. 써멀을 갈아타고 구름길을 따라 2,000m 위에서 백두대간을 넘는 하루. 무전기 채널 하나로 하늘과 땅이 다 듣는다. 십 년 전 같은 채널에서 누군가 하지 않은 말이 있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드라마 · 3040
패러글라이더는 낙하산이 아니라 천으로 만든 날개입니다. 떨어지지 않고 앞으로 미끄러지며, 오르는 힘은 날개가 아니라 햇볕에 데워진 땅에서 솟는 공기에서 옵니다. 이 하루가 그 원리 하나로 굴러가게 썼습니다. 써멀, 구름길, 구름 바닥, 비상착륙, 회수조는 모두 우한이 하늘에서 겪는 장면으로 나옵니다. 에델은 실제로 있었던 한국 패러글라이더 회사입니다. 광주에서 날개를 만들었고 2007년 무렵 문을 닫았습니다. 기체 등급은 초보·중급·고급·선수용으로만 불렀습니다. 국내 최장 비행 185km는 2012년 윤익병 파일럿이 용인 정광산에서 경북 봉화까지 난 기록으로 보도되었습니다(매일신문 2014년 2월 27일). 이우한·마범수·진은솔·오석주·김남수·도보람·안기철과 자유비행대, 어섬 이륙장, 이 작품의 비행과 사고는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어섬과 시화호 간척, 대관령과 경포대, 산과 강의 이름은 실제 지명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이 이야기에 남긴 반응
회차 목록
총 10화 · 평균 5,355자
댓글 4
한화만더2026.11.02· 7화
회수차 퍼지고 보람이 트럭 기사님께 망한 회사, 골동품, 국내 기록까지 다 설명했는데 결국 양배추 한 망만 받는 데서 소리 내서 웃었어요. 메모에 양배추 아저씨 감사합니다는 왜 쓰는 거예요?
이수작가2026.11.02
보람은 고마운 사람 이름을 꼭 적어 둬요. 이름을 몰라서 양배추 아저씨가 됐고요. 양배추 한 망은 강릉까지 차에 같이 갑니다.
밤산책2026.11.02· 2화
썰물 물길마다 불이 켜져서 갯벌이 핏줄처럼 빛난다는 대목에서 한참 멈췄어요. 초경량 비행기들 다 내려앉고 하늘에 흰 날개 하나만 남는 거, 어섬 가 본 사람은 다 알아요. 그런데 오늘은 그 바다를 등지고 가야 한다니요?
이수작가2026.11.02
우한도 해 질 녘 한 시간이 제일 아까웠어요. 등지고 떠나야 동쪽 바다에서 다시 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경포대에 닿는 시각까지 같이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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