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명나라 중엽, 가뭄에 메뚜기까지 덮친 해의 늦가을. 숭산 소림사의 장경각, 경전을 쌓아 둔 전각에 수고양이 한 마리가 산다. 경전을 갉는 쥐를 잡으라고 들인 절고양이 공양이다. 공양 때마다 나타난다고 불목하니 덕칠이 붙여 준 이름이다. 공양은 쥐는 잘 못 잡고, 새벽마다 담 위에 엎드려 무승들의 수련을 훔쳐본다. 무승이 말 탄 자세로 앉으면 뒷다리로 따라 앉다가 담 아래 물통에 빠진다. 장경각을 지키지 못하면 산 아래로 쫓겨난다. 계율원 수좌가 정한 기한은 그믐까지다. 기한을 받은 밤, 서가 꼭대기에 고양이만 한 검은 쥐가 앉아 있다. 흉년에 굶은 산 아래 쥐 떼 수만을 거느린 왕 흑수, 쥐들이 서왕이라 부르는 쥐다. 꼬리에 마교의 구리 고리를 낀 흑수가 말한다. “사람도 절도 쥐를 굶겼다. 동짓날 밤, 곳간을 연다.” 흑수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산 아래 마을의 곡식은 정말로 절 곳간에 올라가 있다. 사람은 고양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곳간을 열어야 쥐 떼가 물러난다는 것을, 공양은 몸짓과 발톱으로 알려야 한다. 고양이 편을 들어 줄 사람은 밥을 주던 덕칠 하나뿐이고, 곳간 열쇠를 허리에 찬 계율원 수좌는 곳간을 열면 소림의 사백 식구가 겨울을 못 난다고 버틴다. 수좌가 센 섬 수도 틀리지 않다. 공양은 담 너머로 주먹 하나, 발 하나씩 훔쳐 배우며 장경각 지붕으로 올라간다. 무대는 장경각에서 소림 전체로, 소림에서 흉년 든 하남 들판으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무협 · 동물
절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까닭이 경전을 갉는 쥐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썼습니다. 스님들은 산 것을 죽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쥐는 누가 막을까요? 고양이입니다. 고양이는 쥐를 잡지만, 잡은 쥐도 배가 고팠다는 사실은 고양이가 제일 먼저 압니다. 무협은 오르는 이야기라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고양이를 가장 높은 지붕까지 올려 보고 싶었습니다. 웃음은 무승 흉내를 내다 물통에 빠지는 공양과, 고양이를 붙들고 하루 종일 떠드는 덕칠과, 경전을 마음의 양식이라며 갉아 먹는 쥐들의 뻔뻔함에 맡겼습니다. 아픈 자리는 공양의 몸에 두었습니다. 발톱이 갈라지고 꼬리가 꺾일 때마다 한 수가 늘어납니다. 계율원 수좌는 공양을 쫓아내려는 사람이지만 수좌가 지키려는 사백 식구의 겨울도 진짜입니다. 소림사와 숭산은 실제 지명을 빌렸고, 인물과 마교와 사건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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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446자
1화(5,494자)
마음의 양식
2026.10.30
2화(5,358자)
곧은 주먹
2026.10.30
3화(5,590자)
곳간 지붕
2026.10.30
4화(5,469자)
쇠 같은 살
2026.10.30
5화(5,502자)
잡는 손
2026.10.30
6화(5,362자)
뒤 칸
2026.10.30
7화(5,414자)
사자후
2026.10.30
8화(5,329자)
밤짐
2026.10.30
9화(5,374자)
꺾인 꼬리
2026.10.30
10화(5,353자)
말뚝 위
2026.10.30
11화(5,508자)
동짓날 밤
2026.10.30
12화(5,597자)
곳간 문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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