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권법을 만든 학의 응징
한 다리로 서서 숨을 고른 사람만 이 두루미의 말을 듣는다
마하솔@mahasol작품 소개
남송, 북쪽 금나라와의 싸움이 그치지 않던 어느 해 늦가을. 무당산 아래 학권문이 문을 연 지 삼백 년 되는 잔칫날 아침, 금칠을 새로 한 현판 아래 마당에 늙은 두루미 한 마리가 내려앉는다. 삼백 년 전 문파를 연 조사에게 학권의 첫 초식을 보여 준 암컷 두루미 단학이다. 마당에서는 제자 서른이 짚 허수아비의 목을 손끝으로 꺾는 시연을 하고 있었다. 단학은 시연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한 다리로 선다. 단학의 말은 한 다리로 서서 숨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마당에서 단학의 말을 알아들은 사람은 장문인 위소청 하나다. 단학은 학권을 거두러 왔다고 하고, 위소청은 손님들 앞에서 대답한다. “살수가 되지 않았으면 문파는 산적에게 진작 망했소.” 산 아래 마을 셋의 촌장과 노파가 차례로 나와 위소청의 말이 사실이라고 증언한다. 서른 해 전 산적 떼가 마을을 덮쳤을 때 마을을 살린 것은 춤이 아니라 목을 꺾는 손이었다. 잔치에 온 강남 관부의 막료는 은을 내놓으며 저 새가 지면 사 가겠다고 한다. 학권문이 십 년째 학권을 관부에 팔아 사병을 길러 왔다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단학은 학권문의 첫 문규를 꺼낸다. 현판 아래에서 진 자는 이긴 자의 걸음을 배운다. 단학은 제자들과 한 사람씩 겨루며 잊힌 본래 초식을 하나씩 다시 열고, 진 제자들은 한 다리로 서는 법부터 다시 배운다. 학권을 처음 배운 날을 예순 해째 기억하는 늙은 집사 석로는 문파의 마지막 비급을 손에 쥐고 있다. 비급은 집사가 지키고 집사가 건넨다. 장문인에게 줄 것인가, 두루미에게 줄 것인가. 싸움은 잔칫날 마당에서 학권문 전체로, 학권문에서 관부의 사병이 갈대 개펄을 메우는 강남 땅으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무협 · 동물
두루미가 한 다리로 오래 서 있는 모습을 보다가 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다리로 서려면 몸이 가장 작게 흔들리는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싸우는 법을 한 다리 서기에서 배운 문파가 삼백 년 뒤에 남의 목을 꺾는 법을 팔고 있다면, 처음 자세를 보여 준 새는 무엇을 거두러 올까요? 단학은 깨끗하지 않습니다. 단학이 거두러 온 것 안에 단학 자신이 감춰 둔 한 장이 들어 있습니다. 위소청을 틀린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마을 셋은 정말로 살수 덕에 살아남았고, 관부의 은은 정말로 흉년의 곳간을 채웠습니다. 위소청이 하는 말은 끝까지 사실이고, 단학이 하는 말도 끝까지 사실입니다. 웃음은 무릎이 시원찮은데도 끝까지 제 손으로 하겠다는 석로 영감과, 두루미 밥을 두고 주방과 싸우는 제자들에게 맡겼습니다. 아프게 한 자리는 석로가 다시는 단학의 말을 듣지 못하게 되는 밤입니다. 학권문과 모든 인물, 강남의 학포 개펄은 지어낸 것입니다. 무당산과 한수, 장강, 금나라와의 싸움은 실제 이름과 사실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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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418자
1화(5,602자)
잔칫날 아침
2026.10.30
2화(5,453자)
날개 접기
2026.10.30
3화(5,449자)
목 감추기
2026.10.30
4화(5,485자)
물 건너기 걸음
2026.10.30
5화(5,471자)
갈대 흔들기
2026.10.30
6화(5,347자)
매의 목
2026.10.30
7화(5,395자)
부리 쪼기
2026.10.30
8화(5,343자)
날개 펴기
2026.10.30
9화(5,372자)
석로의 무릎
2026.10.30
10화(5,344자)
달밤의 비무
2026.10.30
11화(5,362자)
새장 앞에서
2026.10.30
12화(5,387자)
마주 춤
202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