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전쟁 석 달째
쪽지 아흔한 장 끝에, 윗집 남자가 처음 문을 열었다
지마루@jimaru작품 소개
2026년 9월, 서울 망원동 골목 안쪽의 사 층짜리 솔빌라. 202호 육단우는 대학병원 응급실 야간 간호사다. 아침 여덟 시 반에 퇴근해 오후 다섯 시까지 자야 하는데, 오전 열 시만 되면 천장에서 북소리가 쏟아진다. 302호 차무헌은 인디 밴드 드러머다. 합주실 월세가 두 배로 올라 방에서 연습을 시작한 지 석 달째. 둘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이 현관문 틈으로 쪽지만 아흔한 장을 주고받았다. 「제발 오전에는 자게 해 주세요.」 「오후엔 출근이라 오전밖에 없습니다.」 「당신 때문에 수액 바늘을 두 번 찔렀습니다.」 아흔두 번째 쪽지 대신 단우가 위층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연 남자는 맨발에 스틱 두 개를 쥐고 있고, 단우가 생각한 얼굴이 아니다. 같은 날 오후 건물주 염귀남이 두 사람을 차례로 찾아온다. 무헌에게는 소음 민원을 들어 계약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하고, 단우에게는 소음 피해 확인서에 서명만 해 달라고 한다. 귀남은 솔빌라를 비우고 싶다. 망원동 한 블록이 묶이는 재건축 이야기가 돌고, 빈 건물은 값이 다르다. 쪽지는 계속된다. 다만 쪽지가 이상해진다. 소리를 재는 법, 자는 시간을 알리는 신호, 북을 치지 않는 날의 날씨, 그리고 서로의 손. 단우는 남의 숨을 세는 사람이고 무헌은 남의 박자를 세는 사람이다. 둘이 귀남의 수를 하나씩 받아칠 때마다 빌라의 문이 하나씩 열린다. 서른 해 전세로 사는 1층 반차순 할머니, 배달 라이더, 신혼부부, 옥탑의 고시생. 이길수록 판이 커진다. 빌라를 지키면 골목이, 골목을 지키면 동네가 걸린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BL·GL
오래된 빌라에 살 때 윗집 사람 얼굴은 모르는데 그 사람의 생활은 다 알았습니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는지, 언제 우는지. 벽 하나와 바닥 하나 사이에 있는 그 이상한 친밀함을 연애로 써 보고 싶었습니다. 단우와 무헌은 서로에게 처음 화가 났던 그 소리로 서로를 알아봅니다. 둘 다 깨끗하지 않습니다. 단우는 쪽지에 독을 묻혔고, 무헌은 일부러 더 세게 쳤던 날이 있습니다. 웃음은 연애 상담을 자처하는 보컬 송찬열과 쪽지가 연애편지로 변해 가는 과정, 그리고 모든 싸움을 귤 하나로 끝내려는 반차순 할머니에게 맡겼습니다. 건물주 염귀남은 나쁜 사람이지만 그의 계산에는 맞는 데가 있습니다. 낡은 빌라는 정말로 무너지고 있고, 그가 하는 말 가운데 절반은 사실입니다. 솔빌라와 모든 인물, 재건축 사업은 지어낸 것입니다. 망원동과 망원시장, 한강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이 이야기에 남긴 반응
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550자
1화(6,000자)
아흔두 번째
2026.10.30
2화(5,572자)
밀대 두 번
2026.10.30
3화(5,297자)
귤
2026.10.30
4화(5,406자)
새벽배송
2026.10.30
5화(5,437자)
여덟 집
2026.10.30
6화(5,542자)
보일러
2026.10.30
7화(6,072자)
투서
2026.10.30
8화(5,430자)
지하 클럽
2026.10.30
9화(5,396자)
옥상
2026.10.30
10화(5,452자)
보수 공사
2026.10.30
11화(5,491자)
추진위
2026.10.30
12화(5,510자)
무대 앞
2026.10.30
BL·GL 작품 더 보기
그 골짜기에 불을 낸 사람
진해솔·조회 1.5만
칠 년 동안 밤에만 일한 관제사
진해솔·조회 1.5만
형사는 영사기사를 사랑했다
윤재하·조회 1.4만
지워진 남자와 돌아온 남자
윤재하·조회 1.4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