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다방 단골이 전부 칠십 대 조폭
할머니 다방을 팔러 왔더니 칠십 대 전직 조폭 다섯이 출근해 있었다
나경훈@nagyeonghun작품 소개
2026년 칠월, 전남 목포 원도심 골목 어귀의 동백다방. 서울 카페에서 기계에 자리를 내주고 잘린 바리스타 오세나는 할머니의 사십구재가 끝나자마자 다방을 팔러 내려온다. 아침 일곱 시, 잠긴 줄 알았던 문이 열려 있고, 할머니의 가스레인지 앞에서 칠십 대 노인 다섯이 쌍화차를 끓이고 있다. 그들은 서른한 살 세나에게 허리를 직각으로 꺾으며 「사장님 오셨습니까」라고 외치고, 그녀가 내린 아메리카노를 받아 마시고는 「쓴 보리차」라고 부른다. 다섯은 한때 목포 선창을 주름잡던 사람들이다. 「망치」 탁호철, 손이 떨려 잔을 쏟는 「면도날」 피춘식, 우유 거품에 빠져드는 덩치 「곰」 우대포, 말 많은 「뱀장어」, 입 무거운 「백구」 그날 오전 재개발 추진위원장 공치범이 계약금을 들고 들어와, 할머니가 진 빚 사천만 원의 채권을 자기가 샀다고 말한다. 팔월 삼십일일까지 갚지 못하면 다방은 경매로 그의 손에 넘어간다. 그리고 그는 노인들을 보며 덧붙인다. 저 양반들이 삼십오 년 전에 무엇을 했는지 건너편 국밥집에 물어보라고. 세나는 다방을 팔지 않기로 한다. 커피를 팔아 사천만 원을 갚겠다고. 할아버지들과 함께 메뉴를 늘리고 손님을 하나씩 늘려 가지만, 공치범은 단속반과 철거 용역과 옛 피해자들을 차례로 골목에 데려온다. 1991년 겨울 솔섬골 철거 현장의 불, 건너편 국밥집에서 서른 해 동안 다방 문을 바라본 여자, 할머니가 끝까지 잠가 둔 연탄 창고. 다방을 살리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날마다 상처를 다시 여는 일이라는 것을, 세나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알게 된다. 빚의 날짜는 다가오고, 노인들은 삼십오 년 묵은 죄를 어디서 어떻게 말할지 정해야 한다. 원도심 전체를 밀어 버리겠다는 공청회 날, 다섯은 양복을 꺼내 입는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드라마
다방은 사라져 가는 자리입니다. 커피 둘, 프림 둘, 설탕 둘을 타 주던 마담과 그 자리를 날마다 지키던 늙은 단골들이 있던 곳. 그 자리를 물려받은 사람이 하필 원두 향을 맡고 물줄기를 재는 젊은 바리스타라면, 그리고 단골들이 하필 한때 사람을 때리고 집을 부수던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될까에서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들은 웃깁니다. 아메리카노를 쓴 보리차라 부르고, 손님에게 조직 시절 말투로 허리를 꺾고, 덩치 큰 곰은 라테 위에 엉덩이 같은 하트를 그립니다. 그러나 그 웃음으로 옛 죄를 덮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픈 자리는 피해자 쪽에 두었습니다. 얼굴에 흉을 안고 그물을 깁는 노인, 불에 탄 팔로 국밥을 푸는 여자, 무릎이 부서진 채 재개발 추진위원장이 된 남자. 그들은 사과를 받으러 오지 않습니다. 각자 바라는 것이 따로 있고, 그것은 돈도 눈물도 아닙니다. 세나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들을 귀여운 노인으로 팔아 손님을 모았고, 할머니가 그들을 숨겨 준 자리에서 장사를 합니다. 목포 원도심과 유달산, 선창과 바닷바람은 실제 도시를 빌렸지만 동백다방과 솔섬골, 재개발 추진위원회와 모든 인물, 1991년 철거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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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359자
1화(5,520자)
쓴 보리차
2026.10.25
2화(5,463자)
하루 이백 잔
2026.10.25
3화(5,341자)
엉덩이 하트
2026.10.25
4화(5,336자)
철가방
2026.10.25
5화(5,369자)
그물 깁는 사람
2026.10.25
6화(5,271자)
난로를 찬 사람
2026.10.25
7화(5,295자)
봉투
2026.10.25
8화(5,381자)
연탄 창고
2026.10.25
9화(5,282자)
문턱
2026.10.25
10화(5,343자)
안전모
2026.10.25
11화(5,399자)
사백 개
2026.10.25
12화(5,307자)
맨 앞줄
2026.10.25
댓글 6
우산없음2026.10.26· 1화
다방에서 첫 잔으로 커피 말고 보리차를 내요?
나경훈작가2026.10.27
첫 잔 보리차가 그 다방의 오래된 버릇이에요. 단골들은 맛이 조금만 달라도 알아챕니다.
막차승객2026.10.26· 2화
단골 다섯 명이 하루 이백 잔이면 한 사람이 마흔 잔이에요?
나경훈작가2026.10.27
계산은 맞아요. 다만 그 이백 잔이 다 다섯 분 입으로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느린독자2026.10.26· 3화
엉덩이 하트가 무슨 뜻인지 3화 제목만 보고는 상상이 안 돼요?
나경훈작가2026.10.26
칠십 대 전직 조폭이 하는 엉덩이 하트를 떠올리시면 그게 맞습니다. 쓰면서 제가 제일 많이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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