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게임 튜토리얼 마을의 촌장 NPC로 빙의했다
서버가 꺼졌다. 이제 이 마을에서 죽으면 다시 안 일어난다
장연무@jangyeonmu작품 소개
열세 해를 버틴 온라인 게임 「새벽대륙 온라인」이 문을 닫던 시월 마지막 날 자정, 접속해 있던 사람은 소규한 하나였다. 서른셋, 십 년을 붙잡은 마지막 유저. 화면이 꺼지고 눈을 뜨니 그는 튜토리얼 마을 새싹마을 광장 우물가에 서 있다. 굽은 허리, 말을 안 듣는 왼 무릎, 손에 쥔 지팡이. 몸은 수만 명의 초보에게 「어서 오게, 젊은이」를 말하던 촌장 할아버지 NPC다. 상태창도 가방도 없고, 누가 두 걸음 앞에 서면 입이 먼저 정해진 대사를 시작한다. 마을에는 백 명이 넘는 NPC가 남아 정해진 길을 걷는다. 그들은 배가 고파도 스스로 먹지 않고, 고블린이 오는 쪽으로도 정해진 길이면 걸어간다. 그리고 서버가 꺼진 세상에서는 죽으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규한이 알아낸 길은 하나다. 정해진 대사에 선택지가 아니라 사람의 말로 대답하면, 다음 대사의 한 마디가 그 대답으로 바뀐다. 맞는 게 일이던 연습장 허수아비 짚돌이가 그렇게 처음으로 「임마」라고 말한다. 첫날 밤, 튜토리얼의 첫 보스였던 고블린 왕 쿠르곤이 굴을 나와 북문으로 걸어 들어온다. 수만 번 죽으면서 듣던 플레이어들의 말로 깨어난 그는, 죽을 때마다 하던 대사를 이번에는 지키겠다고 한다. 다음엔 네 마을을 불태우겠다. 쿠르곤도 밤마다 고블린들에게 대답해 그들을 깨우고, 개울을 막고, 들판을 차지하고, 숲의 늑대를 부른다. 규한은 잡화점 주인 베르타, 퀘스트 안내원 모리, 북문 경비병, 대장장이를 하나씩 깨워 성벽을 쌓는다. 그런데 쿠르곤의 입에서 규한이 십 년 동안 쓰던 말이 나온다. 먹을 것은 줄고 주민은 늘고, 첫눈이 오기 전에 마을은 둘 중 하나의 것이 된다. 19세 이상 · 연재 중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게임 속 첫 마을은 누구나 지나가지만 아무도 머물지 않는 곳입니다. 거기 사는 사람들은 같은 말을 수만 번 하고, 첫 보스는 수만 번 죽습니다. 서버가 꺼진 다음 날 그곳에 남은 것이 사람이라면, 그들의 첫마디는 어디서 올까 하는 생각에서 규칙을 세웠습니다. NPC의 말은 누군가 사람의 말로 대답해 줄 때만 바뀌고, 바뀐 말은 대답해 준 사람을 닮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촌장의 말투를 닮고, 고블린 왕은 그를 죽이러 온 플레이어들의 말투를 닮습니다. 규한은 착한 마지막 유저가 아닙니다. 그는 쿠르곤을 매크로로 수천 번 잡아 월세를 냈고, 마을을 지키려고 깨어나지 않은 사람을 미끼로 걷게 하고, 쉬지 않는 대장장이를 일부러 깨우지 않습니다. 쿠르곤에게도 옳은 데가 있습니다. 그는 만 번 넘게 죽었고, 이제 한 번 살 자리를 원합니다. 그 자리가 새싹마을입니다. 웃음은 맞는 데 익숙한 허수아비 짚돌이와, 대사가 한 마디씩 이상하게 바뀌어 가는 안내원 모리, 그리고 현실에서 하나도 안 통하는 십 년 묵은 게임 지식에 맡겼습니다. 게임 이름과 마을, 지명, 인물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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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368자
1화(5,456자)
어서 오게, 젊은이
2026.10.25
2화(5,367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2026.10.25
3화(5,381자)
돈이 모자라네요
2026.10.25
4화(5,338자)
세 번째 밤
2026.10.25
5화(5,369자)
미안하다, 또 왔다
2026.10.25
6화(5,383자)
둑
2026.10.25
7화(5,365자)
넓은 세상으로 떠나세요
2026.10.25
8화(5,453자)
늑대가 우는 밤
2026.10.25
9화(5,330자)
열하나
2026.10.25
10화(5,344자)
보스의 방
2026.10.25
11화(5,333자)
첫눈
2026.10.25
12화(5,296자)
업데이트 예정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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