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쫓겨난 토끼가 차린 떡집
삼백 살 토끼가 친 떡 한 판에 골목이 살고 달이 식는다
차무겸@chamugyeom작품 소개
2026년 정월, 서울 낙원동 떡집 골목. 열한 집 가운데 셔터를 올리는 집은 셋뿐이고, 할머니의 「옥토끼 떡집」은 문을 닫은 지 세 해째다. 섣달 보름 밤, 이 가게 옥상 장독대에 흰 토끼 한 마리가 계수나무 떡메를 끌어안고 떨어진다. 달 궁에서 삼백 년 동안 방아를 지킨 달토끼 아롱. 할머니가 대보름마다 장독대에 올려 둔 찹쌀을 몰래 받아 달의 방아로 떡을 쳤다가 쫓겨났다. 빗자루를 들고 올라온 할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묻는다. “내 찹쌀 먹은 게 너냐?” 같은 밤, 달 궁 수비대장 옥비가 뒤따라 내려온다. 떡메를 내놓고 달로 돌아가자고 한다. 달에서 친 떡, 달떡을 먹은 사람은 소원이 다 이뤄진 맛을 본다. 그런 사람은 더는 달을 보고 빌지 않는다. 달은 사람들의 소원을 찧는 힘으로 데워지고, 소원이 끊기면 식는다. 달이 식으면 달토끼 사만이 언다. 옥비의 말은 사실이다. 할머니 창고에 갇혀 달이 지는 것을 놓친 옥비는 다음 보름, 정월 대보름까지 땅에 발이 묶인다. 아롱은 사람 모습으로 할머니의 가게를 물려받고 셔터를 올린다. 떡이 팔릴수록 골목의 셔터가 하나씩 올라가고, 설 대목을 지나 서울시가 대보름 달맞이에 쓸 떡 만 개를 주문한다. 그만큼 옥비의 허리춤 옥 방울에 서리가 두꺼워진다. 떡을 끊으면 골목이, 떡을 계속하면 달이 무너진다. 할머니의 손녀이자 골목 큰 떡집의 막내 송화는 여덟 해 동안 아궁이 연기로 달에 편지를 보내 왔고, 답장을 쓴 사람이 옥비다. 무대는 떡집 하나에서 골목으로, 골목에서 서울의 대보름으로, 대보름에서 달 궁으로 넓어진다. 19세 이상 · 완결
작가의 창작 노트
- 장르
- 판타지 · 동물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궁금했습니다. 토끼는 자기가 찧은 떡을 먹어 보기는 했을까요? 삼백 년 동안 남의 소원을 찧기만 하고 한 번도 맛을 본 적 없는 토끼가 처음 지구 찹쌀을 혀에 올리는 순간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롱은 착한 주인공이 아닙니다. 자기 떡이 사람들의 소원을 먹어 치운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목을 위해 계속 칩니다. 웃음은 토끼의 몸에 맡겼습니다. 놀라면 머릿수건 밑으로 귀가 튀어나오고, 화가 나면 발을 구르고, 좋은 쌀 냄새에 코가 먼저 씰룩입니다. 지구 물정을 모르는 수비대장 옥비, 기계 떡을 믿는 상인회장, 콩고물만 노리는 골목 고양이 쑥떡, 떡집 골목 상인들이 나머지를 맡았습니다. 아픈 자리는 할머니의 장독대에 두었습니다. 예순 해 동안 올라가던 찹쌀 한 그릇이 어느 해 올라가지 않는 장면입니다. 옥토끼 떡집과 대궐떡집, 등장하는 사람과 행사는 지어낸 것입니다. 낙원동 떡집 골목, 낙원상가, 탑골공원, 청계광장은 실제 지명을 빌렸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인물·설정·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독립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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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목록
총 12화 · 평균 5,449자
1화(6,059자)
섣달 보름
2026.10.30
2화(5,597자)
시룻번
2026.10.30
3화(5,516자)
소원이 없어지는 떡
2026.10.30
4화(5,322자)
가래떡
2026.10.30
5화(5,341자)
천 개
2026.10.30
6화(5,376자)
빈 그릇
2026.10.30
7화(5,369자)
청계광장
2026.10.30
8화(5,381자)
쉰 번
2026.10.30
9화(5,353자)
열쇠
2026.10.30
10화(5,373자)
사람 손
2026.10.30
11화(5,364자)
만 개
2026.10.30
12화(5,342자)
달 궁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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