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5,141자)

어머니의 하루

니체의 삶 · 네오

어머니의 하루는 여섯 시에 시작되었다.

아들보다 먼저 일어나 부엌에 불을 넣고 물을 데웠다. 바인가르텐 18번지. 2층의 아들 방으로 올라가 덧문을 열었다. 아들은 깨어 있었다. 대개 깨어 있었다. 천장을 보고 누워 있다가 어머니가 들어오면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 그렇게 불렀다. 날마다. 그 말은 남아 있었다.

씻기는 것은 어머니가 했다. 예순넷의 손이 마흔다섯의 얼굴을 씻었다. 콧수염을 빗었다. 면도는 이발사가 일주일에 두 번 왔다. 옷을 입히는 것도 어머니였다. 아들은 팔을 들었고 다리를 내밀었다. 순했다. 대개 순했다. 어떤 날은 단추를 자기가 채우겠다고 했다. 채웠다. 틀리게. 어머니는 고치지 않았다. 틀린 단추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커피와 빵과 달걀이었다. 아들은 잘 먹었다. 어머니는 오버베크에게 그것을 적었다. 매주. 잘 먹는다고. 그것이 어머니가 가진 좋은 소식이었다. 끼니 사이에 먹지 않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이 사람을 보라」에 적은 사람이 아침마다 커피를 마셨다. 어머니는 그 책을 읽지 않았다. 그 책은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커피를 따랐다.

아홉 시에 산책을 나갔다.

어머니가 아들의 팔을 잡았다. 집 앞 골목을 지나 성벽을 따라 잘레 강가로. 한 시간. 날마다 같은 길. 아들은 뛰지 않았다. 천천히 걸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모르는 여자들에게도. 여자들은 당황했다가 인사를 받았다. 아이들이 뒤를 따라오다 어머니가 돌아보면 흩어졌다. 교수. 미친 교수. 아이들은 그렇게 불렀다. 어머니는 들었다. 아들은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혹은 들었는데 다른 말이었다.

강가에서 아들은 멈추었다. 물을 보았다. 오래. 어머니는 기다렸다. 아들이 무엇을 보는지 몰랐다. 라인인지 바다인지 호수인지. 어머니는 그런 것들을 몰랐다. 잘레 강이었다. 아들이 열 살 때 수영하던 강. 어머니는 그것만 알았다. 아들이 돌아섰다. 어머니가 팔을 잡았다.

열한 시에 피아노였다.

거실. 서쪽 창. 수놓은 천은 이제 피아노 위에 없었다. 어머니가 서랍에 넣었다. 날마다 치는 피아노에 천을 덮을 수 없었다. 성경은 식탁으로 옮겼다. 아들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뚜껑을 열었다. 쳤다.

어머니는 부엌에서 들었다. 점심을 준비하면서. 아들은 악보 없이 쳤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그러다가 어느 날 아들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피아노에 맞추어. 낮게. 어머니가 손을 멈추고 들었다. 가사가 있었다. 어머니는 거실 문가로 갔다.

「오 인간이여! 주의하라! 깊은 한밤중이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잤다, 나는 잤다, 깊은 꿈에서 나는 깨어났다. 세계는 깊다, 낮이 생각한 것보다 더 깊다.」[주 38-01]

어머니는 그 노래를 몰랐다. 찬송가가 아니었다. 아들이 어디서 배운 노래인지 몰랐다. 아들이 지은 노래라는 것을 몰랐다. 아들의 책 속에서 산을 내려온 사람이 밤에 부르는 노래라는 것을. 어머니는 그 책을 읽지 않았다. 문가에 서서 들었다. 가사가 이어졌다.

「고통은 말한다,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을 원한다, 깊은, 깊은 영원을 원한다!」[주 38-02]

노래가 끝났다. 아들이 피아노 뚜껑을 내렸다. 어머니는 부엌으로 돌아갔다. 영원. 어머니는 그 낱말을 알았다. 교회에서 쓰는 낱말이었다. 아들이 그 낱말을 교회에서와 다르게 쓴다는 것을 어머니는 몰랐다. 아들이 그 낱말을 호숫가 바위 앞에서 받았다는 것을. 어머니는 수프를 끓였다. 그날 밤 오버베크에게 적었다. 아들이 노래를 했다고. 영원에 대한 노래였다고. 어머니는 그것이 좋은 소식인지 몰라서 좋은 소식 다음 줄에 적었다.

점심 뒤에 아들은 잤다. 두 시간. 어머니도 앉았다. 앉아서 바느질을 했다. 양말. 아들의 양말은 늘 구멍이 났다. 걷는 사람의 양말이었다. 어머니는 그것이 좋았다. 구멍이 나는 동안은 걷는 것이었다.

오후에 편지가 왔다.

오버베크에게서, 쾨젤리츠에게서,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가 늘었다. 아들의 책을 읽은 사람들. 아들이 어떤지 묻는 사람들. 어머니는 그 편지들을 읽었다. 답하지 않았다. 답할 말이 없었다. 잘 먹는다고 쓸 수는 없었다. 그 사람들은 다른 것을 묻고 있었다.

나우만에게서도 편지가 왔다. 책이 팔린다고 했다. 전보다 많이. 「차라투스트라」 세 부를 한 권으로 묶어 내겠다고 했다. 쾨젤리츠가 편집하고 있다고. 어머니는 그 편지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아들이 깨어 있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네 책이 팔린대.”

아들이 어머니를 보았다.

“제가 아름다운 책도 썼지요, 어머니.”[주 38-03]

어머니는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면서 자기가 그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했다. 아름다운지 어머니는 몰랐다. 아들이 그렇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말을 믿기로 했다.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신문에도 났다. 어느 날 지역 신문에 기사가 났다. 나움부르크 출신의 철학자. 베를린과 빈과 코펜하겐에서 읽힌다는 사람. 지금은 병으로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사람. 어머니는 그 기사를 읽었다. 아들에게 읽어 주지 않았다.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들을까 봐. 혹은 자기 이야기로 들을까 봐. 둘 다 무서웠다.

저녁에는 어머니가 읽어 주었다.

성경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성경을 읽어 주었는데 아들이 듣다가 일어나 나갔다. 어머니는 다른 것을 찾았다. 신문. 날씨. 농사. 황제. 아들은 황제 이야기에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는 황제 이야기를 건너뛰었다. 소설. 어머니는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아들을 위해 읽었다. 아들은 들었다. 듣다가 잤다. 어머니가 책을 덮고 덧문을 닫았다.

그것이 하루였다. 날마다 같은 하루. 어머니는 그 하루를 3년 동안 살았다. 아버지의 병이 1년이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세어 보지 않았다. 세면 무서울 것이었다.

1890년 12월에 딸이 돌아왔다.

파라과이에서. 혼자. 남편은 1년 반 전에 죽었다. 산베르나르디노의 호텔 방에서, 독으로. 식민지가 무너지고 있었고 빚이 있었고 그 사람은 그 방을 골랐다. 딸은 그것을 어머니에게 편지로 알렸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아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머니는 알았다. 지금 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랐다.

딸은 마흔넷이었다. 검은 옷. 역에서 어머니가 딸을 보았다. 딸이 어머니를 안았다. 그리고 집으로 걸었다. 거실에 아들이 있었다. 피아노 앞이 아니라 창가에. 아들이 돌아보았다. 딸을 보았다. 한참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라마.”

어릴 때 부르던 이름이었다. 라마. 어린 동생이 고집을 부리면 그렇게 불렀다. 침을 뱉는 짐승. 동생은 그 이름을 싫어했고 좋아했다. 50년 전의 이름. 딸이 울었다. 아들은 울지 않았다. 아들이 다가와 동생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창가로 돌아갔다.

딸은 그날 밤 집 안을 둘러보았다. 2층의 아들 방. 책상 위의 아무것도 없음. 서랍. 어머니가 모아 둔 편지들. 나우만의 편지. 쾨젤리츠의 편지. 책 판매 보고서. 딸은 그것들을 읽었다. 밤새. 어머니는 자고 있었다. 딸은 숫자를 보았다. 팔린 부수. 전보다 많이. 그리고 쾨젤리츠가 하고 있다는 전집. 딸은 그 이름을 보았다. 음악가. 오빠의 필사자. 딸은 그 사람을 알았다. 바젤에서. 쉼표를 지우던 사람. 딸은 서랍을 닫았다.

다음 날 아침 딸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오빠의 원고는 어디 있어요?”

“오버베크 씨가 가지고 있지. 바젤에.”

“왜요?”

“그 사람이 챙겼으니까. 토리노에서.”

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는 그 끄덕임을 보았다. 할머니의 끄덕임이었다. 한 번 말한 것을 두 번 말하지 않는 사람의 끄덕임. 어머니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알게 되는 데 3년이 걸렸다.

딸은 1년 반을 있다가 파라과이로 돌아갔다. 식민지를 정리하러. 그리고 1893년 9월에 다시 왔다. 이번에는 영영. 가방이 여러 개였다. 가방 하나에 남편의 서류가 있었고 가방 하나에 오빠에 관한 신문 기사들이 있었다. 딸은 파라과이에서도 그것을 모았다. 오빠가 어디서 어떻게 읽히는지. 딸은 그것을 전부 알고 돌아왔다.

어머니는 그해 가을 오버베크에게 썼다. 딸이 돌아왔다고. 영영이라고. 그리고 적었다. 딸이 오빠의 일을 맡겠다고 한다고. 책과 원고와 편지를. 어머니는 그것이 좋은 소식인지 몰랐다. 좋은 소식 다음 줄에 적었다. 적고 나서 어머니는 한 줄을 더 적으려다 말았다. 그 줄은 이것이었다. 나는 아들만 맡겠다.

어머니는 그 줄을 적지 않았다. 적지 않아도 그렇게 할 것이었다. 어머니의 하루는 여섯 시에 시작되었다. 딸이 돌아온 뒤에도.

후주

[주 38-01] [주 38-02]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또 다른 춤의 노래」 3절(4부 「밤의 방랑자의 노래」에서 되풀이). eKGWB Za-III-Tanzlied-3. 한국어 작업 번역. 「오 인간이여! 주의하라!」로 시작하는 열두 줄의 노래로, 본문은 앞 여섯 줄과 뒤 세 줄을 나누어 실었다. 니체가 병중에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는 기록은 없으며 이 장면은 소설의 창작이다. 가사가 그의 것임을 어머니가 몰랐다는 것도 창작이다.

[주 38-03] 어머니 프란치스카 니체가 편지에 전한 아들의 말. 「나도 아름다운 책을 썼다」는 취지의 말을 아들이 했다고 어머니가 적은 것으로 전하며, 한국어는 그 취지를 옮긴 것이다. 직접 인용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근거 38-04] 1890년 5월부터 1897년까지 나움부르크 바인가르텐 18번지 어머니의 집에서 지냈다. 씻기고 입히고 산책시키고 피아노를 치게 하고 읽어 주는 어머니의 하루는 어머니가 오버베크에게 보낸 편지들에 상세히 전한다. 아들이 산책길에 모르는 여자들에게도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는 것, 아이들이 뒤따랐다는 것도 그 편지들에 근거한다.

[근거 38-05] 베른하르트 푀르스터는 1889년 6월 파라과이 산베르나르디노에서 독을 먹고 죽었다. 엘리자베트는 1890년 12월 나움부르크로 돌아와 1892년 6월까지 머물다 파라과이로 갔고 1893년 9월 영구 귀국했다. 「라마」는 니체가 어릴 때부터 동생을 부르던 별명이다. 1890년대 초 니체의 책 판매가 늘기 시작했고 쾨젤리츠가 1892년부터 전집을 편집하다가 1893년 엘리자베트가 중단시켰다.

틀린 단추, 강가의 멈춤, 노래를 듣는 문가, 신문 기사, 딸이 밤새 서랍을 읽은 것, 어머니가 적지 않은 마지막 줄은 소설의 창작이다. 니체의 내부 상태를 설명하는 상징을 붙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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