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5,722자)
영원회귀를 사랑한다는 것
니체의 삶 · 네오
니스에는 빛이 있었다.
12월인데 하늘이 1년에 220일 맑다고 했다. 그는 그 숫자를 듣고 왔다. 펜션 드 주네브, 3층, 바다 쪽 창. 아침마다 그는 창을 열고 그 숫자가 맞는지 확인했다. 대개 맞았다. 빛이 바다에서 올라와 방을 채웠고 그는 푸른 안경을 쓰고 그 빛 속에 앉았다. 제노바의 빛과 달랐다. 제노바는 빛이 바위와 골목에 부딪혀 왔다. 여기서는 빛이 그냥 왔다.
그는 그 겨울에 3부를 쓰기로 했다. 가장 조용한 시간이 그 사람에게 말하라고 한 것을. 그 사람이 아직 할 수 없다고 한 것을.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지 몰랐다. 모른 채로 걸었다.
니스에서 동쪽으로 바다를 끼고 가면 에즈라는 마을이 바위 꼭대기에 있었다. 역에서 그 마을까지 한 시간을 올라갔다. 그는 그 길을 걸었다. 겨울 햇빛 속에서 올리브와 소나무 사이로. 돌아올 때는 바다가 눈 아래 있었다. 그는 그 길에서 생각했다.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왔다. 그 사람은 이번에 배를 타고 있었다. 섬에서 뭍으로. 그리고 선원들에게 자기가 본 것을 이야기했다.
환영과 수수께끼.
그 사람이 산길을 오른다. 어깨 위에 난쟁이가 앉아 있다. 중력의 영. 무거운 것, 끌어내리는 것. 난쟁이가 그 사람의 귀에 납을 붓는다. 너는 돌을 높이 던졌지만 돌은 네 위로 떨어진다. 그 사람은 멈추어 서서 난쟁이에게 말한다. 내려와라. 그리고 둘은 성문 앞에 선다. 그 사람이 난쟁이에게 말한다.
「이 성문을 보라! 난쟁이여! 이 성문은 두 얼굴을 가졌다. 두 길이 여기서 만난다. 그 길들을 끝까지 간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주 24-03]
성문 위에 이름이 적혀 있다. 순간. 성문에서 두 길이 만난다. 하나는 뒤로 영원히, 하나는 앞으로 영원히. 두 길은 서로 모순된다. 그런데 이 성문에서 만난다.
그는 그것을 썼다. 2년 반 전 바위 앞에서 온 것을 처음으로 모양을 주어 썼다. 성문. 두 길. 그 사람이 난쟁이에게 묻는다. 이 두 길이 영원히 모순되는가. 뒤로 가는 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은 이미 일어났을 것이고, 앞으로 가는 길에서 일어날 모든 일은 이미 한 번 일어난 것이 아닌가. 이 순간도. 이 성문도. 이 거미도, 이 달빛도, 너와 나도.
그는 거기서 멈추었다. 그 사람도 멈추었다. 그다음에 그 사람은 개 짖는 소리를 듣고, 성문도 난쟁이도 사라지고, 양치기 하나가 땅에 누워 있는 것을 본다. 입에 검은 뱀이 들어가 목을 물고 있다. 그 사람은 뱀을 잡아당긴다. 나오지 않는다. 그 사람이 소리친다.
「물어라! 물어라! 머리를 물어 끊어라! 물어라!」[주 24-04]
양치기가 문다. 뱀의 머리를 뱉는다. 그리고 일어선다. 더 이상 양치기가 아니고 사람이 아니고, 변한 자, 빛에 둘러싸인 자가 되어 웃는다. 그 사람은 말한다. 사람이 그렇게 웃는 것을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는 그 웃음을 쓰고 펜을 놓았다. 그 웃음을 그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뱀이 무엇인지 그는 알았다. 목에 걸린 생각.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것. 모든 것이 돌아온다는 것. 그 사람은 아직 그 뱀을 물지 못했다. 양치기에게 물으라고 소리쳤을 뿐이다. 그도 아직 물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양치기를 썼다. 자기 대신 물 사람을.
1월에 발작이 왔다.
니스의 빛도 막지 못했다. 이레였다. 그는 이레 동안 덧문을 닫고 누워 있었다. 세숫대야. 쇠막대. 펜션의 하녀가 아침마다 문 앞에 물을 놓고 갔다. 그는 그 이레 동안 그 사람도 눕게 했다. 회복하는 자. 그 사람이 어느 아침 미친 사람처럼 일어나 자기의 가장 깊은 생각을 불러낸다. 올라와라, 심연의 생각이여. 그리고 쓰러진다. 이레 동안 죽은 사람처럼 눕는다.
그리고 그 사람의 동물들이 말한다. 독수리와 뱀. 동물들이 말한다.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구른다.」[주 24-01]
그는 그것을 동물들의 입으로 썼다. 분명하게. 동물들이 말했다. 그 사람이 아니라.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하게 했다.
「오, 너희 익살꾼들아, 손풍금들아! 너희는 이레 동안 이루어져야 했던 것을 어찌 그리 잘 아느냐. 너희는 벌써 그것으로 손풍금 노래를 만들었구나.」[주 24-05] 그 사람은 동물들의 말이 틀렸다고 하지 않았다. 너무 쉽다고 했다. 모든 것이 돌아온다는 것을 노래로 부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목에 걸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는 침대에서 그것을 썼다. 자기 손으로. 눈을 감고. 그 사람이 역겨워하는 것을 썼다. 가장 작은 인간도 영원히 돌아온다는 것. 작은 것들. 찬송가 50만 부. 동생의 편지. 슈마이츠너. 바이로이트의 공작부인. 그것들도 돌아온다. 영원히. 그 사람은 그것 때문에 쓰러진 것이었다. 큰 것이 돌아오는 것은 견딜 수 있었다. 작은 것이었다.
이레째에 그는 일어났다. 하녀가 놓고 간 물을 마셨다. 창을 열었다. 빛이 왔다. 220일 가운데 하루였다. 그는 외투를 입고 나갔다. 바다로. 그리고 걸었다. 걸을 수 있었다. 그 사람도 그날 일어났다. 동물들이 그 사람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세계가 정원처럼 기다린다고. 그는 그것을 돌아와서 썼다.
에즈로 오르는 길에서 그는 가장 빨리 썼다.
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 그 사람이 낡은 서판들 사이에 앉아 새 서판을 기다린다. 서른 개의 절. 그는 그것을 그 사람이 걸어 올라가는 속도로 썼다. 다리가 움직이는 속도로 생각이 움직였다. 올리브 밭을 지나면서 한 절, 소나무 아래서 한 절, 바위 꼭대기의 마을 성문에서 한 절. 모세가 산에서 받아 온 돌판을 그 사람은 깨뜨리고 있었다.
「부숴라, 나를 위해 낡은 서판들을 부숴라!」[주 24-06]
너는 해야 한다를 깨고 나는 하겠다를 쓰고, 그 위에 다른 것을 쓰고 있었다. 그는 그 사람이 쓰는 것을 받아 적었다. 자기 다리로.
꼭대기에서 바다가 눈 아래 있었다. 끝이 없는 것. 마을은 바위에 붙은 집 몇십 채였고 골목이 사람 하나 지나갈 너비였으며, 어느 집 문간에 늙은 여자가 앉아 그를 올려다보았다. 푸른 안경을 쓰고 공책을 든 외국 사람. 여자가 뭐라고 말했고 그는 알아듣지 못했으며, 그래서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여자가 웃었다. 이가 세 개였다. 그는 그 웃음도 받아 적고 싶었는데 그 사람의 서판에는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는 그것을 보면서 오늘 쓴 것을 세었다. 열두 절이었다. 걸어서 올라온 한 시간 동안. 그는 자기가 책상에서는 하루에 한 절도 못 쓰는 날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다리가 쓰는 것이었다. 몸이 쓰는 것이었다. 몸을 경멸하는 자들에게 그 사람이 한 말이 맞았다.
3부의 마지막은 노래였다.
일곱 개의 봉인. 그 사람이 영원에게 하는 고백. 그는 그것을 1월 말의 밤에 썼다. 창을 열어 두고. 바다 소리가 들어왔다. 일곱 절. 각 절이 같은 물음과 같은 후렴으로 끝났다. 그는 첫 절을 쓰고 물음을 썼다.
「오, 내가 어찌 영원을 열망하지 않겠는가, 반지들 가운데 혼인의 반지, 회귀의 반지를!」[주 24-07]
그리고 후렴을 썼다.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오 영원이여!」[주 24-02]
그리고 둘째 절을 쓰고 같은 후렴을 썼다. 셋째. 넷째. 일곱 번. 쓸 때마다 그 줄이 조금씩 달라졌다. 글자는 같았다. 달라지는 것은 쓰는 손이었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의 것이었다. 네 번째쯤에서 그는 누구의 것인지 몰랐다. 일곱 번째는.
그는 일곱 번째를 쓰고 종이를 들었다. 창가로 갔다. 바다가 어두웠다. 그는 그 줄을 소리 내어 읽었다. 자기 목소리로. 낮고 정확하고 조금 느린 목소리로.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오 영원이여.
소리가 났다. 방 안에서. 자기 입에서.
2년 반 전 바위 앞에서 대답하지 않았다. 작년 12월 라팔로에서 대답하지 않았다. 작년 9월 질스마리아의 바위 앞에서 그랬었다까지 말하고 멈추었다. 지금 그는 그 줄을 소리 내어 읽었다. 대답이었나. 그는 몰랐다. 그 사람의 노래를 읽은 것이었다. 그런데 읽은 것은 자기 목소리였다. 자기 목소리가 그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방금 알았다. 할 수 있다는 것과 한다는 것은 달랐다. 그 차이를 그는 알았고, 그 밤에는 그 차이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종이를 책상에 놓았다. 창을 닫지 않았다. 불을 껐다. 침대에 누웠다. 바다 소리가 들어왔다. 밀려오고 물러가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소리. 그는 그 소리를 들었다. 미워하지 않았다. 사랑한다고도 하지 않았다. 들었다.
원고는 베네치아로 갔다. 쾨젤리츠가 정서했다. 쉼표를 하나도 지우지 않았다.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교수님, 이번에는 지울 데가 없었습니다. 그는 그 편지를 들고 웃었다. 그 사람이 쓴 것이라서 그랬다. 그 사람은 쉼표를 틀리지 않았다.
책은 4월에 나왔다. 그는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세 부. 산에서 내려온 사람이 세 번 내려오고 세 번 올라가고 마지막에 영원에게 노래했다. 더 쓸 것이 없었다. 그는 오버베크에게 그렇게 썼다. 끝났다고. 쓰고 나서 그는 그 말이 맞기를 바랐다. 바라는 것과 아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그는 또 알았다. 그래도 그 봄에는 바랐다.
4월의 어느 아침 그는 바다로 갔다. 빛이 있었다. 그는 바위에 앉았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공책을 가져오지 않았다. 바다를 보았다. 한 시간. 두 시간. 그는 자기가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좋았다. 그것이 좋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후주
[주 24-01]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회복하는 자」 2절. eKGWB Za-III-Genesende-2. 한국어 작업 번역. 말하는 이는 차라투스트라의 동물들이며, 차라투스트라는 그들을 「손풍금」이라 부르고 그 정식화가 너무 쉽다고 한다. 동물들의 문장과 차라투스트라의 고통을 구별한다.
[주 24-02] 같은 책 3부 「일곱 개의 봉인」. eKGWB Za-III-Siegel-1. 한국어 작업 번역. 일곱 절의 후렴이다. 니체가 이 줄을 소리 내어 읽었다는 것은 소설의 창작이다.
[주 24-03] [주 24-04]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2절. eKGWB Za-III-Gesicht-2. 한국어 작업 번역. 성문 「순간」과 양치기와 뱀이 이 절에 있다.
[주 24-05] 같은 책 3부 「회복하는 자」 2절. eKGWB Za-III-Genesende-2. 한국어 작업 번역. 동물들의 말(24-01)에 대한 차라투스트라의 대답이다.
[주 24-06] 같은 책 3부 「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eKGWB Za-III-Tafeln. 한국어 작업 번역. 되풀이되는 후렴이다.
[주 24-07] 같은 책 3부 「일곱 개의 봉인」. eKGWB Za-III-Siegel-1. 한국어 작업 번역. 24-02의 후렴 바로 앞에 놓이는 물음이다.
[근거 24-08] 1883년 12월부터 1884년 4월까지 니스 펜션 드 주네브 체류. 3부는 1884년 1월에 썼고 4월에 출간되었다. 「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을 역에서 에즈로 오르는 길에서 구상했다는 것과 니스의 맑은 날 수는 니체 자신의 기록이다. 「환영과 수수께끼」의 난쟁이·성문·양치기와 뱀, 「회복하는 자」의 이레는 원문의 내용이다.
[근거 24-09] 니체는 1884년 봄에 3부로 『차라투스트라』가 완결되었다고 여겼다. 4부는 이듬해에 쓴다. 1월의 발작, 하녀, 에즈 꼭대기에서 센 열두 절, 쾨젤리츠의 편지, 4월 아침의 바위는 소설의 창작이다.
이 소설은 시적 우주론과 과학적 증명을 같은 것으로 쓰지 않았다. 성문의 두 길은 차라투스트라의 환영이며 니체가 증명한 명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