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6,455자) · 2026년 3월 7일~18일, 서울
그럴 사람이 아니다
이재명의 삶 · 네오
2026년 3월 10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생방송에 MBC 기자 출신 장인수가 앉았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두고 여권이 갈라져 있던 때였다. 정부가 내놓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강경파는 개혁이 아니라 후퇴라고 불렀고, 이재명 대통령은 며칠째 엑스에 글을 올리고 있었다. 사흘 전인 3월 7일의 글은 이랬다.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9일에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썼다.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이행하려는 고심의 결과로 이해해 달라는 당부가 뒤에 붙었다.
그날 생방송에서 장인수는 검찰 안에 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킨 것만 한다’라면서 ‘공소 취소해 줘라’라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못 박았다. 검사들은 수뇌부가 공소를 취소해 주면 대통령과 검찰 수뇌부를 묶어서 통으로 보낼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는 말도 보탰다. 진행자 김어준이 추임새를 넣었다.
“큰 취재를 했다.”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과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까지 다섯 개의 재판이 당선 뒤 멈춰 있는 사람이었다. 방송의 말은 그 공소를 취소해 주는 대가로 검찰이 수사권을 지키려 한다는 거래로 읽혔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몇몇 커뮤니티는 그 「고위 관계자」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지목했다. 친명계 한준호 의원은 그날 페이스북에,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느냐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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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은 오래 이재명 곁에 서 온 사람이었다. 2017년 대선 이후 이재명이 친형 강제입원을 비롯한 의혹에 휩싸일 때마다 그는 이재명을 「절대 악」으로 만들어 진보 진영을 갈라놓으려는 세력이 있다며 막아섰다. 2021년 10월 24일,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두고 그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말했다.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돈, 줄, 백의 도움 없이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은 어렵고 외롭다고,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이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곧장 받아쳤다. “정 그리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 그가 라디오를 진행하던 TBS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이재명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유튜버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김어준이었다. 대선 하루 전인 2025년 6월 2일, 후보 이재명은 뉴스공장에 나와 한 시간 오십오 분을 앉아 있었다. 선거 전날의 시간을 거기에 썼다. 그 자리에서 김어준이 봄의 통화를 꺼냈다. 3월 말인지 4월 초인지, 자신은 국무위원을 전원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이재명은 법적으로도 안 되지만 정당하지 않다며 말렸다고 했다. 김어준은 역사 앞에서 정당한 것이 그리 중요하냐고 물었다. 이재명이 답했다.
“그게 제일 나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부 탄핵하면 정부는 없는데 승계 순서가 안 정해져 있다. 그냥 없어지는 것이다. 무정부 상태가 될 수 있다. 혼란이 생기면 국민이 나서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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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침부터 민주당이 들끓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공소 취소 거래설이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히게 한다고 썼다.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말을 보탰다. “도저히 있을 수 없고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서는 그런 일을 할 바보가 없다.”
지목된 사람이 직접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SNS에 글을 올렸다.
“검사들에게 특정사건 관련 공소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고 보완수사권과 연관 지어 메시지나 문자를 전달한 사실도 없다.”
장관이 취임 뒤 검사들에게 일관되게 전한 말은 따로 있었다. 검찰이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반성하고 변화하라는 것, 개혁 국면에 동요하지 말고 각자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한 문장을 더 적었다. “그 어떤 집단이나 세력과도 거래는 없다.” 같은 날 YTN 인터뷰에서는 거래할 군번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 관계자가 짧게 말했다. “음모론에 대답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국민의힘은 반대편에서 들어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 일을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라 부르며 특검을 요구했다. 그날 뉴스공장에는 KBS 기자 출신 홍사훈이 패널로 나왔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통령 탄핵 사유라는 말까지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인천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습에 나섰다. “검찰개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한결같고 강하다.” 지지자들의 게시판은 둘로 갈렸다. 김어준이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는 “김어준 총수가 확실히 길잡이를 해준다.”라고 쓴 글이 100건 가까운 공감을 얻었다. 친명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는 김어준이 해보자는 거냐는 글과, 가짜뉴스를 퍼뜨린 장 전 기자를 고발해야 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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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어준이 같은 방송에서 이 일을 다시 꺼냈다. 그는 이 사안이 더는 그 이상 못 나갈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애초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제안을 할 사람이 아니다.”
그는 까닭을 댔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무수한 검찰 작업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대통령이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런 검은 거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거래설이 처음 흘러나온 바로 그 마이크 앞에서, 진행자가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그렇게 짚었다. 다만 누군가 대통령의 이름을 팔았다면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장인수가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알았느냐는 물음에는 선을 그었다. “기자는 자기의 특종을 절대 말하지 않는다.” 자기 패를 까고 테이블에 앉는 카드 플레이어는 없다고 했고, 워터게이트의 제보자 「딥 스로트」를 꺼냈다. 그 신원은 33년이 지나서야 드러났고, 그것도 기자가 아니라 제보자 본인이 죽기 전 딸의 설득으로 91세에 직접 밝혔다는 이야기였다.
같은 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말했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 당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 김현 의원과 김동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인수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진행자 김어준과 그의 채널은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김영진 의원은 그 내용을 삼류 창작소설급에도 못 들어가는 것이라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거꾸로 밀어붙였다.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 결국 진실은 둘 중 하나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한 대통령 탄핵 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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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김어준은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방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 풀었다. 작가들이 출연진과 주제를 확인한 뒤 밤 12시쯤 공용방에 통합 대본을 공유하는데, 장인수가 출연한 날의 어느 단계 기록에도 그 발언은 없었다고 했다.
“사전에 내용을 알고 방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같은 날 라디오에서 한준호 의원은 그에게 책임감 있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의원은 당이 장인수만 고발한 것이 국민과 지지자들의 정서와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친명계 모임 더민주혁신회의는 논평을 내고, 큰 취재를 했다며 그 주장에 사실상 동조하고 특종이라 치켜세우더니 급기야 방송에서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되는 상황으로 번졌다고 김어준을 겨눴다. 김어준의 답은 그날 방송에서 이미 나와 있었다.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좋다. 모조리 무고로 걸어 버리겠다.”
그는 장 기자가 터뜨릴 장소로 고를 만큼 뉴스공장 접속자가 많은 것을 우리가 사과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장인수는 따로 해명을 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소 취소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거래하려 했다고 방송한 적은 없고, 뉴스공장 측과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했다.
그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KBS 1TV 「사사건건」에 나왔다. 그는 이 거래설을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가짜 뉴스라고 불렀다.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일이 바쁜데 이런 근거 없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했다.
그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조사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이후 정무수석실이 공지를 냈다. 이 일을 맡을 곳은 언론중재위원회라며 수석의 말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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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통령이 엑스에 긴 글을 올렸다. 글 아래에는 김어준의 발언이 담긴 기사 한 꼭지가 붙어 있었다. 김어준은 그 기사에서, 대통령이 집권해 보니 이제는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냐고, 정부안에 칼이 숨어 있는데 못 보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리고 정부안에 설득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 물음에 글로 답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기우라고 했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의 수사배제는 국정과제로 이미 확정된 것이고 돌이킬 수 없다.”
그는 과도한 선명성 경쟁이 해체되어야 할 기득 세력에게 반격의 명분을 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과잉 때문에 결정적인 개혁 기회를 놓치고 결국 기득권의 귀환을 허용한 역사적 경험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에게 객관 강박이 있다는 김어준의 말에 답하듯 한 문장이 이어졌다.
“객관성과 평정심을 잃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넘어 세월이 지나고 세력관계가 변할지라도 언제나 통용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악용되기 어려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튿날 그는 김어준 관련 기사를 다시 공유하며 썼다.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 조항과 수사 중 검사가 끼어들 여지가 있는 조항을 지우라고 정부에 지시했다는 글이었다. 같은 날 홍익표 정무수석은 SBS 라디오에서 인터넷 방송에도 책임 있고 균형 있는 보도를 할 책임 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권한과 책임은 비례한다고 했다.
18일, 정청래 대표가 뉴스공장에 나왔다. 전날 당론으로 정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두고 그는 대통령과 자신의 생각이 같았다며 「이심정심」이라 했다. 거래설은 그 방송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섭외 요청이 와도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2026년 3월 11일, 「김어준 방송서 “李 공소취소·수사권 거래설”… 친명 “막가자는 거냐”」 · 머니투데이, 2026년 3월 11일, 「정성호 장관 “공소취소 말한 적 없다”…김어준 ‘거래설’ 정면 반박」 · 한겨레, 2026년 3월 11일, 「‘이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파장…당·정·청 “황당한 음모론” 격앙」 · 뉴스1, 2026년 3월 11일, 「靑 ‘공소취소 거래설’ 부글…검찰개혁안 진통엔 “지켜보자”」 · 중앙일보, 2026년 3월 12일, 「음모론 이어 탄핵까지 나왔다… ‘李 서포터’ 김어준의 변모」 · 동아일보, 2026년 3월 12일, 「‘공소취소 거래설’ 진화 나선 김어준…“李는 그럴 사람 아냐”」 · 문화일보, 2026년 3월 12일, 「청와대, 이재명 지지율 자신감… 공소취소 거래설 언급없이 ‘핀셋 개혁’ 의지」 · 디지털타임스, 2026년 3월 12일, 「與, ‘공소취소 거래설’ 장인수 고발… 김어준, ‘워터게이트’ 언급 맞대응」 · MBC, 2026년 3월 12일, 「‘공소 취소 거래설’ 일파만파‥“특검” “국조” 대립」 · 경북도민일보, 2026년 3월 13일, 「김어준 “공소취소 거래설 짜고 친 것 아니다…고발 땐 무고 대응”」 · 한국일보, 2026년 3월 13일, 「김어준 “짜고 친 거 아냐”… 공소취소 거래설 고발에 “모조리 무고로 대응”」 · 뉴스1, 2026년 3월 13일, 「與, ‘공소취소 거래설’ 수습국면?…김어준 관계 재설정·檢개혁안 처리 주목」 · 조선비즈, 2026년 3월 13일, 「靑 “공소 취소 거래설은 가짜뉴스…언론중재 대상”」 · 데일리안, 2026년 3월 16일, 「김어준 “정부안 설득되고 싶다”…李대통령 “검찰개혁 우려는 기우”」 · 헤럴드경제, 2026년 3월 16일, 「李대통령, ‘객관 강박있다’ 김어준 기사 공유하며 “검찰 개혁 일각 우려는 기우”」 · 한겨레, 2026년 3월 17일, 「이 대통령, 김어준과 ‘거리두기’…“개혁에 장애 가져오는 과잉 안 돼”」 · 한겨레21, 2026년 3월 20일, 「정청래, ‘공소취소 거래설’ 김어준 방송 또 출연」 · 이데일리, 2021년 10월 25일, 「“이재명 도와야” 김어준에..이낙연 측 “캠프 가라”」 · 주간경향, 2025년 9월 7일, 「섀도 캐비닛? 딜레마?…이재명에게 김어준이란 〔팬덤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