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5,013자) · 첫 단추

정직

격자 오류 · 문가온

기사는 목요일 아침 여섯 시에 올라왔다. 지역 인터넷 신문 사회면. 제목은 이랬다. 「비닐하우스 주민 쫓아낸 ‘지도 삭제’… 시청 설계부 직원이 첫 단추」. 기사 본문에 내 이름은 없었다. 좌표설계부 3년 차 직원 A씨. 삼 년 전 217-104를 격자 오류로 처리한 작업 기록 사진이 붙어 있었다. 작업자 칸만 흐리게 가려져 있었다. 가린 솜씨가 서툴러서, 가린 자리 아래로 「유」 자의 동그라미가 반쯤 보였다.

기사는 정확했다. 틀린 데가 한 군데도 없었다. 댓글이 서른 개 달려 있었다. 그래서 반박할 데도 없었다.

기사 맨 아래에 한 줄이 더 있었다. 「A씨는 최근 331구역 정비 계고를 방해한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여덟 시에 인사과에서 전화가 왔다. 오후 두 시 인사위원회 출석 통보. 사유 셋. 감사 기록 무단 반복 조회, 행정대집행 계고 방해,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한 시 반, 십일층 복도에 강 팀장과 민 선배가 서 있었다. 강 팀장은 도로과 조끼 대신 양복을 입고 있었다. 양복이 작아서 단추가 하나 안 잠겼다. 손에 원통형 도면 통을 들고 있었다.

“2020년 확폭 설계안 원본이요. 참고 자료로 내려고요. 결재란 빈 거. 이게 왜 비었는지 위원들도 봐야죠.”

민 선배는 A4 한 장을 들고 있었다. 자필 진술서였다. 「402-017, 본인이 오류로 처리하고 정렬함. 현지에 열한 명 거주 확인. 본인 행위도 함께 조사해 주기 바람.」 민 선배는 그 종이를 인사과 주무관에게 내밀었다. 주무관은 받지 않았다. 「본 건 심의 대상자가 아니셔서요.」 민 선배는 종이를 도로 접지 않았다. 주무관 책상 위에 펼친 채로 놓고 왔다. 강 팀장의 도면 통도 같은 이유로 돌아왔다. 강 팀장은 도면 통을 겨드랑이에 끼고 복도 의자에 앉았다. 「그럼 여기서 기다리죠. 끝날 때까지.」

위원회는 본관 십일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긴 탁자 한쪽에 위원 다섯, 반대쪽에 의자 하나. 위원장석에 남궁현 부시장이 앉아 있었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부시장이 겸한다. 규정이 그렇다. 규정을 만든 사람이 규정 안에 앉아 있었다.

부시장은 서류를 넘기지 않았다. 나를 보며 웃었다. 이가 보였다.

“유안 씨. 기사 봤죠.”

“봤습니다.”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위원 하나가 볼펜을 멈췄다. 부정할 줄 알았던 얼굴이었다.

“삼 년 전 217-104를 지도에서 뺀 건 저입니다. 격자 오류로 처리했습니다. 거기 비닐하우스 아홉 동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넉 달 뒤 대집행이 있었고, 보상은 없었습니다. 제가 지웠기 때문입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부시장은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그럼 징계 사유 하나는 본인이 인정한 거네요.”

“하나 더 인정하겠습니다. 저는 그 일을 교범대로 했습니다. 교범은 합계가 틀리면 오류로 처리하고 정렬하라고 합니다. 그 교범 문구를 만든 게 2014년 설계부장이었습니다.”

부시장이 처음으로 서류를 넘겼다. 한 장. 그리고 도로 덮었다.

“유안 씨. 여기는 교범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에요. 본인 행위 소명하는 자리지.”

“그럼 행위를 소명하겠습니다.”

나는 서류 봉투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한설이 어젯밤 노트북에서 뽑아 준 것. 2015년 9월 3일 자. 「야간 정렬 작업 지시 — 설계부장 구두 지시 기록(작성: T-0417)」. 새벽 두 시 이십육 분에 작성되어 두 시 오십 분에 저장된 파일. 지시자 이름과 좌표 셋과, 한 줄. 「한 선생 집이죠. 그러니까 한 선생이 하는 게 맞아요.」

“제가 감사 기록을 반복 조회한 건 이 세 좌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402-017, 108-441, 331-208. 같은 밤, 같은 계정, 같은 승인. 승인자는 당시 설계부장입니다.”

위원들이 종이를 돌려 봤다. 부시장 앞에 종이가 왔을 때, 부시장은 그것을 집지 않았다. 탁자 위에 놓인 채로 내려다봤다.

“임시 계정 작업자가 혼자 쓴 메모네요. 서명도 없고, 결재도 없고. 이게 무슨 증거예요. 누가 썼는지도 모르는데.”

“누가 썼는지 압니다.”

“누군데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설의 이름을 여기서 말하면, 한설은 지운 사람이 된다. 지시받은 사람이 아니라 지운 사람. 그 차이를 이 방 사람들이 들어 줄 거라고 나는 믿지 않았다.

부시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침묵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 못 하는 증거는 증거가 아니에요.”

외부 위원 자리의 변호사 하나가 그때 손을 들었다. 사십 대 여자였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위원장님,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이 기록에 보면 보정값 유효 기간이 세 좌표 다 다릅니다. 사천이십일 일, 사천오십 일, 사천삼십팔 일. 그 기간은 누가 정했습니까?”

“내가 정했죠. 사업 일정에 맞춰서.”

부시장은 망설이지 않았다. 변호사는 그 대답을 받아 적었다. 받아 적는 손이 느렸다. 나는 그 순간 한설의 방에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 그 숫자는 부장님 숫자가 아니에요. 제 숫자예요. 이 사람은 자기 것이 아닌 숫자를 자기 것이라고 방금 기록에 남겼다. 그 기록은 이 회의실 속기록에 남는다. 남궁현은 그걸 모르고 있었다.

위원회는 사십 분 만에 끝났다. 의결은 복도에서 기다렸다. 강 팀장이 도면 통을 무릎에 세우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 의자를 비켜 주었다. 민 선배는 창가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십 분 뒤 인사과 주무관이 서류를 들고 나왔다. 정직 삼 개월. 즉시 효력. 출입증은 오늘 반납.

출입증을 반납하러 칠층 감사실에 올라갔다. 짐을 챙겼다. 머그잔 하나, 교범 한 권, 지갑 속 종이 두 장은 이미 내 것이었다. 모니터 잠금 화면에 합계가 떠 있었다. 419,427,200. 이제 그 숫자를 매일 새벽 두 시에 볼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권혜린 부장이 감사실 문간에 서 있었다.

“정직 삼 개월이면 계고 기한 끝나고 돌아와요.”

“압니다.”

“그 사이에 331-208은 대집행 영장이 나올 거예요. 칠십 일 남았어요.”

“압니다.”

부장은 들고 있던 봉투를 내밀었다. 두꺼웠다.

“재정렬안이에요. 세 블록 넣은 거. 제가 짰어요. 어젯밤에. 영향 세대 오만 천사백육십. 제 이름으로 올릴 거예요. 결재란 첫째 칸은 비워 뒀어요. 기안자 칸. 유안 씨 거예요. 돌아오면 채워요.”

“부장님이 올리시면 부장님도 위험합니다.”

“이미 위험해요. 예약 작업 취소한 게 제 이름으로 남았으니까. 위험한 김에 끝까지 가려고요.”

부장은 봉투를 내 품에 안기고 돌아섰다. 고양이 슬리퍼는 아니었다. 오늘은 구두였다.

오후 다섯 시, 나는 출입증 없이 시청 정문을 나왔다. 정문 앞 화단에 한설이 앉아 있었다. 공책을 무릎에 올리고.

“어떻게 됐어요.”

“정직 삼 개월. 즉시.”

“제 이름 말했어요?”

“안 했습니다.”

한설은 공책을 덮었다. 그리고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퇴근하는 공무원들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몇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걸음을 빨리했다.

“같이 갈 데가 있어요.”

한설이 일어섰다. 공책을 가슴에 안았다.

217-104는 이제 아파트 공사장이었다. 가림막에 분양 광고가 붙어 있었다. 「해은 스마트밸리 일단계 — 도시의 새 좌표」. 가림막 너머로 타워크레인 두 대가 저녁 해를 받아 붉었다. 한설은 가림막 앞에 서서 공책을 폈다. 2023년 권이었다.

“삼 년 전 여름에 331-208로 이사 온 사람들이 있어요. 다섯 명. 비닐하우스에서 쫓겨났다고 했어요. 갈 데가 없는데, 주소 없는 데가 있다고 소문 듣고 왔대요. 주소 없는 사람은 주소 없는 데로 가요. 거기서는 아무도 안 물어보니까.”

한설은 공책 한 줄을 짚었다. 이름 다섯. 옆에 작은 글씨로 「217-104에서」.

가림막 틈으로 공사장 안이 조금 보였다. 파낸 흙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흙 더미 한쪽에 찢어진 비닐 조각이 박혀 있었다. 삼 년이 지났는데도 흙 속에서 비닐이 비죽 나와 바람에 떨었다. 굴착기가 거기까지는 안 긁은 모양이었다. 나는 그 비닐 조각을 오래 봤다.

나는 공책의 이름 다섯을 봤다. 그중 하나가 낯익었다. 박말순, 일흔둘. 첫날 새벽, 골목 계단참에서 준호 담요를 여미던 할머니. 들것이 나갈 때 뒤에서 「조심, 조심」 하던 목소리.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지운 데서 온 분들이라는 거.”

“박 할머니가 쫓겨난 날짜를 기억하셨어요. 그 날짜로 칠층 공용 단말에서 찾아봤어요. 제 카드가 아직 살아 있으니까. 유안 씨 이름이 나왔어요. 첫날 새벽보다 훨씬 전에요.”

“그런데도 저한테 왔습니까?”

“지워 본 사람이 제일 잘 찾아요. 어디서 지웠는지 아니까.”

한설은 공책을 덮었다. 크레인 하나가 천천히 돌았다. 쇠줄 끝에 매달린 철근 다발이 흔들렸다. 그림자가 가림막 위를 건너갔다.

“박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비닐하우스 뜯던 날, 그 자리에서 제일 먼저 뜯긴 게 대문 옆에 붙여 둔 번지 판이었대요. 할아버지가 손으로 써서 붙인 거. 217-104. 주소가 없으니까 자기들이 만들어 붙였던 거예요.”

나는 가림막을 봤다. 분양 광고 속 모델이 웃고 있었다. 도시의 새 좌표.

셈이 하나 늘었다. 217-104, 아홉 동, 몇 명이 살았는지 모름. 그중 다섯 명, 331-208에 있음. 나머지, 모름. 한설이 연필을 건넸다. 내가 적었다. 내 손으로. 박말순, 일흔둘, 217-104에서 331-208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퇴근길이라 붐볐다. 한설과 나는 뒷문 옆 손잡이를 나란히 잡고 섰다. 창밖으로 간판 불이 하나씩 켜졌다. 정류장 안내 방송이 좌표 대신 동 이름을 불렀다.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좌표로 살지 않는다. 좌표는 사람들이 모르는 데서 사람들을 셈에 넣거나 뺀다.

한설이 말했다. 창밖을 보면서.

“다음 주 목요일에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있어요. 도시계획국. 거기 참고인 신청했어요. 제 이름으로.”

“한설 씨.”

“T-0417로 나가려고요. 그 메모 제가 썼다고. 그 밤에 제가 눌렀다고.”

“그러면 한설 씨가—”

“지운 사람이 되죠. 원래 그렇잖아요.”

버스가 331구역 정류장에 섰다. 한설이 먼저 내렸다. 내리면서 돌아보지 않고 한마디를 더 했다.

“유안 씨는 오늘 저를 안 말했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엔 제가 말할게요.”

7화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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