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5,379자) · 천다하이와 리 첸 · 8월 27일(금)

출항

심도 (3차대전 3부작 제2부) · 네오

8월 27일 0600, 닝보 항 제4부두에서 푸캉 3호의 뱃고동이 두 번 짧게 울렸다. 승선 마감 30분 전이라는 신호였다.

천다하이는 현문 사다리 아래에서 작업복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있었다. 부두에는 밤새 내린 비가 고여 있었고, 크레인 불빛이 물웅덩이마다 노랗게 번졌다. 선원 스물하나가 한 줄로 서서 이름을 기다렸다. 갑판장이 명단을 들고 이름을 하나씩 불렀고, 불린 사람이 사다리에 발을 올릴 때마다 줄 뒤쪽 가족들 사이에서 누군가 숨을 한 번씩 들이켰다.

쑤잉은 줄 끝에서 세 걸음 떨어져 서 있었다. 여객터미널 2층의 유리창 너머로 선원 가족 대기실의 게시판이 보였다. 7월보다 종이가 두 겹은 더 붙어 있었다. 연락 두절, 수색 중. 그 아래에 이름은 여전히 없었다. 어젯밤 누군가 그 종이들 위에 무사 귀환이라고 쓴 붉은 종이를 한 장 붙였는데, 아침에 보니 떼어지고 네 귀퉁이에 테이프 자국만 남아 있었다.

“이번엔 군함이 넷이래.”

천다하이가 말했다. 쑤잉은 대답 대신 그의 작업복 앞섶을 손바닥으로 두 번 털었다. 털 것이 없었다. 기름 얼룩은 털어서 지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속력도 우리한테 맞춰 준대. 지난번 그 함장이야.”

“그 사람이 지켜 준대?”

“지켜 준다고는 안 했어. 혼자 떨어지는 배가 없게 한대.”

갑판장이 1등 기관사 천다하이를 불렀다. 천다하이가 고개를 돌려 대답하는 사이, 쑤잉의 손이 그의 작업복 왼쪽 주머니에 무언가를 밀어 넣었다. 손바닥만 한 비닐 봉지였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천다하이는 주머니가 조금 무거워진 것을 몰랐다. 그는 사다리를 올라가다 중간에서 한 번 돌아봤다. 쑤잉은 손을 흔들지 않았다. 대신 게시판이 보이는 유리창 쪽으로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

0900, 저장성 앞바다 집결 해역. 052D 선두함 함교의 화상 화면에 닝보 전대 사령부가 떠 있었다.

전대장은 화면 속에서 안경을 벗었다 썼다. 대령이었고, 해도를 펴 놓은 탁자에 두 손을 짚고 있었다. 리 첸은 함교 해도대 앞에 섰다. 해도 위에는 선단의 대열이 연필로 그려져 있었다. 수송선 셋이 한 줄로 서고, 민간선 둘은 그 줄 맨 뒤에 붙어 있었다.

“민간선 둘은 맨 앞으로 옮긴다.”

전대장이 말했다. 리 첸은 연필을 쥔 채로 화면을 봤다.

“그 배는 앞부터 칩니다. 맨 앞에 선 배가 맨 먼저 맞습니다.”

“그러니까 앞이야. 짐 안 실은 배가 앞에서 소리를 내면 그 배는 짐배를 고르느라 한 번 더 들어야 해. 한 번 더 들으면 우리 귀에 걸린다. 민간선이 앞에서 가려야 수송선이 산다.”

“그 배는 흘수를 듣습니다. 빈 배는 뜹니다. 두 달 동안 그 배는 뜬 배를 쏜 적이 없습니다.”

“두 달 동안 자네는 그 배를 세 번 잡았다고 했지.”

함교가 조용해졌다. 저우 소령이 해도대 옆에서 펜 뚜껑을 닫았다. 닫는 소리가 컸다. 리 첸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으나, 이 화면 앞에서는 셈이 되지 않았다.

“1500에 대열 확정이다. 앞이다.”

화면이 꺼졌다. 리 첸은 연필로 민간선 둘을 지우고 맨 앞에 다시 그렸다. 지우개 가루가 해도 위에 남았는데, 그는 그것을 털지 않았다. 1300에 신양 7호와 푸캉 3호가 기관을 올려 선단 맨 앞으로 나왔다.

*

1340에 레이더 당직이 소리를 질렀다.

“수상 고속 표적, 방위 140! 여섯입니다. 40노트, 해면에 붙어서 옵니다!”

화면 가장자리에서 작은 점 여섯이 파도 반사 사이로 깜빡였다. 사람이 탄 배는 그 속력으로 그렇게 낮게 오지 않았다. 리 첸은 망원경을 들었다. 물보라 여섯 줄이 수평선 아래에서 하얗게 일어났다.

“자폭 무인정이다. 주포, 근접 방어 기관포(다가오는 것을 마지막 순간에 쏘아 떨어뜨리는 기관포) 자유 사격. 좌익함, 우익함 같이.”

함수 주포가 먼저 울었다. 함교 유리창이 사격마다 떨었고, 화약 냄새가 환풍구로 밀려 들어왔다. 첫 점이 4킬로미터에서 사라졌다. 두 번째, 세 번째가 3킬로미터 안쪽에서 물기둥이 되었다. 근접 방어 기관포가 천을 찢는 소리를 내며 네 번째와 다섯 번째를 해면 위에서 갈랐다.

“다섯 격파. 하나는.”

당직이 말을 끊었다. 다섯 번째가 터진 물보라 뒤에서 여섯 번째가 빠져나왔다. 앞의 것들이 만든 물기둥에 가려 있었다. 그것은 선단 맨 앞을 향해 곧게 달렸다. 맨 앞에는 신양 7호가 있었다.

“신양, 우현 전타!”

신양 7호가 선수를 틀기 시작했지만 1만 톤짜리 배는 빨리 돌지 않았다. 1347에 무인정이 신양의 선수 150미터 앞에서 터졌다. 함교에서도 그 열이 얼굴로 왔다. 물기둥이 신양의 선교 높이까지 솟았다가 갑판 위로 쏟아졌다. 무전에서 신양 선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교 유리 전파, 선원 둘 부상, 기관 이상 없음.

저우 소령이 리 첸을 봤다. 리 첸은 망원경을 내려놓았다. 손잡이에 손바닥 땀이 묻어 있었다.

*

1420에 화상 화면이 다시 켜졌다.

“앞은 잠수함만 노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리 첸이 먼저 말했다. 전대장은 화면 속에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뒤로 사령부 상황판이 보였고, 누군가 그 앞에서 신양 7호 칸에 부상 둘이라고 적고 있었다.

“뒤로 빼면 수송선이 맨몸이야. 맨 뒤 민간선은 낙오하면 끝이고.”

“가운데에 넣겠습니다. 수송선 사이에 하나씩 끼웁니다. 앞에서 오는 것은 앞 수송선이 막고, 뒤에서 오는 것은 뒤 수송선이 막습니다. 민간선이 수송선을 가리는 게 아니라 수송선이 민간선을 가리는 대열입니다.”

“그러면 그 배가 쏠 때 민간선이 바로 옆에 있게 되지.”

“예.”

“그건 자네가 바라는 건가, 아닌가?”

리 첸은 대답하지 않았다. 전대장은 안경을 벗어 탁자에 내려놓고 눈두덩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러다 고개를 들었다.

“가운데. 속력은 9노트에서 안 내린다. 출항 1800.”

리 첸은 해도 위의 민간선 둘을 다시 지웠다. 이번에는 수송선 셋 사이 두 칸에 하나씩 그렸다. 지우개 가루가 두 번째로 해도 위에 쌓였다. 저우가 그것을 손바닥으로 쓸어 해도대 밑 쓰레기통에 털었다.

“함장님, 전대장님 물음에 대답을 안 하셨습니다.”

“대답이 둘이라서.”

“하나만 고르시면 됩니다.”

“고르면 그게 보고가 돼.”

저우는 더 묻지 않았다. 그는 이 배에 처음 오를 때 전대에서 받은 지시를 아직 가슴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함장의 판단을 매일 올릴 것. 그는 오늘 치를 적다가 그 줄에서 펜을 멈췄고, 결국 가운데라고만 적었다.

*

1800, 베이징.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실 벽시계 아래의 계획서에 도장 하나가 찍혔다.

제3제대 출항. 배석자가 그 칸 옆에 시각을 적었다. 붉은 줄의 9월 1일까지 나흘이 남아 있었다. 탁자 끝의 높은 의자는 비어 있었고, 그 앞에 뚜껑 덮인 찻잔 하나가 식어 갔다. 배석자는 계획서를 덮고 불을 반만 끈 채로 방을 나갔다.

같은 시각 집결 해역에서 닻이 올라갔다. 앞 수송선, 신양 7호, 가운데 수송선, 푸캉 3호, 뒤 수송선이 한 줄로 섰고, 052D 넷이 그 다섯을 네 귀퉁이에서 감쌌다. 리 첸의 배는 맨 앞이었다. 선단보다 3킬로미터를 앞서서,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물을 먼저 들었다. 신양 7호의 깨진 선교 유리에는 비닐이 덧대어져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비닐이 북처럼 부풀었다가 꺼졌다.

*

1930, 푸캉 3호 기관실은 바깥보다 7도가 더 더웠다.

출항한 지 한 시간 반이었다. 앞으로 수송선 하나, 뒤로 수송선 하나가 9노트로 걸었고, 푸캉의 낡은 기관은 그 속력에서 겨우 숨을 골랐다. 천다하이는 배관 이음매를 스패너 자루로 두드려 가며 안쪽 소리를 들었다. 두 번, 세 번, 쉬었다가 한 번. 소리가 맑으면 넘어가고, 탁하면 다시 두드렸다.

손을 닦으려고 걸레를 찾다가 왼쪽 주머니가 무거운 것을 알았다. 꺼내 보니 말린 대추 한 봉지였다. 붉은 껍질이 쭈글쭈글했고, 봉지 입구는 빵 끈으로 두 번 감겨 있었다. 닝보의 어머니들은 먼 길 가는 사람 주머니에 대추를 넣었다. 대추를 부르는 소리가 일찍이라는 말과 같았다. 쑤잉은 아침에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량 기관장이 어깨 너머로 봉지를 봤다.

“마누라가 대추를 넣었으면 일찍 오라는 거고, 곶감을 넣었으면 천천히 오라는 거야. 우리 집은 곶감이었어.”

“그래서 천천히 왔습니까?”

“아직 안 갔지. 배에 있잖아.”

천다하이는 웃지 않았다. 대추를 하나도 먹지 않고 봉지를 다시 감아, 기관실 비상 무전기 위 선반에 올려놓았다. 무전기 옆에는 7월에 군함에서 평문으로 보내온 숫자 하나가 테이프에 적혀 붙어 있었다. 한 번도 누르지 않은 숫자였다. 대추 봉지가 그 테이프 옆에 기대어 섰다.

*

2200, 신채호함 음탐실. 지완이 헤드폰을 두 손으로 눌렀다.

“북쪽입니다. 아주 멉니다. 바닥을 타고 옵니다.”

윤재가 음탐실 문턱에 섰다. 폭포수 화면에는 아직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다. 지완의 귀가 화면보다 앞서 있었다.

“스크루가 여럿입니다. 다섯은 느리고 낮습니다. 호위는 셋까지 들립니다.”

“넷이라고 했다.”

“넷째는 안 들립니다. 셋이 내는 소리 사이에 빈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넷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셋을 듣고 하나를 짐작한 겁니다.”

윤재는 그 빈자리가 누구인지 묻지 않았다. 지완도 말하지 않았다. 석 달 동안 그렇게 조용한 배는 하나뿐이었다.

윤재는 발령소로 돌아가 해도대 모서리에 쪽지 한 장을 붙였다. 숫자를 넷 적었다. 선단까지 62킬로미터. 어뢰 4. 전지 나흘. 무인정 5시간. 다 적고 나서 그는 의무실 쪽 통로를 한 번 봤다. 커튼은 닫혀 있었다. 함장에게 알리러 가지 않았다. 남 중사가 알릴 것이었고, 함장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었다.

조타장이 손잡이를 쥔 채 쪽지를 곁눈질했다.

“다섯에 넷이면 아홉입니다. 우린 하나고요.”

“우린 하나가 아니다. 쉰셋이다.”

“그건 셈법이 다른 겁니다, 부장님.”

*

2250, 052D 선두함 함교. 음탐장이 헤드폰 한쪽을 내리며 보고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새우 소리뿐입니다.”

저우 소령이 보고 서식을 들고 해도대 옆에 섰다. 정시 보고였다. 잠수함 접촉 칸이 비어 있었다.

“접촉 없음으로 올립니까?”

리 첸은 대답하지 않고 해도 한 귀퉁이를 짚었다. 어젯밤 2215, 무인기가 찍어 보낸 사진의 자리였다. 남쪽 해역 끝자락에서 군수지원함 하나가 무언가와 호스를 잇고 있었다. 사진에는 군수지원함만 보였다. 그 옆의 검은 물결 한 줄은 파도라고 판독돼 있었다.

“군수지원함이 돌아갈 때 흘수가 얕아져 있었어. 무언가를 내려 주고 갔지. 산소만 내려 주러 그 바다까지 오는 배는 없어.”

“그럼.”

“그 배는 여기 있다.”

저우가 펜을 쥔 채 기다렸다. 리 첸은 보고 서식을 돌려주며 말했다. 들은 대로 올려. 들은 것은 아직 없다. 저우가 접촉 칸에 접촉 없음이라고 적어 통신장에게 넘겼다. 리 첸은 화이트보드 앞으로 갔다. 구석의 궈원이라는 이름 아래, 보고 3이라는 글씨가 형광등 불빛에 조금 번들거렸다.

34화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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