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아홉 번째 장

무영검의 제자 · 한도윤

마을 이름은 서흔이었다. 지도에는 없다. 산 셋이 만나는 자리에 숨듯이 들어앉은 곳이라, 길을 아는 사람만 들어온다. 나를 기다리던 셋은 나를 해치지 않았다. 오히려 앞장서서 마을로 안내했다. 그것이 더 불편했다.

“어찌 아셨소.”

내가 물었다.

“무엇을 말인가.”

“내가 오늘 산을 내려온다는 것을.”

가운데 선 자 — 자기를 하윤이라 했다 — 가 걸음을 늦췄다.

“자네 사부가 서찰을 보냈네. 보름 전에.”

서흔의 창고에는 검이 백일곱 자루 있었다.

전부 이름이 없었다. 전부 사부의 손에서 나온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다. 날을 세우는 각이 다르고, 손잡이에 감은 실의 매듭이 다르다. 열두 해 동안 닦아 온 손이 먼저 안다.

“이걸 어디서.”

“사서 모았네.”

하윤이 말했다.

“이십 년 동안.”

“어찌하여.”

“돌려주려고.”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날 밤 하윤은 내게 명부를 보여 주었다. 명부에는 이름이 백일곱 개 적혀 있었다. 이름 옆에는 날짜와 지명, 그리고 검의 번호가 있었다.

“이게 뭡니까.”

“베인 사람들이네.”

나는 명부를 덮었다.

“이걸 왜 모았습니까.”

“자네 사부가 스무 해 전에 나에게 부탁한 일이야.”

하윤은 등불을 가까이 당겼다.

“’내가 만든 것이 사람을 벨 때마다, 그 이름을 적어 두게.’ 그렇게 말하더군. 나는 이유를 묻지 않았고, 스무 해를 적었네.”

“왜 이제 저에게.”

“자네 사부가 이제 그만 적으라고 했으니까.”

나는 밤새 명부를 읽었다.

백일곱 개의 이름 중 마흔둘은 내가 아는 이름이었다. 골짜기로 사부를 찾아왔던 사람들의 성씨와 같았다. 그들은 검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묻으러 온 것이었다.

사부는 그들을 매번 돌려보냈다. 나는 그것을 냉정함이라고 생각했다. 명부의 마지막 장에는 이름이 하나 더 있었다. 날짜도 지명도 없이 이름만. 윤화연. 내 어머니의 이름이었다.

새벽에 나는 하윤을 깨웠다.

“이 이름은 무엇입니까.”

하윤은 명부를 보고 오래 말이 없었다.

“자네 사부가 마지막으로 적은 이름이네.”

“언제.”

“열두 해 전.”

내가 골짜기에 들어간 해였다.

“제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들었나.”

“예.”

하윤은 등불을 껐다.

“자네 사부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야. 다만 말하지 않는 것을 아주 잘하지.”

나는 그날 아침 서흔을 떠났다. 하윤은 검 백일곱 자루를 어찌할 것인지 물었다.

“녹이십시오.”

“전부?”

“백여섯 자루를.”

“나머지 하나는.”

나는 명부를 품에 넣었다.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어머니를 벤 검이 그중에 있다면, 그 검에는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하윤이 나를 오래 봤다.

“이름을 붙이면 그 검이 사람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습니다.”

나는 무영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아래쪽에 새겨진 글자가 손바닥에 닿았다.

“사람이 되어야 물을 수 있으니까요.”

하윤은 나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

“한 가지 더 말해 줄 것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자네 사부가 서찰에 한 줄을 더 적었어.”

하윤은 품에서 종이를 꺼냈다. 접힌 자국이 여러 겹이었다.

연이가 오거든, 백일곱 자루 중 한 자루는 녹이지 말고 보여 주게.

“어느 것입니까.”

“자네가 골랐잖나.”

나는 품에 넣은 명부를 짚었다.

“제가 고른 것은 어머니를 벤 검입니다.”

“그걸 어찌 아는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은 몰랐다. 명부에는 검의 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어머니 이름 옆에는 번호가 없었다.

“모릅니다.”

“그래.”

하윤은 문을 열었다. 아침 공기가 들어왔다.

“자네 사부도 몰라.”

“예?”

“백일곱 명 중 마흔둘은 번호를 적었고, 예순다섯은 못 적었네. 어느 검이 어느 사람을 벴는지 알 수가 없어.”

나는 문턱에서 멈췄다.

“그럼 이 명부는 무엇입니까.”

“이름일세.”

하윤이 말했다.

“어느 검이 벴는지는 몰라도, 벤 사람의 이름은 알 수 있지. 자네 사부가 스무 해 동안 한 일이 그거야.”

나는 명부를 꺼내 다시 펼쳤다. 백일곱 개의 이름. 번호가 적힌 것은 마흔둘. 그러니까 이것은 증거가 아니라 기록이다.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

“하윤 선생.”

“말하게.”

“백여섯 자루를 녹이면 쇠가 얼마나 나옵니까.”

하윤이 나를 봤다.

“글쎄, 종을 하나 만들 만은 하겠지.”

“종을 만들어 주십시오.”

나는 명부를 접었다.

“이름을 새겨서요. 백일곱 개 전부.”

“백여섯 자루로 백일곱 개를 새기면, 자네 검 하나는 어쩌려고.”

나는 무영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이건 제가 새깁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눈이 왔다. 첫눈이었다. 나는 손바닥을 폈다. 눈이 쌓이지 않고 녹았다. 열두 해 동안 검을 닦은 손은 늘 따뜻했다.

이 회차는 어땠나요?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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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줄2026.04.28· 2

    같은 출발점에서 나온 다른 작품도 읽고 왔는데 완전히 달라서 신기했어요.

아홉 번째 장 · 무영검의 제자 · 나오늘 AI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