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칠 년 만의 입항
밤의 해안선에서 다시 만나요 · 서지오
배가 항구에 닿은 것은 오후 네 시 십이 분이었다.
강도현은 갑판 난간을 잡은 채 방파제를 봤다. 등대는 그대로였다. 페인트가 벗겨진 자리까지 기억하던 그대로여서, 칠 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잠깐 의심스러웠다.
“내리세요.”
선원이 뒤에서 말했다. 도현은 가방을 들었다. 가방은 가벼웠다. 칠 년 동안 모은 것이 이것뿐이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부끄럽지 않았다.
부두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것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조금 썼다. 어판장 지붕 아래, 얼음 창고 옆, 낡은 트럭 뒤. 사람이 서 있을 만한 자리를 하나씩 봤다. 아무도 없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도착 날짜와 시간을 알고 있었다.
읍내로 들어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방파제를 따라 걷다가 수협 건물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상가가 시작된다. 도현은 걸으면서 간판을 셌다. 열한 개 중에 네 개가 바뀌어 있었다. 나머지 일곱 개는 글씨 색까지 그대로였다.
‘해안수퍼’ 앞에서 그는 멈췄다.
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서 라디오 소리가 났다.
“어.”
계산대 뒤에서 여자가 그를 봤다.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지 않은 채로.
“어.”
도현도 그렇게 말했다. 칠 년 만에 처음 한 말이 그거였다.
“돌아왔네.”
“응.”
“언제.”
“방금.”
여자는 물건을 내려놓았다. 두부 한 모였다. 두부를 내려놓고 앞치마에 손을 닦았다. 그 동작은 기억에 없었다. 앞치마를 입은 그녀를 본 적이 없었다.
“수퍼는 언제부터.”
“삼 년쯤.”
“어머니는.”
“작년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지금 하기에 늦었고, 몰랐다는 말은 변명이었다.
“오래 있을 거야?”
“모르겠어.”
“모르겠다는 건 있겠다는 거지.”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냉장고 쪽으로 갔다. 도현은 그 뒷모습을 봤다. 서지연. 이 사람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나서 그는 편지를 다시 꺼냈다. 봉투에는 우표가 없었다. 우체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넣었다는 뜻이다. 그가 있던 곳 우편함에. 안에는 종이 한 장.
9월 3일 오후 4시 12분에 도착하는 배로 오세요. 당신이 떠난 날 밤에, 방파제 끝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 아직 하나 있습니다.
문장은 두 줄이 전부였다. 필체는 반듯했고, 자를 대고 쓴 것처럼 줄이 곧았다. 도현이 이 편지를 열 몇 번 읽는 동안 매번 걸린 것은 시간이었다. 오후 네 시 십이 분.
배는 정시에 들어온 적이 없다.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번 다르다. 오늘도 예정보다 이십 분 늦었다. 그런데 편지는 도착 시간을 분 단위로 맞혔다.
편지를 쓴 사람은 오늘 배에 타고 있었거나, 부두에서 배를 보고 있었다. 밤 열한 시에 그는 방파제로 나갔다.
이유는 없었다. 아니, 이유는 하나 있었다. 칠 년 전 그날 밤에도 그는 여기까지 왔다가 돌아갔다. 그날 방파제 끝에는 사람이 서 있었다. 도현은 그것을 봤고,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채로 다음 날 새벽 배를 탔다. 바닷바람은 예전보다 덜 짰다. 아니면 그가 익숙해진 것이다.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는 데 사백 걸음이 걸린다. 그는 세면서 걸었다. 삼백 걸음쯤에서 앞을 봤다.
끝에 사람이 서 있었다. 도현은 멈췄다. 그 사람은 등을 보이고 있었다. 키가 크지 않았고, 어깨가 좁았다. 바람에 옷자락이 한쪽으로 밀렸다.
“저기요.”
목소리가 생각보다 작게 나갔다. 사람이 돌아섰다.
가로등은 방파제 중간에서 끝난다. 끝에는 빛이 없다. 도현이 본 것은 형태뿐이었다. 그런데 그 형태가, 칠 년 전 그날 밤에 본 형태와 정확히 같았다.
“오셨네요.”
여자 목소리였다.
“편지 보낸 사람.”
“아니요.”
그 사람이 말했다.
“저는 그날 밤에 여기 있던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