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선반

반송된 편지 · 유하람

분류실 안쪽 벽에 선반이 하나 있다. 미배달 선반이라고 부른다. 반송도 배달도 되지 않는 것들이 거기로 간다. 규정상 삼 년이면 폐기하는데, 이 선반만 십이 년째 그대로 남아 있다. 폐기 담당은 강 선배다. 쉰여덟이고, 나보다 이십삼 년 먼저 들어왔고, 나를 뽑은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부전지를 들고 갔다. 강 선배는 컨베이어 앞에 있었다. 손이 계속 움직였다. 이 사람은 삼십 년 동안 손을 멈춘 적이 없다.

“선배님. 이거 선배님 글씨죠.”

선배가 부전지를 봤다. 손이 멈췄다. 삼십 년 만에 처음 보는 광경 같았다.

“…봤구나.”

“봤습니다.”

“읽었어?”

“읽었습니다.”

선배는 컨베이어를 끄지 않고 옆으로 비켰다. 우편물이 계속 떨어졌고 아무도 줍지 않았다. 우리는 휴게실로 갔다. 선배가 자판기에서 커피를 두 잔 뽑아 하나를 나에게 주고 자기 것을 들었는데, 마시지는 않았다.

“십이 년 전에 말이야. 반송 하나가 올라왔어. 수취인 불명이었는데, 봉투가 뜯겨 있었어.”

“뜯긴 게 이상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상했지.” 선배가 종이컵을 손 안에서 돌렸다. “뜯긴 반송은 없어. 못 받은 편지를 왜 뜯어.”

“그래서 열어 보셨습니까.”

“열었어.” 선배가 나를 봤다. “규정 위반이야. 삼십 년 동안 그거 한 번 했어.”

“왜 하셨습니까.”

“보내는 사람 이름이 우리 직원이었으니까.”

나는 커피를 내려놓았다. 종이컵 바닥이 탁자에 닿는 소리가 방 안에서 유난히 크게 들렸다.

“저를 아셨습니까. 그때.”

“알았지. 네가 들어온 지 두 달째였잖아.”

나는 머릿속으로 그 계산을 해 봤다. 맞았다. 편지를 부친 것이 입사 첫 달이었고 반송이 온 것이 두 달째였다.

“안에 답장이 있더라.” 선배가 말했다. “그래서 더 이상했어. 답장이 왜 반송 봉투에 들어 있어.”

“어떻게 된 겁니까, 그게.”

“나도 몰라. 근데 하나는 알겠더라. 누가 이걸 너한테 주려고 했다는 거.”

나는 그 문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도경 씨가요?”

“그건 모르지.” 선배가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 “근데 답장을 봉투에 도로 넣어서 반송 처리한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네가 이걸 언젠가 볼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안 그러면 그냥 버리면 되는 거잖아.”

“그런데 왜 십이 년이 걸립니까.”

선배가 나를 봤다. 이번에는 오래 봤다.

“내가 안 줬으니까.”

휴게실이 조용해졌다. 벽 너머에서 컨베이어 소리만 났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화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화가 나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왜요.”

선배는 대답을 고르는 사람의 얼굴로 삼십 초쯤 앉아 있었다. “그때 너 얼굴이.”

“…예.”

“막 들어와서 웃고 다녔거든.”

나는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웃고 다녔다는 것을 그날 처음 들었다. 십이 년 동안 아무도 나에게 그런 말을 해 준 적이 없었고, 나 자신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걸 주면 그 얼굴이 없어질 것 같더라.” 선배가 말했다. “한 달만 두자고 생각했어.”

“한 달이.”

“십이 년이 됐지.”

선배는 일어섰다.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넣고 문 쪽으로 갔다.

“나는 이걸 십이 년 동안 두 번 꺼냈어.”

“언제요.”

“오 년 전에 한 번, 작년에 한 번.”

“왜 안 주셨습니까, 그때는.”

선배가 문 앞에서 멈췄다. 등을 보인 채로 말했다.

“줄 때마다, 네가 더 늦게 갈 것 같아서.”

문이 닫혔다. 나는 종이컵을 들고 앉아 있었다. 커피는 다 식어 있었다. 십이 년 동안 나는 답장이 없었다고 믿었고, 선배는 십이 년 동안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가 나야 했다. 나는 십 분쯤 앉아서 그것을 기다렸는데 끝내 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이 왔다. 내가 스물세 살에 마지막 줄에 뭐라고 썼는지가 떠올랐다. 답장 안 해도 돼. 선배가 나에게 준 십이 년의 유예와, 내가 나에게 준 한 줄의 유예는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둘 다 나를 위해서 한 일이었고, 둘 다 나를 그 자리에 십이 년 동안 세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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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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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배2026.06.08· 3

    문장이 짧은데 밀도가 있어요. 계속 읽게 됩니다.

    • 일곱줄2026.06.09

      저는 오히려 그 앞 문단이 더 좋았어요.

선반 · 반송된 편지 · 나오늘 AI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