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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앨범에 넣으려던 노래
G-DRAGON의 삶 · 네오
2007년 8월 16일 목요일, 빅뱅의 첫 미니 앨범 「Always」가 나왔다. 데뷔하고 한 해가 지나 있었다. 싱글 세 장과 정규 앨범 한 장을 냈고, 1만 2천 석 콘서트를 한 번 채웠지만, 음악 차트 맨 위에 빅뱅의 이름이 올라간 적은 아직 없었다.
타이틀곡은 「거짓말」이었다. 크레딧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 칸에 같은 이름 하나가 있었다. G-DRAGON.
노래는 전화기 신호음으로 시작한다. 수화기를 들었을 때 들리는 ‘뚜—’ 소리 위로 피아노가 조심스럽게 깔리고, 금관 악기처럼 쨍한 타악기와 손뼉 소리가 박자를 만든다. 후렴에서는 보이 밴드식 화음과 힙합 그룹의 구호가 한데 섞인다. 솟구치는 후렴 덕에 이 곡은 뒤에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후렴의 첫 줄은 영어, 다음 줄은 우리말이다. 「I‘m so sorry but I love you / 다 거짓말이야」. 헤어진 연인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바로 다음 줄에서 방금 한 말이 다 거짓말이라고 한다. 사과와 고백과 부정이 두 줄 안에 다 들어 있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빅뱅의 노래가 아니었다. 「거짓말」은 원래 지드래곤이 자기 솔로 앨범에 넣으려고 쓴 곡이었다. 열여덟 살 리더의 첫 솔로곡이 될 뻔한 노래였다. 회사는 이 곡이 그룹에 더 어울린다고 보았고, 양현석 대표의 선택으로 빅뱅의 타이틀곡이 됐다. 지드래곤 본인이 이 일을 두고 직접 한 말은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혼자 부르려고 쓴 노래를 다섯이 나눠 불렀다. 곡을 쓴 사람은 열여덟 살 리더였고, 노래를 어디에 쓸지 정한 사람은 회사 대표였다. 노래를 내준 결과는 숫자로 돌아왔다.
「거짓말」은 빅뱅이 온라인 음악 서비스에서 처음 차지한 1위였다. 멜론 차트에서 여섯 주 동안 1위를 지켰다.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에서는 미니홈피를 꾸밀 배경 음악을 한 곡씩 돈을 내고 샀다. 「거짓말」은 이곳에서 9월 한 달에만 20만 건 넘게 팔려 싸이월드가 생긴 이래 한 달 판매 최고 기록을 세웠고,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이달의 노래로 뽑힌 첫 곡이 됐다. 9월 7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9월 9일 SBS 「인기가요」, 9월 27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했다. 데뷔하고 한 해 남짓 만에 처음으로 1위 트로피가 손에 들어왔다. 뮤직비디오의 여자 주인공은 배우 차수연이 맡았다.
「거짓말」의 기록은 해가 갈수록 늘었다. 한국갤럽이 꼽은 2007년 인기곡 2위였고, 2014년 Mnet 「엠카운트다운」은 이 곡을 10년의 노래로 골랐다. 2016년에는 Mnet 음원 서비스에서 2006년 이후 가장 많이 내려받은 노래 2위로 집계됐다. 1위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었다. 해마다 봄이면 다시 차트에 오르는 노래에 밀린 2위였다. 2017년 빌보드는 21세기 K팝 최고의 후렴 열 곡을 고르며 「거짓말」을 3위에 올렸다.
미니 앨범 「Always」는 12만 장 넘게 팔렸다. 이 앨범부터 멤버들이 창작의 주도권을 더 쥐었고, 빅뱅의 음악은 힙합에서 전자 댄스 음악으로 옮겨 가기 시작했다. 앨범 대부분의 곡을 지드래곤이 쓰고 만들었다.
여름은 뜨거웠고, 몸은 버티지 못했다. 2007년 쉬지 않고 이어진 활동으로 멤버 여럿이 병원에 입원해 홍보 활동을 멈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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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뒤인 11월 22일 목요일, 두 번째 미니 앨범 「Hot Issue」가 나왔다. 여섯 곡 전부를 지드래곤이 작사하고 프로듀싱했다. 타이틀곡은 「마지막 인사」. 작사는 지드래곤, 작곡은 지드래곤과 용감한형제, 편곡과 공동 프로듀싱은 용감한형제였다. 용감한형제는 뒤에 손담비의 「미쳤어」와 씨스타의 「Push Push」를 만드는 작곡가다.
「마지막 인사」는 멜론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를 했다. 남자 아이돌 그룹 노래가 멜론에서 가장 오래 1위를 지킨 기록이었고, 멜론이 꼽은 2000년대 노래 가운데 4위로 남자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12월 14일 「뮤직뱅크」부터 이듬해 2월 1일 「뮤직뱅크」까지 음악 방송 1위를 여덟 번 했다. 트랜스 기운이 섞인 힙합 팝이라는 평을 들은 이 곡은 뒤에 빌보드가 고른 빅뱅 최고의 노래 열 곡 가운데 9위에 올랐다. 노래와 함께 안무 하나가 거리로 나갔다. 줄넘기를 하듯 두 발을 번갈아 뛰는 동작이다. 줄넘기 춤은 전국에서 유행했다. 줄 없이 하는 줄넘기였다. 멤버들이 신은 목 높은 운동화와 몸에 붙는 청바지, 머리 모양까지 십대들 사이에 유행이 됐다. 「마지막 인사」는 뒤에 「Baby Baby」라는 영어판으로도 나왔다.
석 달 사이 1위곡이 둘이었다. 둘 다 열아홉 살이 된 리더가 쓴 곡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물음이 따라왔다.
정말 지드래곤이 썼느냐는 의혹이었다. 열아홉 살 아이돌 멤버가 1위곡을 연달아 썼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아이돌 그룹은 대개 회사가 고른 작곡가의 곡을 받아 연습해서 불렀다. 멤버가 곡을 쓰는 그룹은 드물었고, 드문 일은 먼저 의심을 받았다. 그룹 멤버가 직접 곡을 썼다는 점은 빅뱅을 다른 아이돌과 다르게 만든 까닭으로도 꼽혔다. 한편에서 의심을 산 까닭이 다른 편에서는 칭찬을 받는 까닭이었다.
양현석이 답했다. 해명은 짧았다. 작사와 작곡은 지드래곤이 했고, 편곡은 용감한형제가 했다. 곡을 쓴 사람과 소리를 다듬은 사람을 나눠 말한 것이다. 바다 건너 중국에서는 음악과 차림새가 빅뱅을 빼닮은 그룹 OkBang이 나왔다. 베낀 그룹까지 나올 만큼 노래가 멀리 퍼졌다. 해명 뒤에도 지드래곤은 곡을 계속 썼다. 의심에 말로 맞서는 대신 다음 곡을 내놓았고, 다음 곡도 그다음 곡도 크레딧 첫 칸에는 같은 이름이 있었다.
2007년 연말 시상식에서 「거짓말」은 Mnet KM 뮤직 페스티벌 올해의 노래상을 받았고, 빅뱅은 남자 그룹상을 받았다. 이듬해 서울가요대상에서 빅뱅은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거짓말」은 최고의 노래상을 받았다. 빅뱅은 2007년 한 해에 120억 원쯤 벌었다. 한 해 전 회사 잔치에 끼어 데뷔한 신인이 거둔 숫자였다. 2007년 겨울 빅뱅이 연 콘서트 「BigBang is Great」은 표가 십 분 만에 다 팔렸다. 한 해 전 첫 콘서트 때와 달리 1위곡을 둘 가진 그룹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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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지드래곤은 패션 매체가 여는 시상식 A-어워즈에서 스타일 부문 상을 받았다. 무대 옷차림이 음악만큼 이야깃거리가 되기 시작한 해였다. 같은 해 지드래곤은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 들어갔다. 학교는 끝까지 다니지 못했다. 이해 지드래곤은 태양의 첫 솔로 미니 앨범 「Hot」을 함께 프로듀싱했다. 열세 살에 연습실을 같이 쓸던 친구의 첫 솔로 앨범을 친구가 같이 만들었다.
8월 8일 금요일, 빅뱅의 세 번째 미니 앨범 「Stand Up」이 나왔다. 타이틀곡은 「하루하루」. 작사는 지드래곤, 작곡은 지드래곤과 피아노 하우스로 이름난 일본 DJ 다이시 댄스가 함께 했고, 편곡은 다이시 댄스가 맡았다. 서울의 YG 스튜디오에서 녹음했고, 마지막 소리 다듬기인 마스터링은 미국 뉴욕의 스털링 사운드에서 톰 코인이 맡았다. 톰 코인은 뒤에 아델의 앨범 「21」을 마스터링하는 엔지니어다. 열아홉 살이 쓴 가사가 바다 건너 엔지니어의 손을 거쳐 나왔다.
「하루하루」는 감상적인 피아노로 시작해 댄스와 랩과 발라드를 오가며 템포가 몇 번이나 바뀐다. 전에 없던 힙합 발라드라는 평이 따라왔다. 슬픈 노래를 빠른 박자에 실어 부르는 방식이었다. 후렴은 짧은 영어 한 줄로 터진다. 「Oh girl I cry cry」.
뮤직비디오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드래곤이 맡은 남자는 여자친구가 친구와 바람이 났다고 믿고 친구와 주먹다짐을 한다. 친구 역은 탑, 여자친구 역은 배우 박민영이었다. 사실 여자친구는 불치병에 걸려 있었고, 남자가 자기를 잊게 하려고 친구와 함께 바람난 척 연기를 한 것이었다. 남자는 진실을 알고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늦는다. 데뷔 전 동네에서 같이 랩을 하던 두 친구가 화면 속에서는 주먹다짐을 하는 사이로 나왔다.
「하루하루」는 멜론에서 7주 연속 1위를 했고, 국내에서 540만 건 넘게 내려받아졌다. 8월 24일 「인기가요」부터 9월 26일 「뮤직뱅크」까지 음악 방송 1위가 아홉 번이었다. 2008년 연말 MBC 「무한도전」 출연진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이 뮤직비디오를 흉내 낸 패러디를 선보였다. 병원으로 달려가는 슬픈 장면이 예능의 웃음거리가 될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장면이 되어 있었다. 2016년 팬 투표에서 빅뱅 뮤직비디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뽑힌 것도 「하루하루」였다. 빌보드가 고른 빅뱅 노래 순위에서 「하루하루」는 체험에 가까운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2위에 올랐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라는 데 이견이 없다는 평도 나왔고, 열다섯 해 뒤인 2023년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한국 대중음악 100곡을 고르면서 「하루하루」를 7위에 올렸다. 열아홉 해 뒤 코첼라 무대에서는 밴드의 R&B 반주로 다시 불렸다.
같은 해 빅뱅은 일본에서 첫 미니 앨범을 냈다. 2008년은 빅뱅이 일본 시장에 처음 들어간 해였고, 이듬해에는 일본 메이저 음반사에서 정식으로 데뷔했다.
11월 5일 수요일에는 두 번째 정규 앨범 「Remember」가 나왔다. 앨범에서 가장 오래 불린 곡은 빅뱅이 쓴 노래가 아니었다. 1988년 가수 이문세가 부른 「붉은 노을」, 작사·작곡가 이영훈의 노래를 다시 불렀다. 원곡이 나온 해는 지드래곤이 태어난 해다. 빅뱅은 원곡의 후렴을 그대로 살렸다. 「난 너를 사랑해 / 이 세상은 너뿐이야」. 후렴 사이사이에는 지드래곤이 새로 쓴 랩 가사를 넣었다. 이문세의 원곡은 서정적인 발라드였고, 빅뱅은 같은 후렴을 빠른 전자 댄스 박자에 실었다.
자기 곡을 쓰는 그룹이 남의 곡을, 그것도 부모 세대의 노래를 골랐다. 열여덟 해 뒤 2026년 8월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에서 「붉은 노을」이 나오자 객석 전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2008년 MAMA에서 빅뱅은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빅뱅은 이 상을 두 번 받았다. 데뷔 두 해 만에 해마다 가장 많이 불린 노래를 낸 그룹이 되어 있었다. 두 해 동안 낸 대표곡 넷 가운데 셋은 리더가 가사를 쓴 노래였고, 나머지 하나는 리더가 태어난 해에 나온 노래였다.
출처 이투데이 · 2015년 8월 19일 · 오예린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되기까지 빅뱅이 걸어온 9년의 시간들」 — 「거짓말」이 솔로곡에서 그룹곡이 된 경위 위키백과(영문) · 「Lies (BigBang song)」 「Last Farewell (BigBang song)」 「Haru Haru」 「Remember (BigBang album)」 — 크레딧·차트·수상·뮤직비디오 롤링스톤 · 2023년 · 한국 대중음악 100곡 — 「하루하루」 7위 위키백과(한국어) · 「지드래곤」 — 경희대 입학, A-어워즈 스타일 부문 뉴스엔 · 2026년 8월 24일 · 빅뱅 고양 「XX : COSMOS」 공연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