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서안의 문

재의 강을 건너 · 한도윤

백류문은 서안에서 반나절 거리에 있었다.

가는 길에 누이는 따라오지 않았다.

“나는 강 근처를 못 떠나.”

“어찌하여?”

“건너지 않았으니까.”

***

나는 혼자 갔다.

***

문파 터는 그대로였다. 담이 무너진 곳도 그대로고, 마당의 우물도 그대로였다.

다만 문패가 달라져 있었다.

청하문

***

나는 그 앞에 섰다.

문지기가 나왔다. 스물쯤 되어 보이는 젊은이였다.

“무슨 일이시오?”

“여기가 백류문 자리요.”

“백류문은 없어졌소.”

“압니다.”

“그럼 무슨 일이시오?”

***

나는 삿갓을 벗었다.

“백류문 이서요.”

***

젊은이는 그 이름을 알아듣지 못했다.

당연했다. 칠 년 전이면 이 사람은 열셋이었다.

“기다리시오.”

***

안에서 나온 사람은 마흔쯤 되어 보였다.

나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이서.”

“형님.”

***

백류문에서 나보다 세 해 위였던 사람이다. 이름은 하청. 그날 밤에 죽은 열아홉 중에 들어 있던 이름이다.

“죽었다고 들었소.”

내가 말했다.

“나도 자네가 죽었다고 들었네.”

***

우리는 마당에 앉았다.

우물은 말라 있었다.

“청하문이 무엇이오?”

“내가 세웠네.”

“백류문 터에.”

“그렇지.”

***

“어찌하여 이름을 바꾸었소?”

하청은 우물 쪽을 봤다.

“백류문 이름으로는 아무도 안 오니까.”

“왜 안 오오?”

“그날 밤 일이 알려졌으니까.”

***

나는 그날 밤 일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칠 년 동안 나는 그것을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알면 돌아와야 할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었소?”

하청이 나를 봤다.

“자네가 모르나.”

“모르오.”

“자네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나는 자정에 나갔소.”

***

하청은 한참 말이 없었다.

“그럼 자네는 앞의 절반만 아는군.”

***

그가 이야기한 것은 이랬다.

그날 밤 백류문에 사람이 왔다. 검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검을 돌려주러 왔다.

무영곡에서 만든 검 한 자루였다.

“그 검으로 우리 문주가 사람을 벴다는 거지.”

“누구를?”

“그 사람 아우를.”

***

“그래서.”

“그래서 그 사람이 문주에게 물었네. 이 검을 어디서 샀느냐고.”

“문주가 뭐라 했소?”

“대답하지 않았지.”

하청은 손으로 마당을 짚었다.

“그날 밤에 열아홉이 죽었는데, 그중 열여덟은 그 사람 손에 죽었네.”

***

“나머지 하나는.”

“문주요.”

“누가 벴소?”

하청이 나를 봤다.

“자네 누이가.”

이 회차는 어땠나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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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차2026.05.06· 3

    설정이 과하지 않게 깔려서 편하게 따라갔습니다.

    • 한화만더2026.05.07

      완전 공감합니다. 특히 마지막 대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