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칠 년 동안 늙지 않은 얼굴

재의 강을 건너 · 한도윤

누이는 나루 끝에 서 있었다.

칠 년 전과 같은 옷이었다. 옷은 낡지 않았고 얼굴은 늙지 않았다.

“오라버니.”

나는 배에서 내리지 못했다.

“내리셔야지.”

사공이 뒤에서 말했다.

“이름을 대고 건넜으면 내려야 하오.”

***

나는 내렸다.

내리니 발밑이 흔들렸다. 배 위에 오래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서야.”

누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칠 년 만이었다.

***

“누이.”

“응.”

“살아 있었느냐?”

누이는 웃었다. 칠 년 전에 웃던 그대로였다.

“아니.”

***

우리는 나루터 주막에 앉았다.

누이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다. 나는 국밥을 시켰는데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나는 그날 밤에 죽었어.”

“그럴 리가.”

“오라버니가 본 시신 열아홉 구 중에 하나가 나야.”

***

나는 숟가락을 놓았다.

“내 이름이 붙은 시신이 있었다.”

“응.”

“그게 누구냐?”

“나야.”

***

누이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그런데 어찌?”

“이 강 때문에.”

누이가 강 쪽을 봤다. 재의 강. 물빛이 검다.

“이 강을 건널 때 이름을 대잖아. 그 이름이 강 건너에 전해지고.”

“그렇지.”

“그날 밤에 내가 오라버니 이름을 댔어.”

***

나는 손을 놓았다.

“어찌하여?”

“그래야 오라버니가 사는 줄 알 테니까.”

***

누이는 그날 밤 이야기를 했다.

백류문이 무너지던 밤, 누이는 나보다 먼저 나루에 닿았다. 사공은 이름을 물었고, 누이는 대답했다.

백류문 이서.

내 이름이었다.

***

“그러면 사공이 강 건너에 뭐라고 전했겠느냐?”

“백류문 이서가 건넜다고.”

“그래서.”

“그래서 서안 사람들은 오라버니가 살아서 건넌 줄 알았지.”

***

“그럼 너는.”

“나는 건너지 않았어.”

누이는 다시 강을 봤다.

“이름을 대고 나서 돌아섰거든.”

***

나는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돌아섰다면.”

“응.”

“문파로 돌아갔다는 뜻이냐?”

“응.”

***

“왜?”

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소매를 걷었다. 팔 안쪽에 자국이 있었다. 오래된 것이었다.

“이건 그날 밤에 생겼어.”

“누가?”

“오라버니가 두고 온 사람이.”

***

나는 일어섰다.

“내가 두고 온 사람이 누구냐?”

누이는 나를 올려다봤다.

칠 년 동안 늙지 않은 얼굴이었다.

“오라버니는 그날 밤에 세 사람을 두고 왔어.”

***

“셋?”

“나하고, 그 사람하고.”

누이는 손가락을 하나 더 폈다.

“그리고 오라버니 자신.”

이 회차는 어땠나요?

댓글 1

로그인하면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조용한책상2026.05.05· 2

    문장이 짧은데 밀도가 있어요. 계속 읽게 됩니다.